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캘리포니아의 화재시즌이 돌아 왔다.
지난주 내내 화씨 10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결국은 큰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지난 겨울 우기에 병아리 눈물만큼 내렸던 비는 몇달이 지나도록 그 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온 산천은 메말라 버려서 누르띵띵한 색으로 변하고
손으로만 만져도 바삭하게 부서지는 여린 가지들.. 들판의 메마른 풀들....
게다가 습도는 겨우 5%내외의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가 올해도 결국은 화마를 불러
결코 반갑지 않은 연례행사를 치르는 중이다.
내가 참 좋아하는 [데스칸소 가든]이 가까운 [라 크라센타]와 [라 캐나다]라는 마을에 대 화재가 발생을 했다.
이 지역은 서부의 장엄한 캐년을 끼고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는 아름다운 마을로
저택들이 주로 많이 서 있는 대단히 멋진 마을이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를 하는 지역으로 대체로 돈많은 부자들이거나 주재원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화재는 오늘로 엿새째가 되는데
소방관 두명이 이미 죽었고.. 12.000채의 주민들이 대피를 하였으며
수백채의 고급 주택들이 흔적도 없이 불길에 연기로 사라졌다.
더구나 이곳 남가주의 거의 모든 TV 와 라디오방송국들이 수신을 하는 윌슨 위성탑이 그곳에 있어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30여명의 전담소방관들이 밤새워 그 근처에 맞불작전을 피우며 지킨다고 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정말로 훌륭한 소방관들.....
해마다 이맘때면 불어오는 뜨거운 열풍인 [산타아나] 바람이 동서로 불길을 흩어서
온 산과 마을을 계속 태우고 있는 중이다.
졸지에 집과 그속에 깃든 추억의 물품들을 몽땅 날리고 거리로 뛰처나온 주민들의 참담한 심정이야 오죽 할까?
아름답고 살기좋은 이 남가주에 해마다 당하는 화재로 인한 손실은
막대한 재산피해와 함께 실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수가 없다.
[라 크라센타]라는 동네는 우리집에서 약 30분거리에 위치 해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우리동네까지 하늘은 어둡게 가라 앉았고 매캐한 연기로 목구멍이 칼칼하다.
인간이 아무리 달나라에 위성을 쏘는 시대가 되더라도 화마를 대항하는데는 미숙하기 그지 없어서
그저 할수 있는 일이라는게 고작 헤리콥터로 태평양 바닷물을 길어다 붓고 소화개스를 뿌려대는게 전부이니
이걸 가리켜 조족지혈이라고나 할까.
이럴때 그저 딱 5분간만 소나기가 내려 준다면 이 엄청난 재난은 끝이 날텐데
하늘을 우러러 기대를 할수 있는 시즌은 아닌것 같다.
실예로 몇십년전에 일어났던 옐로우스톤 지역의 대 화재는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막을수가 없어서
포기상태로 석달열흘동안을 타다가 단 15분만의 소나기로 불을 멈출수가 있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그 결과 빽빽하던 소나무 숲은 모두 민둥산으로 변하였고
그나마 땅속에 묻혀 재난을 면했던 소나무의 씨앗들이 새롭게 자라나 지금은 중간정도의 크기로 다시 숲을 형성해 가는 중이다.
억겁의 지구나이로 볼때 한낮 몇십년이야 찰나의 시간에 불과 하겠지만
겨우 100년도 못사는 인간들의 인생에 해마다 타들어가는 산천을 보며 산다는게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이 사진은 화재가 시작되던 날인 지난 수요일(8월 27일) 정오때쯤에 찍은 사진이다.
백밀러로 보이는 연기를 보며 순간 발동한 기자정신으로 프리웨이 갓길에 차를 세우고 셔터를 눌렀다.
마침 그날 오후에 골프대회가 있어서 거기에 가던 참이었다.
미니스카트를 입은 아름다운 미녀(???/ㅋㅋㅋㅋ )가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려니
지나가던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시끄럽게 지나간다.
짜식들... 눈들은 있어가지구....... 하하하~~~

시뻘건 구름같은 연기가 솟아오르며 하늘을 시커멓게 덮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날은 이 불이 일주일까지 갈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더구나 이삿짐 정리에 정신이 없었고 TV와 신문과 래디오가 없는 집에 산다는게 가까운 동네의 불행조차 눈치를 채지 못했다.

저렇게 아름다운 서든캘리포니아의 하늘은 언제나 바라볼수가 있을까???
깊고 높은 계곡을 번지며 기세등등한 이번 산불은 쉽게 잡힐것 같지가 않다고 한다.
이 불행한 나날이 빨리 끝나길 간절히 염원을 해 본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 온 동네는 연기에 휩싸여 있고 숨쉴적마다 목이 칼칼하다.
대 재앙이 덥쳤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저 짙은 회색하늘이 언제 다시 파랗고 맑은 하늘로 되돌아 올것인가????
먼뎃 산은 아예 희미하게 영상만 보인다.
흡사 짙은 안개속의 도시와 같다.

출근길 도로옆에 경비행장이 있다.
다시금 기자정신이 발동을 한 나는 화재진압을 하느라 지친 헬기들의 치료하는 장면을 만나게 되고.....

텁텁하고 뿌연 산을 배경으로 붉은 헬기의 선명함이 인상적이다.
연료도 주입을 하고 바퀴도 점검을 하고.....

철조망때문에 더 가까이 갈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까이에 서 있기는 처음이다.

프로펠러 부근도 이렇게 복잡한줄 몰랐다.
그저 잠자리처럼 사뿐히 날기만 하는줄 알았었지....

뒷날개 부분도 역시 단순하진 않아보인다.
에고.. 이 와중에도 친절한 여우기자. 덕분에 난 오늘도 짤릴뻔 한 위기를 넘겼다.

이 헬기는 지금 시동을 켠채로 날개를 돌리며 시험중이다.
아마 대단히 병이 났는가 보다.
이렇게 비행장에서 시간가는줄도 모른채 한참을 놀다가 출근을 항께
눈알이 가재미 눈깔같이 돌아간 나의 보스가 열두발 나온 주디로 투덜거려 쌓는다.
이참에 때려쳐???

열심히 노동일에 몸바친 불쌍하고 힘빠진 여우기자의 퇴근길.... 하늘의 노을이 아름답다.
내일쯤은 비가 좀 내리려나? 푸른하늘에 깔린 조개구름이 주홍색으로 물들었네~~~

화재현장에서 퍼지는 검은 연기에도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고....

오른쪽 하늘이 바로 화재가 진행중인 하늘이다.

저 검은 장막이 빨리 거두어 지고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캘리포니아의 하늘을 밝히우길 바라면서.......
**** 아래의 사진들은 ABC 방송국에서 퍼온 사진들입니다. ****

이 사진은 NASA 에서 위성을 통해 찍은 사진이다.
옅은 갈색으로 말라버린 산천은 정말로 화재가 나기에 적당해 보인다.
크고작은 수많은 붉은 점들이 모두 불타는 현장이다.
엿새째인 오늘현재 여의도 크기의 120배 면적이 불에 탔다는데 앞으로는 또 얼마나????

메마른 나무가지들은 걷잡을수가 없이 거세게 잘도 타오른다.

방송국의 통신을 받을수 있는 위성장치가 되어 있는 윌슨 위성탑 주변을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들.....
만약에 이 위성탑에 화재가 나면 방송국에서 난리가 난다.

멋진 저택들이 가득했던 이 아름다운 마을에 이 무슨 참변인가?
불길에 휩싸인 저택곁에 슬프게 서 있는 팜트리만이 이 슬픈 역사를 지켜 보고 서 있다.
하루빨리 아니 한시바삐 이 불길이 잡히길 간절한 맘으로 기도해 본다.
"하나님~~ 제가 평소에 교회를 잘 빠지지만 그렇더래두 저의 이 기도는 들어 주실거쥬???"
에구... 이럴때를 위해서 하나님과 좀 친해 놨어야 하는건데... 궁시렁 궁시렁.. 중얼중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