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치스크린 방식의 아이폰을 경험한 수많은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직감적 조작성이나 인터페이스에 금세 매료당하고 만다. 수많은 매체들도 ‘혁신적인 조작성’이라는 머리기사를 통해 아이폰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된 아이폰은 5년 반 만에 1억 대를 훌쩍 넘게 시판된 인기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웃도는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기 일본에서는 아이폰을 휴대 전화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직접 아이폰을 구입해 지인들에게 보여주거나 자신들의 블로그에 사용 후기 등을 남기면서 이 혁신적 제품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폰은 “조작성이 뛰어난 인기 있는 휴대 전화.”라는 평가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모바일 기기이다. 이동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등을 포함해 휴대 전화 비즈니스 전체에 큰 쇼크를 미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것은 그 당시 일본에서 미발매 중인 아이폰을 지인들에게 보여줬을 때 그들이 내게 보여준 반응뿐 아니라, 일본의 휴대 전화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 통신사 등을 취재할 때 접하게 된 담당자들의 반응을 통해 더 큰 확신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동시에 ‘기술력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휴대 전화를 만들던 일본의 기업들은 왜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만들지 못할까?’ 하는 의문과 허탈함을 느꼈다. 일본의 이동 통신사, 휴대 전화 제조사, 콘텐츠 프로바이더, 통신 행정을 담당하는 총무성 등에서는 아이폰의 등장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속출했다.
‘아이폰 쇼크를 계기로 일본의 휴대 전화 단말기 제조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라는 자각과 위기감을 느낀 것이었다. 그러나 많은 제조사들은 아이폰의 대성공을 보고 나서 수박겉핥기 식으로 애플의 뒤를 따르려고만 한다. 아이폰 발매 후에 많은 부품 제조사 등이 기발한 조작 방법을 제품의 포인트로 두고, 이러한 기능을 휴대 전화에 탑재하기 위해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2007년 가을 개최된 가전 전시회 ‘시텍 저팬 2007’은 마치 터치패널과 가속도 센서의 견본시와 같은 양상을 띠었다. 아이폰이 이 두 가지 기능을 특징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원래 아이폰이 목표로 했던 것은 ‘기발함’이 아니며,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아이폰의 위대함’ 가운데 겉으로 드러난 표피적인 것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표면적인 부분을 아무리 열심히 흉내 낸다고 한들 아이팟을 모방하다가 불발로 끝난 후속 제품과 같은 운명이 될 뿐이다. 몇 개월 동안 시장의 웃음거리가 된 다음 조용히 사라지는 제품이 된다는 것이다.
‘애플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면 ‘아이폰 쇼크’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일본 휴대 전화 업계의 체질, 기업 구조, 그리고 소비자의 마음가짐에도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첫걸음을 내딛지 않는다면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킬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본 휴대 전화 업계의 중심에 선 어떤 인물은 “일본의 경우 휴대 전화 단말기 제조사가 너무 많다.”면서 앞으로는 더욱 소수의 제조사가 좀 더 많은 종류의 제품을 취급하는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결국 여러 제조사들이 도태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아이폰 쇼크를 대하면서 나는 또 다른 의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애플은 휴대 전화 단말기 제조사로서의 실적도 없이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과 같이 매력적인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게다가 애플은 어떻게 해서 휴대 전화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아이폰 쇼크를 탄생시켰을까?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아이폰 쇼크의 상세한 진행 상황과 애플이 어떻게 이러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상세히 검증하고자 한다. 휴대 전화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겠지만, 기타 업계에서도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휴대 전화 제조사는 물론, 그 밖의 업계 관계자들도 애플의 제조 방식에서 여러 아이디어와 단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이야 애플이 IT업계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립한 상태이지만, 1990년대 후반에는 OS, 즉 운영 체계 전략이 원활하지 않아 자금난에 허덕여 회사를 양도해야 하는 위기까지 몰렸었다. 이렇게 빈사상태인데다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PC 제조가 전부였던 조직이, 불과 10년 사이에 세계의 음악 업계를 뒤흔드는 아이팟을 만들고 이어서 전 세계 휴대 전화 업계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아이폰을 탄생시킨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제조사도 충분히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다.
아이폰 출시와 함께 이동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부품 제조사,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의 방법에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행동이 구체화하고 있다. 한편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기술, 구글 휴대 전화를 위한 플랫폼 ‘안드로이드’ 등의 신기술 등장으로 업계 재편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의 전략을 수립할 때 아이폰을 탄생시킨 애플의 방법론은 여러분에게 반드시 의미 있는 지혜를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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