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입소문 문화라는 순풍 


휴대 전화나 음악 플레이어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에 근거한 제품을 만들 때 제품이 외견상 단순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옷이나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유니클로’, ‘GAP’, ‘무인양품’ 등 단순하고 현대적(simple modern)인, 장식이 적은 브랜드나 단순한 제품이 큰 호응을 얻는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고, 소비자는 특정 포인트에 치중해 제품을 선택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제외한 주변과 관련된 제품의 경우에는 될 수 있는 한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기본적 basic 이고 중립적인 neutral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산업 디자이너는 “일본에서도 디자인 가전이 유행한 2003년 즈음에는 장식적인 디자인에 치우친 기발한 모양의 가전 제품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그 후 소비자는 더욱 본질적인 디자인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단순하고 본질적인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데 아이팟이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라고 말한다.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도 “단순하고 좀 더 본질적인 디자인의 제품은 시대를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라면서 단순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식적인 디자인이나 제품의 색채와 같은 요소는 패션으로서 시간과 함께 인기도 바뀌지만, 본질에 근거한 산업 디자인은 그리 간단하게 변화하지 않는다. 유럽 등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가전 제품 제조사, 예를 들어 독일의 밀레나 스웨덴의 일렉트로클래스의 제품은 장식성을 버린 산업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본질적인 디자인이 좋다는 것을 알리기가 쉽지 않았다. 많은 일본의 제조사는 당시 상황에 맞는 트렌드나 패션을 합하여 인기 있는 색깔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제품이 가전 판매점에 진열되고 판매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능 면에서도 조금이라도 경쟁사와 차이를 내려는 경향이 있다. 판매점이나 잡지에서도 단순히 기능으로만 제품을 비교한 뒤에 구매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제품 사용 후기를 직접 쓸 수 있는 ‘가격.com’과 같은 웹사이트나 블로그가 보급되어 스펙 시트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제품의 세밀한 디자인에 대한 연구나 편리성에 대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물건 수납의 편리함이 포인트인 냉장고가 실제로 좁은 부엌에서는 사용하기에 어렵다든지 보기에는 멋진 휴대 전화가 사실은 버튼을 누르기가 어려워 별로 좋지 않다는 등의 정보를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의 입소문 문화가 단순한 디자인, 마이너스 디자인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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