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여튼 왕창 개소리는 아닙니다만
이명선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2월
평점 :
하여튼 왕창 개소리는 아닙니다만
이명선 지음 / 사유와공감
*다소 '인문학적'인 개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만약 개들이 말을 한다면
그들은 주인과 세상에 대해 어떤 말을 할까?
전학 가고 싶은 치와와
짝사랑에 직진하는 불도그, 랄프
INTJ 저먼 셰퍼드, 김병장...
그들의 솔직하고도 발칙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잔디밭같은 초록초록 산뜻한 표지!
귀여운 강아지가 얌전히 앉아있지만
주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왠지 짠한 느낌도 든다
우리집에도 제일 연장자,
16살 할머니 쩝쩝이가 함께 살고 있다
항상 궁금한 쩝쩝이의 마음
만약에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디 불편한데는 없는지, 하고싶은건 뭔지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행복한지
꼭 물어보고 싶다
이 책은 개의 시선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한다
개들은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어떤 것들을 느낄까?
책에 나온 개들은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보다 깊게 생각하며
비판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기에
개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제목이 참 와닿는다
개들이 하는 개소리이지만
왕창 개소리는 아니라는 센스있는 제목!
책 속에는 25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는데
정말 다양한 개들이 등장한다
시바견, 그레이하운드, 푸들, 골든리트리버 등등...
사회적인 문제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도 있고
마음 한켠이 따스해지는 뭉클한 감동 이야기도 있다
*p194
바람 부는 들판을 달리고 싶다. 지구에서는 바랄 수 없는 삶이어서 진즉 포기했지만, 꿈속에서는 먼먼 우리 조상들처럼 자유롭게 달린다.
반려인구가 많아지며 강아지들의 삶도 조금 나아졌지만
사람과 함께 살기에 더 편해야한다는 이유로
성대수술을 하기도 하고 귀나 꼬리를 자르기도 하며
키우다 버려져 유기견이 되고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하기도 한다
정말 진심으로 바라는데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는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한 후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
*p313
"갈 수 있다고 믿으면 가고, 못 간다고 생각하면 못 가는 곳이지요. 레베카 여사님, 지금 보고 있는 현실이 전부가 아니랍니다. 상상력 자리에 단단한 고정관념을 들여놓지 마세요."
마지막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다
어른이 된 우리도 어렸을때는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을만큼
순수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시절이 있었는데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해하던 그 어린아이는
왜 똑같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꽉 막힌 어른이 되어버렸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개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