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토끼가 떨어진 날
서동원 지음 / 한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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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토끼가 떨어진 날
서동원 장편소설 / 한끼

*울지 않는 소녀를 위한 따뜻한 포옹 같은 판타지

"사실은 가치 없는 게 아닐까? 눈물도, 나도."

눈물도 슬픔도 모두 버겁게 안고 있는 십대를 위한
서동원 작가의 첫 번째 영어덜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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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을 때 마음껏 울 수 있다는 거

별로 어렵지 않은 일처럼 느껴지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대로 우는일이 점점 어려워짐을 느낀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때부터 눈물이 많은 편이었다

지금도 아이들이랑 같이 만화를 보다가도
조금 슬프거나 감동적인 장면을 보면 혼자서 눈물을 흘리는데

처음엔 놀라던 아이들도 이젠 그러려니 하는 반응이다ㅋㅋ

하지만 살다보면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울고싶어도
안간힘을 다해 꾹꾹 참아야만 하는 순간들이 있다

누구보다 예민한 감정의 폭풍우를 겪고 있을
청소년기의 아이들도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이 책에 나오는 고등학생인 유리도
바보처럼 울지 말자며, 우는건 약해보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며 눈물을 참는다

그런 유리앞에 나타난 토끼 귀를 한 소년 무토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을 만드는 눈물토끼들 속에서
돌연변이인 무토는 눈물을 만들지 못해 관리하는 일만 해왔다

사람들이 좀처럼 울지 않자 눈물의 가치를 의심하게 되고
무단으로 눈물을 유출시킨 책임으로 눈물을 수거하러 지상에 왔다

*p250
"맞아요. 눈물이 문제를 해결해 주진 않아요. 하지만 울기 싫어서, 약해 보이기 싫어서 마주하지도 않으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어요."

무토가 눈물을 수거하는 일을 도우며
유리는 조금씩 마음속에 눌러두었던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본다

*p251
"약한 사람이 운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약하면 도망치는게 더 쉬우니까요. 감정을 똑바로 마주하는 사람이야말로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해요. 기뻐서 우는 것도, 슬퍼서 우는 것도요."

유리와 무토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내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표현하는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된다

또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힘든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놓는것이 정말 힘든 일이지만

나를 생각해주는 그 마음들덕에 그만큼 더 가까워지고
힘을 낼 수 있음도 절로 깨닫게 된다

유리와 무토가 헤어지는 부분에서 혼자 또 엄청 울었는데
어른들도 아이들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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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 - SBS PD가 들여다본 사물 속 인문학
임찬묵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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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
임찬묵 지음 / 디페랑스

*SBS PD가 들여다본 사물 속 인문학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
그 교감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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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이 주는 흥미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다양한 사물들의 사진이 쭉 나오는 페이지부터
사진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물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당장 지금 내 주위만 둘러봐도
정말 수많은 물건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떤 물건은 이사오면서 준비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물건은 그 물건을 샀던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물건마다 저마다의 시간, 장소, 사람, 감정 등
수많은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



허영과 미감 사이. 욕망의 사다리 위에서

사람 사이에 살아 인간이어라. 앞만 보고 달리면 행복해질까

Back to the Basic.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연결된 세상. 평안한 일상을 찬양하라



찻잔 트리오, 부토니에, 도자기 인형, 손목시계 등등
작가님이 고르고 고른 물건들과
그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어디서 보지 못한 문체로 보일 거라는 작가님의 걱정과는 달리

솔직담백한 문장들이
오히려 이야기에 더 집중해서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홍차를 좋아하게 되면서 유명한 찻잔에 관심이 가졌다는 것부터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 좋지만 정장에는 격식이 있다는 것

종로 4가 인근 예지동에 가면
시계 장인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 더 흥미로웠다

그래서 작가님은 중고시장을 뒤져 시계를 샀고
수리점에 가서 원하는 대로 시계를 수리한 후
시계줄과 버클을 구매해 나만의 시계를 완성했다

PD로 일했던 경험을 담은 부분에서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했을때의 현장을 취재하며
현장을 담으려 노력했지만
정작 그 현장의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그 부분이 마음 아프게 남았다

*p181
집의 본질이 무엇인지 잠시만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주거의 효율성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집의 역할이 있다. 현실이라는 전쟁터에서 잠시 벗어나 내가 가장 평화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 집이다.

정원이 있는 주택을 원했던 작가님은
미리 그런 집을 구해 살아보며 결심을 굳히고
꿈꾸던 마당 있는 집에서의 삶을 살게된다

30년 넘게 아파트에서만 살던 내가
제주에 내려와 타운하우스에서 살게 되며
자연이 주는 힘을 너무 많이 느꼈기에

집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와닿았다

작가님의 이야기 뒤에
석학들의 깊은 생각들도 함께 들어있으니

물건들을 통한 다양한 사유를 함께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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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너에게
예원 지음 / 부크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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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너에게
예원 / 부크럼



포근한 베개위 휴식을 취하는 표지처럼
조용히 책장을 넘기며 한장한장 읽어나가다 보면

따스한 문장들이 살며시 다가와
오늘도 수고했다고
내 어깨를, 등을 토닥여준다

꼭 무언가 대단한 결과를 내지 못한
그저 그렇게만 느껴지는 평범한 하루더라도

그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쉼 없이 노력하고 달렸다는 것을

무너지지 않으려 누구보다 애썼다는 것을
다 안다고 이야기해주는 작가님의 문장들

하늘이 조금씩 빨갛게 물들어가고
시원한 저녁바람이 살며시 불어올 때

폭신한 소파에 파묻혀 계속계속 읽고싶은 그런 책이었다



1. 아무 이유 없이도 행복해지길 바랄게

2. 밤은 깊을수록 별은 더 빛나니까

3.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마

4. 무너진 자리마다 꽃이 피어날 거야


어쩜 이렇게 모든 단어, 모든 문장이 따스한지!

*p15
사실 이렇게 힘든 세상에서 하루를 견뎌 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거야. 정말로.

*p41
그러니 조금은 자신을 칭찬해 줘도 돼요.
이미 당신 자체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까요.

너무 힘들고 지칠땐
가까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것조차 버거울 때가 있다

그럴땐 이렇게 위로의 문장들이 가득한 책을 읽고
한자한자 꾹꾹 진심을 눌러담아 글자를 적어나가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조금씩 충전되는걸 느낀다

*p200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삶은 죽음이 있기에 비로소 반짝일 수 있다고. 그 말처럼, 행복도 아픔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비로소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반짝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오늘의 아픔과 슬픔은
앞으로 다가올 행복이라는 반짝임을
더 빛나게 해줄 영광의 상처라는 걸

오늘도 수고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해 위로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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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음, 보담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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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나태주 / 북로그컴퍼니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눈으로 한 번 읽고,
필사하면서 한 번 읽고,
읽는 소리를 내 귀가 들어서 다시 한번!
시의 강물이 세 번 흐르는 사이
당신의 삶은 끝내 바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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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님의 시만이 주는 느낌이 있다

일상의 소박함을 느낄 수 있는 단어들

특별하지 않은 담담한 문장들속에서
가만히 느껴지는 따스함이 있다

필사는 언제 해도 좋지만
눈뜨자마자 한다면 하루의 시작부터
기분이 맑아질 거라고 이야기하시는 시인님

그래서 본인의 시 작품들 가운데
아침 시간에 가볍게 산뜻하게 읽기 좋은
그런 시들만을 고르셨다고 한다



파트1. 잘 잤어? 아침 햇빛은 눈부시고?

파트2. 그래 나도 좋다 살아 있는 오늘이

파트3. 오늘의 약속은 사랑

파트4. 고요한 우주의 숨소리를 들었습니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
그리고 그 아래 시인님의 짧은 이야기와

오른쪽에는 아름다운 그림이 함께 들어있어

조용한 아침 시간에 읽고 쓰는것 만으로도
너무 큰 힐링이 된다

그리고 각 파트가 끝나는 제일 마지막 시는
시인님이 필사하신 페이지도 특별선물처럼 들어있다


*p92. 오직 너는

많은 사람 아니다
많은 사람 가운데
오직 너는 한 사람
우주 가운데서도
빛나는 하나의 별
꽃밭 가운데서도
하나뿐인 너의 꽃
너 자신을 살아라
너 자신을 빛내라.


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우리

부디 내가 나를 조금 더 소중히 여기기를 바란다

시인님의 시를 필사하면서
조용히 내 마음도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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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아프리카누스
아민 말루프 지음, 이원희 옮김 / 교양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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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아프리카누스
아민 말루프 / 교양인

"사람들의 정신이 비좁게 느껴질 때면 이렇게 말해라.
'신의 땅은 넓고, 그분의 손과 심장도 넓으시다.'
주저하지 말고 떠나라, 모든 바다 너머로, 모든 경계 너머로,
모든 조국과 모든 신앙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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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이 이렇게도 다양한 경험들로 채워질 수 있을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거들
그 중심에는 레오 아프리카누스가 있었다

1488년 그라나다에서 태어난 하산 알 와잔,

후에 조반니 레오 혹은 레오 아프리카누스로 불리게 된
여행가이자 상인, 외교관, 지리학자였던
실존 인물의 경이로운 삶을 그려낸 역사소설

평소 익숙하지 않은 이슬람 이야기라
더 신비로우면서도 몰입하게 되었던 책이다

그라나다에서는 부유한 검량사의 사랑받는 아들
모로코에서는 이슬람 경전을 통째로 암송하는 명민한 학생
16살에 술탄의 외교 사절이 되어 사하라 사막을 건너고
놀라운 배짱과 수완으로 20대 초반에 거부가 된 남자

그의 삶은 성공한 삶으로 보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정치적 이유로 살던 곳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해적에게 납치되어 노예가 되기도 하는 등
정말 파란만장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p271
"많은 이들은 오직 재물을 얻으려고 노력하다가 세상을 발견하지. 하지만 아들아, 너는 세상을 알려고 노력하다가 우연히 보물을 발견하게 될 거다."

어머니의 예언처럼 세상의 여러곳들을 다니며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아이를 얻고
자신을 도와줄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라나다에서 태어나 페스로,
그리고 카이로, 로마로..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역사 속의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이사벨 여왕,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교황 레오 10세,
프랑수아 1세, 라파엘로까지!

또 17세 때 외교관인 외삼촌을 따라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며
북아프리카를 두루 돌아다녔는데

그때 보고 들은 사실을 기록한 아프리카 지리지는
아프리카와 이슬람 신앙에 대한
중세 유럽인들의 시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것으로 평가된다

이 책을 읽으며 종교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싸움이 되고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는지
되돌아보고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종교나 문화보다도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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