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난지도 벌써 닷새나 지났다.
그렇지만 이곳은 여전히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11월 4째주 목요일이 땡스기빙데이이고 그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장식을 하기 시작을 하는 장식등 데코레이션은
약 6주일간을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즐기게 되며
다음해 1월의 둘째주까지 계속된다.
대체로 소나무를 사다가 집안에 장식을 해 놓았던 크리스마스 트리도
1월의 둘째주에 수거를 해 간다.
이 트리들은 무료로 한꺼번에 수거를 해가서 리사이클링을 해 다른곳에 쓰이게 된다.
이미 12월초가 되면 춥지도 않은 푸른 잔디가 무성한 이곳에도 크리스마스 기분이 가득하고
특히 밤이면 집집마다 골목마다 나름대로 장식을 해 놓은 꼬마전구들의 반짝거림이
종교와는 무관하게 이 시즌을 즐기게 된다.
이곳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는 잘 하질 않고 "해피 홀리데이~" 라고 인사를 하는데
이것은 그 사람이 크리스천이 아닐경우를 위해서 배려를 하는것이다.
물론 잘 아는 사이라면.. 그 사람의 배경을 아는 사이라면 "메리 크리스마스~" 를 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어쨋든 대체로 잘 하는 인사가 "Happy Hollyday~" 이다.
오늘날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12월 25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모두 다같이 쉬는데
그건 막강한 세력을 가졌던 유럽의 국가에서부터 내려오는 문화적인 전통이
각 나라로 세력을 뻗어 나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설마 예수의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공휴일로 정했겠는가.
내가 어릴적의 크리스마스날은 식구들 몰래 교회에 가서 연극도 보고
새로운 분위기속에서 문화적인 체험을 하며 사탕을 얻어먹던 뭐 그런 정도였다.
아버지가 불교 신도 회장이셨던 관계로 우리형제들이 교회엘 간다는 것은 완전 금기사항이었으므로...
어른이 되고 내가 분류상 기독교인이 되기로 결심을 한 후 가끔씩 교회엘 나갔다.
그것도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날 같은때의 그 유행팻션 같았던 거리의 인파에 나도 같이 휩쓸리고 싶었던 때문에.
그리고.. 내 아이에게 크리스마스날의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보이지 않는 싼타할아버지가 되곤 했는데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해였다.
아이가 바라던대로 장난감과 초콜렛을 머리맡에 놓아 두었는데
아침이 되자 아이가 질겁을하고 소리를 쳤다.
"엄마~ 싼타 할아버지가 똥을 쌌어~~!!!"
웬일인가 보니 무지스런 엄마가 놓아둔 초콜렛이 녹아서 흘러 내렸던 것이다.
지금도 가끔 떠올리며 웃어버리는 그때의 해프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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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저녁무렵...
실실 동네를 배회하며 우리동네의 밤풍경.. 크리스마스의 전구장식들을 모아 보았다.
물론 모든 집들이 다 전구장식을 하진 않았지만 그중에도 내 눈에 뜨이는 가장 화려한 장식들만 몇집을 골라 담았다.

완전한 어둠이 내리기전 초저녁의 하늘이 아직 파랗게 남아 있을때....
이미 아름다운 장식등이 빛나고 있다.

집주인의 개성에 따라 화려하게.. 또는 심플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비교도 하면서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그네를 타는 싼타도 있고...

회전그네를 타는 싼타도 있고... 우체통은 자동으로 열렸다 닫혔다 하고....

정말 재미나게 꾸며져 있다.

작은 오두막에 예수탄생의 장식도 해 놓았고...

내 블로그의 대문으로 쓰인 사진... 동화같은 마을이 아름다워서....

집집마다 개성있게.. 처마밑의 전구도 가지각색이다.

이렇게 이웃이 서로 연계를 하여 장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단히 화려하게 장식된 집....

가까이 가서 어둡게 한번 찍어 보았다. 좀더 선명하게 보이기 위하여.

이 골목도 대단하다.

엄청나게 많은 장식들.....

예수탄생을 나타내는 장식.. 동방박사들도 있고...

이 많은 장식등에 불을 밝히려면 전기값도 솔찮을터인데.....

다시 보아도 정말 대단하다.

이 집은 아예 양떼와 송아지까징....
남미계의 사람들이 흔히 이런 장식을 좋아한다.
유럽쪽의 사람들은 대체로 심플하게 장식을 하는데 비해 남미사람들은 화려한 장식을 좋아한다.

이집은 보나마나 유럽쪽의 사람들이다.
창앞에는 분홍색 동백꽃이 피어 있다.

유럽쪽 사람들.. 즉 쉽게 말해서 백인들은 창안에 트리를 세우고 안을 훤히 들여다 볼수 있게 해 놓는데
이럴때마다 난 꼭 성냥팔이 소녀라는 동화를 떠 올린다.
유리창안의 따뜻하고 아늑한 가정을 들여다보며 성냥불을 켜 대던 어린소녀...
아무튼 백인들은 실내를 보여주는걸 자연스러워 한다.

조촐하지만 귀엽게....

아주 작은집인데 사랑스럽게....

창안으로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너무 재미나게 꾸며놓은 집이다.

완존 동화속처럼....
이 집주인은 할로윈때에도 기가막히게 잘 꾸며 놓았던 집이었는데
아무튼 주인 아저씨가 퍽 재미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스누피 만화를 테마로....

아주 멋지고 쎈스가 돋보이는....

자연의 나무를 이용해서 마치 꽃꽂이를 하듯이 화려한 트리.....

울타리 둘레의 작은 장식도 아름답게....

포오치도 이쁘게 꾸며놓고 이웃이 서로 모여 앉아 차도 한잔 마시고...

사실은 이쁜데 사진이 좀....

대단히 넓은 집을 전체 다 전등으로 둘러 놓은 집들도 많다.
암튼 동양사람들은 이런걸 잘 하지 않는다.
너무 실리적이어서인가.

나무에만 걸어놓은 장식들이 자연스런 크리스마스 트리....

이집도 포오치를 아름답게 꾸며 놓은 집이다.
포오치에선 실내가 다 들여다 보인다.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된 실내.
인디안 힐에 있는 나무가 가득한 이 고풍스런 집의 넓은 창은 늘 안을 들여다 볼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실내는 갤러리를 연상시킬만큼 멋지게 꾸며져 있고..
안주인이 아마 상당한 멋쟁이일것 같다.
어느날 만나게 되면 꼭 한번 인사를 나누어야지.
이렇게 우리동네 클레어몬트의 크리스마스 시즌은 아름다운 장식으로 덮혀 있다.
오래 된 키큰나무가 많고 그리 크지 않은 집들이 사이좋게 늘어서 있는곳.
내가 사랑하는 클레어몬트의 밤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