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일 목요일 아침..
새벽5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하는 바쁘고 설레는 일정 때문에
밤잠을 꼬박 설치고 나갔다.
그러나 아침 7시에 출발을 해야하는 캘거리행의 에어캐나다는 무려 1시간 45분이나 연발을 했다.
하루 일정을 쪼개어 써야만 하는 여행객들에겐 두시간 가까이라는 천문학적인 시간이 아깝기만 했다.
더구나 캘거리까지는 3시간거리의 에드몬톤에 사는 헬렌이
캘거리의 식당에서 날 기다릴 생각에 몸둘바를 모르게 초조하기만 했고...
단 30분의 만남을 위해 3시간을 달려와 식당에서 날 기다릴 헬렌을 두시간 넘게 기다리게 해야할 운명이다.

이래저래 비행기는 떴고.. 캘거리 공항에서는 웨스턴스타일의 뮤지션들이 기타를 치며 컨츄리 송을 노래하고 있었다.
우리를 환영하는게 아니고 7월 1일이 바로 캐나다데이(Canada Day) 이기 때문에 이번주는 축제 기간이란다.
캐나다는 영국의 통치에서 벗어나 연방정부가 된후에도 오랫동안 영국법을 사용해 오다가
1882년 7월 1일에서야 비로소 캐나다법을 제정 선포하기에 이르렀고
이 날을 기념하여 캐나다데이를 정했다.
국민 하나하나가 선량하고 정직하다면 어떤법을 사용한들 어떠랴~
법이 필요없는 사회가 있을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캘거리에 대한 인상은 깨끗한 신흥도시의 이미지....
눈이 많이 내리는 나라답게 풍부하게 흐르는 시냇물(강물?)이 시내 가운데를 흐른다.
이 도시는 동계올림픽을 치룬후 더욱 유명해지고 발전을 했다.

식당엘 도착해보니 눈알이 빠지도록 우리버스를 기다리다가
배가고파진 헬렌이 먼저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내가 헬렌의 눈알이 다 빠졌을까바 걱정을 했었는데
빠지기는커녕 초롱초롱한 그녀의 작은 눈망울은이쁘게 눈웃음을 치며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종이봉투안에는 내게 줄 선물을 담고서... ^^*
그녀가 만든 딸기잼과 블루베리잼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난 그 잼을 먹을수가 없었다.
마지막날에 내 캐리어백에 넣어 가지고 오는 도중에
미국세관검색에 걸려 압수당하고 말았다.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가겠다는 나의 제안을 딱잘라 무시하는 야박시러운 세관원.....
내 앞의 승객은 사용하던 치약조차 압수를 당했다.
911테러 이후의 미국세관은 정말로 치밀하게 조사를 한다.
덕분에 내가 아끼던 소장품인 금촉이 달린 황새모양의 5cm짜리 휴대용 가위도 압수를 당했다.
그 작은 가위도 무기라면서........

마치 10년지기를 만난양 수다로 시작한 우리들의 대화는 무르익어가고..
하필이면 우리들을 주제로 한 포스터처럼 쓰여진 문구앞에서 사진 한장을 박었다.

팔다리가 굵어서 체중 그 자체인 나의 몸뗑이에 비해
팔다리가 날씬한 헬렌은 미니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찍고.. 또 찍고.......^^

요렇게 귀여운 자동차가 헬렌의 차다.

겨우 30분의 만남이 아쉬워진 우리는 합의끝에 밴프까지 동승을 하기로 하고 그녀의 차로......
그러나 나중 생각해보니 이건 아닌것 같았다.
캘거리에서 밴프까지는 무려 1시간 40분의 거리인데 정말 헬렌과 나는 합동으로 철딱서니가 없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을 가진 이나라는 지나가는 거리에도 크리스마스 트리와 같은 나무들이 서 있다.

앞에 가는 버스는 내가 같이 다녀야 할 버스이다.
나는 이번여행에 [삼호관광]이라는 여행사로 떠났는데 대체로 만족하다.
호텔도.. 먹는 음식들도 매우 만족할만큼.... 특히 가이드 윤인중씨가 캐나다쪽으로는 베테랑이다.

이제서야 유채꽃이 만발한 야산이 경이롭다.
구조물이 보이는 저곳이 올림픽 공원이다.

푸른 하늘 흰구름... 만국기가 펄럭이는 올림픽 공원에서.....

시상대의 1등자리에 서서 챔피언의 기분도 가져 보고.....

헬렌의 차를 타고 밴프를 향해 끝없는 길을 달린다.

이런곳은 소의 겨울먹이를 생산해 내는 초지이다.
캘리포니아는 사계절이 푸르니 마른풀을 만들어 둘 필요가 없으나 눈내리는 이곳은 겨울동안 소의 먹잇감이 필요하다.

아주 멀리로는 눈이 쌓인 바위산들이 보이기 시작을 하고...

마치 그린 게이블즈의 언덕.. 빨간머리앤의 박공창에서 다이애나의 초록지붕이 보일것만 같은 초원지대가 계속해서 펼처진다.

우리가 아주 잠깐 길을 헤매던 숲속길에서 사슴을 만났다. 아쉽게도 도망쳐 버리고 말았지만....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숲이 이제 진짜 캐나다를 실감케 한다.

밴프 전의 도시인 켄모어는 아직 개인들이 부동산을 소유 할수가 있다.
국립공원인 밴프안에서는 개인의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할수가 없기 때문에 대체로 이곳에 집을 갖는다고 한다.

희끗희끗 보이는 눈이 보이는 높은 바위산이 밴프가 가까웠음을 알린다.

드디어 밴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이곳의 지형상 지붕을 뾰족하게 해서 눈이 많이 쌓이는 것을 방지한다.

마치 크리스마스 엽서에 나오는 작은집과 같다.

캐나다 국기가 펄럭거리는 이곳에서헬렌은 130달러를 주고 일년짜리 입장티켓을 샀다.
어차피 두주후에는 온 가족들이 함께 이곳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계획이라면서......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바위산 사이사이에 만년설과 빙하가 보인다.

드디어 밴프에 입성을 했다.

너무 작아서 마치 이끼풀처럼 보이는 저 푸른나무들은 사실은 소나무들이다.
절벽바위위에서도 소나무들이 자라는 모습이 이채롭다.
가운데로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는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줄기이다.

밴프 시내를 지나간다.

작지만 너무 이쁜 도시인 밴프는 관광객들에 의존해 살아간다.
일년내내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일본인들이 많이 상주를 한다.
더구나 일본인중에서 시장까지 있었다하니 그들의 파워를 짐작하게 한다.
어느도시엘 가던 일본식의 정원과 거리는 늘 정갈하고 친절하다.

벌써 다섯시가 되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찾아 오건만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없다.
무엇이 잘못된걸까???
참다못한 나는 마지막날에 부처스 가든엘 갔던날 드뎌 항의를 했다.
50여개가 넘는 플래그 중에 왜 사우스코리아의 플래그는 없느냐며.... 혹시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아니었을까~~~

이제 봄이 되고 빙하가 흘러내리기 시작을 하는 이곳은 가는곳마다 강물이 넘처 흐른다.
보이는 곳은 바로 보우강의 보우폭포이다.
우리의 여정중에 지금부터 이 흐르는 강물에서 래프팅을 할 계획이 서 있다.

헬렌은 이곳에서 여러번 레프팅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시간도 더 걸리는 강 하류의 래프팅의 도착지에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기로 했다.

빙하가 흐르는 동안 땅속에섞인 광물질이 섞여서 흐르기 때문에 얕은 시냇물도 옥색으로 보인다.
물의 온도는 섭씨 4도쯤이라 한다. 손을 담그면 손이 시려워 금새 빼내게 된다.

사시사철 흐르는 이 수량이 풍부한 물... 이곳이 바로 보우강의 발원지이다.

씩씩한 헬렌은 하는짓도 어쩌면~ 이다.

그리고는 급류를 따라 래프팅을 하며 내려간 강의 하류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높은 바위산 아래 깊은 소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그림같은 강물....
어느덧 시간은 7시가 지났고..
우리는 식당으로 같이 가서 냉면을 같이 먹고는 헤어졌다.
어차피 내가 혼자 쓰는 더블베드가 있는 호텔방에서
같이 하룻밤을 지새우자는 나의 제의를 냉정히 뿌리치고 그녀는 가버렸다.
저녁 8시에 출발을 하여 4시간 40분의 밤길을 혼자서 달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에 집에 도착을 했다는 헬렌.....
서부의 여전사 답게 용감하고도 씩씩 하다.
손을 흔들고는 바삐 차를 향해 걸어가던 그녀의 뒷모습이 내내 아른거렸다.
블로그의 인연....
국경을 넘어서 아름다운 우정이 펼처 지는 사이버의 공간....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듯 한 서로의 우정이 한번도 만난일이 없는 두 사람을
마치 10년을 만난 사이처럼 만들어 주는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내어 오직 나를 향해 그 먼길을 달려와 준 헬렌의 그 사랑스런 행동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낍니다.
다음은 [흐르는 강물처럼] 편이 이어 집니다.
보우강에서 래프팅을 하며 주변 경치를 감상하던 장면들이며...
플라잉 낚시를 멋지게 던지던 한가로워 보이던 그 정경들이 지금도 뇌리에 선 하게 떠 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