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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
이장희 글.그림 / 지식노마드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만화도 아니지만 만화풍의 일러스트가 전체의 50%가 넘는 그런 책. 정감있는 서울의 건물, 도로, 이정표 하나하나와 그림 사이사이에 작가가 직접 꾹꾹 정성스레 눌러 쓴듯한 연필글씨. 책을 받아들고 표지만 봤을때보다 속은 훨씬더 예쁘다는 생각을 하면서 목차를 보았다.
책은 서울 사대문안 쪽에서 모두 열 네군데를 소개해주고 있었다. 사실 내가 평생을 살아온 서울에 관한 책이라니 내용이 담겨 있어봐야 얼마나 될까... 살짝 얕잡아봤던 것도 사실이다. 지역별(내 생각엔 중구, 종로구 등의 큰 범주내) 서울의 역사에 대해 좀 나열된게 아닐까 살짝 추정을 하기도 했다. 남편과 나 모두 평생 서울에서만 살아온 터라 연애와 결혼 합쳐 10년을 넘게 같이 지내면서도 서울 밖으로는 같이 여행을 다녀본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서울이나마 제대로 좀 알아두자는 생각도 좀 있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한달한달 커 갈수록 뭔가 아이들에게 경험치를 쌓아줘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난 사람이 회사의 한 차장님인데, 이분은 서예와 묵화에 능하시다보니 역사에도 나름 정통하시다. 그래서 점심 시간에 밥을 먹으러 다니면서도 TV에서 방영되는 사극에 대하여 실제 역사 및 야사와 드라마를 비교해서 알려주신다던가, 서울의 일부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다던가 하면 점심 한시간이 짧을 때가 많을 정도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또는 간단히 담소를 나누는 지인들 사이에서 회사의 선배님처럼 박학다식해지려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서울의 열네군데를 꼼꼼히 스케치하고 구석구석 숨겨진 역사에 대해 말해주고, 요즈음 땅값도 알려주고, 계절의 변화도 보여준다. 스케치들을 보면 어떤 사물의 한 부분을 보여주기도 하고, 사진을 스케치한듯 커다란 스케일을 보여주는 것들도 있어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책을 스캔할까하다가 작가의 블로그에 가보니 마침 찜해둔 페이지 중 하나가 나와있어 그대로 퍼왔다.
이런 표지석은 작가가 다닌 열네곳의 서울에 여기저기에서 발견된다. 작가가 그린 표지석들을 보니 전에 2007년 일본여행이 생각났다. 꽤나 의미가 있는 듯한 고양이 조형물이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여행가이드 책을 보고 막 찾다가 건물 사이에 어정쩡하게 가려져있는 그것도 작은 거의 표지석 정도의 규모에 불과한 구조물을 보고 실망했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tthat블로그
서울에 의미있는 여러곳이 꼭 서울만 이렇게 잘 보존되고 있지 못하다고 흉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외국에서도 잘 보존되고 있는 문화재들보다는 잘 보존되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들이 훨씬더 많다는거.
잘 보존되지 못하고 있는 표지석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작가의 블로그에 다녀와보니, 태어난지 얼마안되는 아이와의 육아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다. 조만간 육아일기도 책으로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