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틸롭스 캐년에서 신과 세월이 만들어낸 걸작품에 압도당한 나는


그저 무덤덤하게 표정이 없는 세 남자들을 정말로 기이하게 여기며


입가에 맴도는 호들갑스러운 수선을 참느라구 애를 쓰며 걸어야만 했다.


 


아리조나의 사막... 우리들의 맘속에는 알게 모르게 아리조나의 사막에 대한 무한한 공상과 그리운 향수에 젖어있다.


그건 아마 어렸을적부터 들어왔던 아리조나 카우보이라는 노래 때문일까?


 


아리조나와 유타주를 넘나드는 붉은 사막은 그 옛날 이곳을 무대로 삼아 살며


척박하고 메마른 이땅을 신이 주신 땅으로 여기며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신에 대한 무한한 감사로 살았던 여러 인디안 부족들의 신성한 땅이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붉은 기운이 온통 가득 차 있는 ...  그저 끝없는 푸른하늘과,


내리쬐는 이글거리는 태양빛만이 땅에 반사되어 눈부신 끝없는 광야를


수백마일을 달리며 사냥을 해야만 가족을 살릴수 있었던 그들의 끈질긴 역사가 수많은 유적속에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이런 자연환경속에서 살아남을수 있었던것은 아마 그들의 신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때문이 아니었을까?


 


차창밖으로 펼처지는 장엄한 붉은 사막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상념속에서 젖어있는 내게 눈앞으로 다가드는 한 이정표.....


바로 Horseshoe Bend Overlook 이다.


서부를 담은 많은 사진들중에 경이로운 사진들이 한둘일까마는 유난히 나의 시선을 끄는 이곳을 오늘 드디어 보게 된 것이다.


 


 


 


 


 



알맞게 진열해 놓은것 같은 구름이 붉은 사막의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오후....


심하게 부는 모래바람만 없다면 더 즐길수가 있는데 오늘은 이곳에 심한 바람이 분다.


황토흙과 모래알이 사정없이 온갖 구멍으로 들어와서 주머니속과 배낭속에도 나중에 보니 모래가 잔뜩 들어 있었다.


나는 화장지로 귓구멍을 막았다. 내 생전에 첨 당하는 잔인스런 바람이다.


 


거칠것없이 불어대는 사막의 바람은 시속 50마일의 강풍이 되어


고속도로를 지나가던 컨테이너 트럭도 쓰러트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오늘 나는.. 아니 우리들은 그 바람앞에 서 있다.


 


 


 



 이 사진은 엽서에 있는 사진이다.


 이 엽서속의 강이 정말 보고 싶었다.


 이곳의 석양을 보기위해 우리 일행은 차를 달렸다.


 


 이 Horseshoe Bend Overlook 은 콜로라도 강물의 지류인 파웰호수에 있다.


 콜로라도 강을 막아 글렌댐을 만들어 수위가 많아진 멋진 호수인 파엘호수는


 그 태고적인 신비와 수려하고 섬세한 굴곡있는 협곡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는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느끼게 하는곳이다.


 유람선을 타고 아슬아슬한 협곡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그 비경을 조금쯤은 구경할수가 있다.


 


 그 파웰호수의 한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양을 빚어내며 흐르는 콜로라도 강물...


 이 거대한 둥근 땅속엔 그 무엇이 들어 있길래 태고적부터 흐르던 강물조차 굽이쳐 돌아야만 했을까?


 


 


 


  



 한참을 달리니 드디어 몇대의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쪽 능선으로난 작은 길...  그곳을 넘어가야만 한다.


 


 


 



             붉은 모래위에 작은 안내판 하나가 서 있다. 그저 황량한 사막 한복판에......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끝없이 펼처진 사막...  왼쪽으로 콜로라도 강의 협곡이 보인다.


 


 


 



 내 혈관속에 흐르는 집시적인.. 혹은 인디안적이 피가 다시 뛰기시작을 한다.


 무한한 감동으로.....


 한 가족이 앞서서 걸어가고 있어서 배낭을 진채로 달려 내려간다. 그들과 가깝게 걷고 싶어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머리카락이 날리는 모습이 재미있다.


 숱한 발자욱들이 나 있는 이길에 찾을수는 없겠지만 나의 발자욱도 남겨질 것이다.


 


 


 



 머리카락 날리는 모양을 열심히 찍어가며 나는 걷는다.


 


 


 



 귓구멍을 화장지로 틀어막은 내모습도 사진거리가 될터인데.....  나는 계속해서 그들의 머리카락을 찍고.....


 


 


 



 저멀리 바위위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  그 아래가 콜로라도 강물이 흐르는 협곡이다.


 


 


 



 드디어 우리 일행들도 이곳에 도착을 했다. 이 많은 장비들을 짊어 진채......


 그러나 너무 심한 강풍에 눈뜨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삼각대를 세우는일도 위험천만이 되어버렸다.


 


 


 



 "오~~  하나님 제가 드디어 이곳에 섰습니까?"


내 카메라로 이곳을 다 담는다는게 안된다.


둥그런 강물을 제대로 담을래면 바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담아내야 하는데 화각이 작고....


또한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면 바위에 가려져서 물이 안보이고.....


그래도 이정도면 보도사진은 될테니까... 안도를 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바람부는 바위에 섰다.


 


 


 



 화각을 세로로 세워서 바로 아래를 담아도 보고........


 


 


 



 확대를 해보니 저 아래에 작은 집도 하나 있고... 길도 여러갈래가 나 있다.


 내평생에 언제쯤 저 아래 골짜기에서 캠핑을 해볼날도 있을까~~


 


 


 



 강물이 만들어낸 협곡은 이 말발굽처럼 생긴 지형을 굽이 돌아 신비스런 모양을 만들어 냈다.


 수억년의 세월도 바위를 뚫을수 없었던 그 무엇이 이 속에 들어 있을지 또 한번 궁금해 하며......


 


 


 



 사암(沙巖)으로 이루어진 이곳의 바위들은


 지금도 쉴새없이 깎여져 내리고 침식을 하며 콜로라도 강의 협곡을 변화시킨다.


 이곳의 땅속깊이 흐르는 또하나의 강물.. 즉 수맥이 있어서 자꾸만 잡아 내리는 역할을 하기때문에


 부서지기 쉬운 부분은 계속해서 땅속으로 침식을 해 들어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이다.


 


 


 



 나름대로 멋진 사진을 담고 싶은 생각에 무서움을 참으며 비위틈으로 들여다 본다.


 이럴때 내가 결코 가볍지 않은 엉덩이와 실팍시런 다리를 갖었음에 감사한다.


 내가 만약 이쁘고 날씬한 몸을 가졌더라면 이곳에서 필경 날아갔을것이다.


 


 


 



 강물위로 지나가는 보트가 마치 하얀색 점으로 보이는 깊은 협곡이다.


 


 


 



 이번 여행을 취재하며 사진가의 길은 얼마나 험난하고 고난의 길인지를 체험해본다.


 서쪽으로 향한 이 험한 바위위에서 석양을 기다리는 사람들....


 


 


 



 바람에 날릴까바 모두들 엎드려서 협곡을 내려다 본다.


 


 


 



 저 용감한 여자를 보라~  저곳에서 저렇게 서 있을수 있다니 .....


 내가 다 오금이 저린다.ㅎㅎㅎ


 


 


 


 



마침 석양이 곱게 비춰주어 내 기분을 맞춰준다.


나도 용기를 내어 바짝 다가서서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은 최대한 크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프레임을 없앴습니다.)


 


 


  



 보다 선명한 사진을 얻으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그 모습을 담으려는 나의 노력도 계속되고....


 


 


 



 에그머니나~  내가 오줌을 지리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이다.


 


 


 



 참으로 열심인 Y선생....  멋지다~


 


 


 



 삼각대를 세울수 없어 고민에 빠진 H선생.... 그래도 모델로는 흠잡을데 없네..  저 포즈는.....하하하~~~


 


 


 



 석양은 절벽을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여 가고......


 


 


 



 앗차~ 한발만 헛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로 직행이다~~


 


 


 



 무엇이 즐거운지 희희낙락인 세명의 싸나이들..... 뭔가 하나 건진것 같다.


 


 


 



 아니????  이것이 무신 해괴한 시추에이션???


 사랑은 위험도 안보이나?  이 아이들이 그 천길 낭떠러지에 걸터앉아 있다.


 바람부는 절벽위에 신발도 벗은채...... 


 


 


 



 바위에 점점 석양빛이 박히고...........


 


 


 



 그 절벽위에서 피우는 담배한대의 맛은 어떨까???


 그것이 알구싶다~~


 


 


 



 나도 한번 걸터앉아 보았다.


 넘어가는 해를 손으로 가리며...........


 


 


 



 마침내 사막을 불태우던 태양은 마지막 붉은빛을 바위위에 토하며 스러져 간다.


 


 


 



 마지막 빛을 받은 절벽은 아직도 붉게 물든채 말없는 침묵에 잠긴다.


 


 


 



 점점 분홍색으로 물들어 가는 구름..........  안식의 시간이 되었다.


 낯선땅에 서 있으면 이시간이 참 아련히 슬퍼진다.


 아까 아침에 이미 예약을 해놓은 호텔이 있건만 저녁을 보낼 생각에 불현듯 외로움이 몰려 온다.


 나의 건강한 세남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장비를 어깨에 짊어진채 풀어보지도 못한채 다시 돌아가는 H의 어깨가 가여워만 보인다.


 그러나 그는..  아니 그들은 계속할것이다.


 젊음이 있는한.. 그들의 열정이 있는한 이들의 외로운 고행은 계속될것이다.


 


자연에 도전하는 사람들...  그들의 열정이 있기에 우리는 이 세상을 볼숙 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내어 세상에 세상을 알리는 그들의 노력은 내일도 쉬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지평선 너머에 또하나의 절정의 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내게 아름다운 세상을 볼수있는 두 눈과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감동스런 가슴을 갖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감동스런 풍경앞에 서면 내 마음은 갑자기 간사스러워지고 하늘을 향한 기도가 술술 새어 나온다.


 


내일은 다시 Wave Canyon의 등산퍼밋을 받기위해 추첨을 받으러 가는날이다.


아침 일찍 도착을 해서 하늘을 감동시켜야 하지 않을까?


 


위대한 대한민국 사람들은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이곳 아리조나의 Page에 있는 중국음식점에 가서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들었다.


마음속으로 간절한 염원을 하며......


부디 내일아침의 로또에 당첨이 되어 꿈에도 그리던 the Wave 의 품에 안길수가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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