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 가양동에 있는 허름하고 작은 중국집입니다 안주류(요리)도 무척 저렴하지만 짜장면과 짬뽕은 10
년 전 가격과 비슷합니다 서울에서는 작은 중국집이라도 이런 가격대를 받는 집은 아주 드물지요

짬뽕은 국물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라 주문 즉시 조리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묵은 것이
아닌 신선한 육수를 먹을 수 있다면 다른 중국집보다 두 배 이상 기다려도 상관이 없습니다

워낙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해물이 많지는 않지만 국물을 한 모금 마셔보면 시원한 맛이 입안을 자극
하면서 해물들이 국물에 잘 녹아 들어 깊은 맛을 냅니다 고추기름을 거의 넣지 않았는데도 어느 정도 얼
큰한 맛이 나며 꼭 70~80년대에 중국집에서 먹었던 옛날식 짬뽕을 그대로 재현한 듯합니다

면발은 다소 굵은 편이지만 밀가루 냄새 없이 깔끔하고 쫄깃합니다

팔보채는 20000원이라는 가격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해물들이 다양하고 푸짐합니다

주로 해삼,오징어,새우,소라 등이 넣어져 있습니다

다소 투박한 게 華商처럼 세련되지 않았고 팔보채 특유의 향신료 맛도 없습니다 그리고 오징어는 오래 냉
동을 했는지 다른 해물보다 뻑뻑합니다 조금은 기량이 모자른 듯하지만 나름대로 사장님의 정성이 엿보입
니다 더구나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해물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만족합니다 팔보채를 30
000원 이상을 받는 중국집 중에 내용물이 부실하고 솜씨가 전혀 없는 집들도 많으니까요

서비스로 짬뽕 국물을 주셨는데 국물 뿐만아니라 건더기의 양도 많습니다 다만, 이 날은 간을 맞추는데
실패를 했는지 짠맛이 강하더군요 사장님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게 아쉽습니다

아주 특별한 솜씨를 지닌 집은 아니지만 워낙 가격이 저렴해서 요리 몇 가지를 주문해 놓고 소주 한 잔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