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재빨리 지나간다.
두 눈을 부릅뜨고 똑바로 지켜보지 않으면 어느새 가을은 슬며시 없어지고 만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 동네가 안개속에 젖어 있다.
얼마나 그리워 했던 이 희뿌연 날씨인가~
안개속을 헤매며 마치 머리를 풀어헤친 오필리아처럼 돌아댕기고 싶은 맘이 간절했지만......
꾹 참구서리 앞만 똑바로 보며 보니따 길을 지나가려는데.....
이누무 본병은 또다시 발작을 해서리 결국은 단풍나무 가로수 아래에 자동차를 세우고
취미생활에 젖었었지...^^*
다른곳으로 나갈 필요도 없이
우리동네에 찾아온 늦가을의 풍경은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아직은 푸릇한 잎파리와 어울려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는 단풍잎들...
바람이 불적마다 억지로 떠밀리듯 떨어져 내리는 낙엽.....
나뭇잎새 저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돌과 이끼와 조롱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젊은 시절에 이 구르몽의 시한줄 안외워 본 사람이 또 있을까?
이슬에 젖은 낙엽을 밟으며 떠오르는 또하나의 상념.....
어느날 최불암과 김혜자가 낙엽 쌓인 가을길을 걷고 있었다.
갑자기 방구가 마려운 김혜자가 낙엽을 "파팍~~" 밟으며 "뿅~!" 하고 말았다.
그래도 내심 불안해서 물었다.
"불암씨~ 제가 낙엽 밟는 소리 들으셨어요?"
"아뇨~ 방구소리때문에 못들었는데요~~~"
이구... 난 왜 이렇게 체신머리 없는 생각만 떠오르나 몰러???
어쨋거나 보니따 애비뉴의 가을은 깊어만 간다.
낙엽은 떨어저 자꾸만 쌓여 간다.

안개 너머로 보이는 집들은 꿈속처럼 아른거리게 보인다.

축축하게 젖은 아침이 더없이 싱그럽게 보인다.

파란 잔디위에 낙엽은 쌓이고 또 떨어저 내린다.

안개내린 물방울들이 조롱조롱 맺혀 있네~~

작은 괭이밥 이파리들이 낙엽을 밟고 올라서 있네~~~

아침저녁 지나는 정다운 보니따 애비뉴......

며칠사이에 부쩍 단풍색이 물들었다.

안개속에 교회당도 어렴풋이 보이고.....
참고 : 애비뉴(avenue) 는 가로수가 있는 길 이란 뜻으로 쓰이며
따라서 보니따 애비뉴는 양옆 길가에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친절한 여우기자.............
오늘은 드디어 블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더 일찍 보내려다가 생각을 바꾸어서......
만약 카드가 너무 일찍 들어가면 내게 꼭 연말전에 답장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까바서.....
그냥 난 주고만 싶은데...... 이게 뭔 소심증인감???
아무튼 작년에 받아 놓았던 친구들의 주소를 포함해서 올해 응모를 받은 주소까지 모두 33명에게 똑같은 카드를 썼다.
쓰다봉께 33명이네~
무신 독립운동 선언문에 서명한 숫자랑 같을까???
벨걸 다 신기해 하는 철딱서니 없는 여우기자...ㅎㅎㅎㅎㅎ
카드의 앞면은 지난번에 마돈나 호텔에서 찍어온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별로 신기할것도 없지만서두.. 나름대로는 성의이니.....^^*
(이 카드를 못받으신분께서는
첫째 : 응모기간에 게으름을 피우셨거나..
둘째 : 거만떠느라구 응모를 안하셨거나..
셋째 : 아니면 그 후에 새롭게 독자로 등록하신 분이리라 생각을 합니다.
이미 늦었으니 다음해를 지둘르세요~~~~)

열심히 내용을 쓰고.. 주소도 쓰고.........

이제 내일 아침에 우체국으로 가야지.....^^*
카드를 받으실 분들이나 못받으실 분들이나.. 혹은 안받으실 모든 분들에게
가장 멋지고 훌륭한 연말 지내시고 ..
또.. 가장 행복한 설계를 이루시는 새해가 되시길 미리 기원드립니다~~~
오늘은 패티페이지의 음색으로 고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