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 수 있는 시장에서 싸운다
아이폰은 큰 인기를 모았지만 휴대 전화 제조사로서 애플은 노키아, 삼성, 모토롤라, 소니 에릭슨, LG전자 등 세계적인 5대 제조사에 비해 아직 발전 중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애플이 국가별로 하나의 이동 통신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취급하는 이동 통신사 역시 한정된다. 또한 각각의 이동 통신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것도 애플의 전략 중 하나이다. 애플은 글로벌 전략을 취하고는 있지만 전 세계를 비즈니스 무대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은 이미 아이팟 비즈니스가 성공해서 진출 기반이 다져 있는 시장만을 대상으로 한다.
아이폰 발표 직후 애플의 하드웨어 프로덕션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그레그 조스웍에게 ‘아이폰의 일본 진출 의사’에 대해 물어봤다. 그의 대답은 당연히 “예스.”였다. 그런데 애플이 이러한 의사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일본 시장이 GDP 규모 세계 2위이자 규모가 큰 휴대 전화 시장을 자랑한다는 이유도 아니었다. “일본에서는 아이팟이 성공했고,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진출한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아이폰은 다른 회사의 휴대 전화와 비교하면 가격이 비싸지만 제2장에서 소개한 것과 같이 아이팟 시리즈와 비교하면 싸게 보이는 것과 같은 제품 라인이 마련되어 있다. 즉 아이팟이 성공한 국가일수록 아이폰도 진출하기 쉽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아이팟이 보급되지 않은 국가에서 아이폰은 진가를 발휘하기 쉽지 않고, 제품의 매력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시장에 진출하는 것보다 우선은 이길 수 있는 시장에 승부를 거는 방법이다. 애플은 아이팟 비즈니스나 아이튠스 스토어 비즈니스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