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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국 대신 만둣국 - 소중한 맛에 대한 산문집
이범준 지음 / 책책 / 2025년 1월
평점 :
토란국 대신 만둣국
이범준 지음 / 책책
*소중한 맛에 대한 산문집
*삶의 시절마다 함께하며 꽃이 되어준 음식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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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통해 음식을 제대로 먹는 것이 삶을 제대로 사는 것이며,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순간의 의미를 소중히 음미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전하고자 한다는 작가님
제주에 살고 계신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왠지 모를 반가움이 더 크게 느껴졌지만
음식이라는 주제는 누구에게나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주제이지 않을까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게 의,식,주인데
다른 것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먹고 마시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매일같이 여러 음식들을 먹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모두 같은 맛은 아니다
어느 장소에서 누구와 함께 어떤 기분으로 먹느냐에 따라
아주 소박한 음식이라도 평생 잊지 못할 맛으로 남을 수도 있고
아주 비싸고 호화스러운 장소에서 먹은 음식이라도
전혀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챕터1. 어머니들의 음식
챕터2. 나의 음식
챕터3. 사랑하는 이들의 음식
크게 3개의 챕터로 되어있는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소중한 기억들과 함께
그 음식의 역사부터 설명까지 이야기해준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추억의 음식은 뭘까 떠올려봤는데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서
친가, 외가 할머니들이 차려주시던 밥상이 생각났다
종종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노란 양은냄비에 진짜 부드럽고 퐁신한 계란찜을 해주셨는데
다른 반찬 하나 없어도 계란찜 하나면 밥한그릇 뚝딱일만큼
너무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맞벌이로 바쁘셨던 엄마를 대신해
초등학교 6학년때까지 함께 살았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와 동생을 챙겨주셨는데
직접 고기를 두드리고 튀겨서 만드신 돈까스,
새콤달콤한 김치비빔국수가 여전히 기억속에 생생하다
*p69
음식은 단순히 생존 수단만이 아니라 위로를 주고,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며 시공간을 초월해 장소와 경험을 연결한다. 그래서 음식을 추억의 예술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p158-159
확실한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경험이 반복되면 필연적으로 식상해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이다. 이 식상함을 상쇄하는 것이 바로 서사다. 음식이든 사람이든 대상과 나 사이에만 존재하는 애틋한 서사로 인해 서로의 인생에 대체 불가한 그 무엇이 된다.
제주에 내려와서 살며
나와 남편은 서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요리는 주로 남편이 하는데
미역국, 떡국만큼은 내가 자신있는 메뉴고
남편도 아이들도 좋아해서 꼭 내가 만들곤한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집밥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
어떤 음식들이, 어떤 추억들이 자리하고 있을까?
부디 소박하지만 행복한 기억들이 가득하기를 바래본다
오늘부터 저녁 밥상에 더 신경써야할것 같은
즐거운 부담감은 어쩔수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