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함과 졸리움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
그러나 어리광을 부릴만큼의 시간적 여유는 없다.
다시 차를 달려 이번에는 이 데스밸리에서 가장 경이로움을 맛볼수 있는 소금호수인 배드워터(Badwater)를 향해 차를 달린다.
이 데스밸리는 베이신(Basin) 이라 하는 그야말로 움푹 패여진 형상의 분지이다.
주변에는 높이가 2.000~3.000미터가 넘는 붉은 바위산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이 소금호수가 있는 해저 85.5미터의 낮은 곳에 서서 사방을 둘러 보면 과연 길이 있어 나갈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날 정도이다.
이 데스밸리의 총 면적은 약 3백 3십만 에이커의 넓이라고 하는데 아마 약 7.800Km2 가 될것이다.
제주도 넓이의 7.4배의 넓이라고 하니 짐작할수가 있으려나.
약 2억년전 까지는 이곳은 바닷속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단층끼리의 충돌로 인해 미국서부의 대체로의 땅들처럼 판들이 부딪치며
바닷속으로부터 융기가 되어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특이한것은 거대한 바닷물을 끌어 안고 융기가 된채 아직도 지하로는 소금물이 흐르는 강이 흐른다고 하니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해수면을 가진 이곳의 지형은 과연 흥미로운 땅임에 틀림이 없다.
이곳 데스밸리의 해수면보다 낮은 곳의 넓이만도 1.425km2 라고 한다.
이곳 데스밸리는1933년에 국립공원으로 제정이 되었으며
미국의 국립공원중 넓이로는 첫째로 가장 넓은 곳이다.
이곳 데스밸리는 연평균 강우량이 50mm가 채 안된다고 한다.
어느해인가는 강우량을 측정할수가 없을만큼 비가 내리지 않은 해도 있었다고 한다.
1월의 평균온도가 섭씨로 18도가 되고 여름은 보통 48도가 넘으며
기록으로 남은 가장 높았던 기온은 1913년에 섭씨 57도였다고 한다.
과연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적합하게 어울리는 곳이다.
이곳 데스밸리의 경이로운 장소중 다음편에 올려질 자브리스키(Zabriskie) 와 아티스트 팔레트(Artist Palette)
그리고 바로 이곳.. 배드워터(Badwater) 가 가장 흥미로운 곳이라 생각이 된다.

포장이 잘 된 도로를 한참 달리다보니 저 멀리에 벌써 새하얀 소금기가 보인다.

2억년전까지는 바다였음을 말해주듯 대체로 수성암으로 되어있는 이곳에도
언젠가 화산이 폭발했음을 증명해주는 현무암들이 곳곳에 쌓여 있어 그 신비함을 더해 주고 있다.

Devils Golf Course(악마의 골프코스) 표지판이 서 있다.
죽음의 계곡에 걸맞게 이곳의 포인트마다 드라마틱한 이름들이 많다.

저 넓고 흰빛으로 덮혀 있는곳이 바로 악마의 골프코스이다.

가까이 가서 보면 그곳은 전체가 이런 모양으로 덮혀 있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생략하기로 한다.
이렇게 거친 소금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으니 악마들의 골프장이라는 생각을 해 냈나본데 발상이 재미있다.

드디어 소금호수(BadWater) 에 도착을 했다.
입구에 작은 웅덩이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배드워터이다.
옛날 이곳을 지나던 서부 개척민들이 사막을 헤매다가 물을 발견하고 달려와 마시려다가
소금보다 더 짠물임을 알고 마실수 없는 물이라고 하여 배드워터라고 이름을 붙혔다 한다.
이곳에서부터 저 하얀 소금밭을 걸어 약 8마일을 가면 악마의 골프코스와 닿는다.

이곳에 해저 85.5미터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이렇게 해수면(지표)보다 낮은 해저의 넓이만도 1.400km2 가 넘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곳이 아닌가.
이 데스밸리를 관통하는 여러개의 길목에는 각각 지표(sea Level)의 푯말이 세워져 있다.

나도 내려서서 새하얀 빙판처럼 보이는 소금길을 걸어 본다.

밤새워 이곳을 달려 왔건만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이 하얀 소금밭이 파란 하늘과 어울려 햇빛에 반짝이는 눈부신 풍경을 오늘은 볼수가 없다.
오늘은 운명적으로 그리 길일이 아니다.

좌우에 갈색으로 펼쳐진 넓은곳이 모두 소금호수이다.
오랜세월 흙먼지가 앉아서 그렇지 밟으면 모두 똑같은 하얀색 소금길이 된다.
이 드넓은 소금층의 깊이가 무려 300미터나 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곳임이 틀림없다.
이 소금은 식용으로는 사용할수가 없고 공업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소금의 결정체들을 볼수가 있다.

소금보다 더 짠 이 배드워터는 소금층 아래로 소금물이 흐른다.
이 소금물의 원천은 이곳으로부터 약 15마일 위쪽에서 솟아나오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땅속에서부터 이미 소금물이 솟는다.
그 소금물이 흐르는 동안 강우량이 연평균 50mm가 채 안되는 이곳의 덥고 건조한 날씨에
계속 수분을 증발 시켜 소금보다 더 짠 물이 결국은 소금의 결정체로 변해가는 것이다.
재미나는 것은 이 짠 물속에서도 물고기와 유충들이 서식을 하고 있으며
식물도 자란다는 사실이다.

소금들이 결정체가 되고 또 갈라지며 내는 이상스런 쇳소리도 가끔은 들을수가 있는데
옛사람들은 아마 그 소리를 귀신의 소리라고 하지 않았을까.
이 거칠고 괴상스런 모양의 조각품들이 악마의 골프코스에는 넓게 펼쳐져 있다.

강한 염분이 마치 곰팡이가 자라듯 융기되는 모양은 참 신비로운 자연의 현상.

자연은 우리가 상상할수 있는것보다 더 많은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다.
마치 작은 종유석들이 자라는 모습과 같으니....

이 솜털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이 소금기둥들은 마치 실과 같다.
부드러운 고양이털을 상상하며 손가락을 대어 보니 부스러진다. 소금이 분명하다.

소금덩이에서 삐어져 나오는 이 소금기둥들은 아마 소금보다 더 짤것같은 순수소금이라라.

배드워터......
이 드넓은 3백 3십만 에이커의 죽음의 계곡중에 민물이라고는 단 한방울도 없다.
단 한개의 우물도 단 한줄기의 시냇물도.....
그러니 옛날 이곳을 지나던 사람들이 일단 이곳을 들어서면 거의가 죽어갔다는 사실...
이 물을 보며 얼마나 반가웠을까???
그리고.. 마실수 없는 물이란걸 알았을때의 그 절망감이란 ???
오늘날 쌩쌩 달리는 자동차로도 수시간을 달려야만 관통할수 있는 이 넓고 황량하고 나무한그루도 없는 사막속에서.......

이 물속에서 물고기가 살고 식물이 자란다.

그리고 가끔은 새들이 날아와 사냥을 한다.

오늘은 부디 사냥감이 풍부하기를 나도 빌어 본다.

끝내 해가 나지 않는 하늘을 좀 아쉬워 하며 돌아갈 시간이다.

그래도 지구상에 이런 신비함을 가진 이 땅이 가까이에 있어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채워줌을 감사하며.....

파란하늘이었으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자.
빨리 더 다른곳으로 가야 하니까........

그지같은 꼬락서니로 서 있는 한 언냐..... ㅋㅋ
우짜문 옷이 저렇게도 구겨졌을까.
그래도 증명사진 한장은 건졌네~
** 다음편은 아티스트 팔레트(Artist Palette) 와 자브리스키(Zabriskie) 편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