감정이 몰려오면 상황과 섞여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잠깐 멈춰서서 돌아보고 차근히 써 내려가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평소 갖고 있던 궁금증을 해소해준 책이었다. ‘센치한 날’로 뭉뚱그려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의 상태가 보다 어떤 감정들에 더 가까운지, 그 원인이 어디서부터 온 건지 살필 수 있는 감정의 지도책.
자기계발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비타민과 같아서 읽고 나면 어딘가 배울점이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삶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에 대하여 공감과 위안을 얻는다. 행동변화에 따르는 의무감보다스스로를 돌아보고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죽음과 가까워지는 선택의 나날들에서‘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일.
심리묘사가 이리 탁월할 수 있을까. 사랑의 여러 국면을 단 세 명의 등장인물로...마음을 주고 받는 것을억지로 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순전함이 집착이 되게 만드는 상황,이를 방관하며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이 야속할 때가 있다. ‘그 때 그녀를 잘 몰랐다는 것을 난 몰랐다’ 말하는Kings of convenience의 한 노랫말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