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결코 콩글리시를 폄하하기 위해 쓴 책은 아니다. 영어 또한 다른 나라들의 언어를 받아들여 조성된 단어들이 많다. 우리 또한 영어를 받아들일 때 우리가 기억하기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변형시켜 사용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air conditioner를 ‘에어컨’으로 discount를 DC로, remote control를 ‘리모컨’으로 사용함으로써 길고 어렵게 느껴지는 영단어를 간단하게 줄여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Y자 모양으로 생긴 셔츠는 ‘와이셔츠’로 목 모양이 동그란 형태인 셔츠는 ‘라운드 티’로 복수 형태로 발음하기 어려운 jeans같은 단어는 그냥 ‘진’으로 발음하는 것도 그 단어를 빠르게 익히고 사용하는 우리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파이팅’ 또한 그렇다.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에게 ‘파이팅’이란 단어만큼 기운을 북돋아 주고 용기를 주는 단어가 또 있을까? 그리고 ‘핸드폰’ 같은 단어는 cell phone이나 mobile phone보다 휴대폰을 더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는 세계화 시대이고 지금은 영어의 speaking 부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이다. 학교에서도 영어로 수업을 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고 모든 영어 시험, 즉 TOEIC, TOEFL, OPIC 등에서도 speaking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의 취직 시험에서도 영어 면접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영어회화의 열풍, 즉 ‘영어회화만이 살길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예를 들면 TOEIC speaking 시험에는 사진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이 구사하는 영어가 콩글리시라는 것을 모른 채 이 사진을 묘사한 사람의 예를 보자.
남자는 (원피스) 와 비슷하게 생긴 나시와 청바지와 워커를 신고 있고 배낭을 메고 있습니다. 여자는 원피스를 입고 있고 한 손에 하드를 들고 있습니다. 그녀는 금발머리이고 매우 글래머입니다. 그들은 손을 잡고 있고 연인처럼 다정해 보입니다. 그들은 빨간색 오픈카 앞에 서있고 다른 한쪽에서 어떤 사람이 그들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The man is wearing a nashi, jean and walker. And he is also wearing a sack. The woman is wearing a one piece and holding a hard. She has golden hair and she is very glamorous. They are holding hands and they look like lovers. They are standing in front of a red color open car and they are taking a picture.
그가 사용한 단어나 표현은 대부분 우리가 흔히 쓰는 콩글리시이다. 이제 콩글리시를 인식하고 그것을 수정해서 학습한 사람의 사진 묘사문을 보자.
The man is wearing a tank top, jeans and hiking boots. And he is also wearing a backpack. The woman is wearing a dress and holding a popsicle. She has blond hair and she is very voluptuous. They are holding hands and they look like a couple in love. They are standing in front of a red convertible and they are having their picture taken.
이 사람은 분명히 콩글리시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학습한 사람으로 정확한 영어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무엇이 콩글리시인지 인식해야 하며 그것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학습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고 있다. 필자 또한 10년 이상 대형 영어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영어를 가르치는 그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내가 주력했던 것은 학생들의 콩글리시를 수정해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콩글리시를 사용하는 경우는 두 가지 경우이다. 첫째는 이 표현이 콩글리시라는 것을 알지만 영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라 그냥 사용하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그 표현이 콩글리시인지 전혀 모른 채 마치 그것이 정확한 영어 표현이라고 착각하고 사용하는 경우이다. 콩글리시는 한국인들끼리 사용할 때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콩글리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진짜 영어인줄 착각하고 원어민과 대화할 때 또는 영어 speaking시험이나 ‘영어 면접시험’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착각하게 되는 것은 한국의 영어 교과서나 참고서 또는 사전의 영향도 크다. 이러한 책들에서 너무나 고어적인 표현, 원어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표현 또는 잘못된 정보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책으로 공부한 학습자들은 그것이 정확한 영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게 되어 실수를 남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영어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강사들도 함께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영어 수업이 끝나고 강사실로 오면 대부분의 원어민 강사들은 수업 시간 중에 학생들이 사용했던 콩글리시 표현을 듣고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 동료 강사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런 표현을 듣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또는 얼마나 웃겼는지 등을 얘기한다. 또한 학생들이 범하는 실수들이 실제 영어교과서나 사전에서 학습한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더욱 놀라기도 한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원어민과 대화를 할 때, 더 이상 콩글리시로 인해 대화에 장애가 생기거나 창피함을 당하는 일을 피하도록 돕고 싶어서이다. 《영어식 사고를 길러주는 영어표현사전》에 수록된 콩글리시의 예제들은 내가 강의해왔던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수집한 예제들이다. 이 책은 한국인들이 주로 실수하는 콩글리시를 24개의 주제별로 정리했으며 총 442가지의 예제를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장시간에 걸쳐 수집한 예제들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실수하는 콩글리시를 총망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어떤 콩글리시에 관한 책보다도 친절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또한 실수가 없도록 하기 위해 여러 동료 원어민 강사들에게 감수를 받았기에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고 싶은 학습자들에게 더욱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참고로, 아이러니하게도 콩글리시라는 말 자체가 외국인에겐 통하지 않는 말이고 잘못된 영어는 broken English라고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Culture tip을 통해 영미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언어는 문화를 통해서 학습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학습할 때 그 나라의 문화를 아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 책으로 학습을 마친 후에는 여러분의 콩글리시는 대부분 수정되어 있을 것이며 원어민과 대화할 때 콩글리시로 인해 벌어지는 오해와 창피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을 쓴 나의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추천 글을 써 주신 Vince Everhart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또한 이 책을 쓰는 동안 계속적으로 영감을 주신 하나님께,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곁에서 늘 힘이 되어준 남편과 내 딸 서연이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그리고 베이직북스 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2010년 8월
필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