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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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일상이 너무 느리고 노곤한 느낌이 든다. 마악 따끈한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반신욕하며 읽기에 너무 적당한 분위기들을 풍기고 있는 것이 그녀의 소설들이 가진 공통점인 것 같다. 처음에는 그 노곤한 느낌이 익숙하지 않아 다른 소설들의 잘 짜여진 짜임새에 비교당하곤 하지만,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것이 에쿠니 가오리만의 매력이 아닐까.

 

소설을 읽을때마다 나는 늘 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특별한 일을 겪지 못한다며 불평하곤 했다. 나의 일상에도 썸씽 스페셜한 일이 생기하길 바라며 괜한 공상에 빠지기 일쑤였다. 나의 평범한 일상따위는 소설의 소재가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소란한 보통날』을 읽다보니, 소설의 화자는 정말 나보다도 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소설다운 사건들이 발생하기는 한다. 그래서 보통날이라는 말 앞에 '소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을 것이다. 평범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어느 가족의 보통날에 대하여 담담한 문체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완료가 아니라 지속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소설이 끝났음에도 끝이 아닌 듯, 내가 덮은 책장 속에서 주인공들은 그런 보통날을 계속 이어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나역시 소란하지 않은 보통날을 계속 버텨나가고 있다....

같은 보통날인데도 버텨내야하는 것이 소설과 현실의 차이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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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반올림 29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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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의 소비 행태를 갑자기 좀 상세히 적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신문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특별한 취미생활이 있지 않는 전형적인 동양인으로서(?) 자기를 과시하기위한 또는 무엇이든 간에 소비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있지는 않은가 한번 되돌아보고 싶었던거.

 

무거운 생수통을 엘리베이터까지 이동하는 것 조차 힘들어 집으로 배송시킬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한다. 대부분의 인터넷쇼핑몰에서는 일정금액 이상이 되어야 무료배송을 해주므로 금액을 맞추기위해 늘상 소비할 물건들을 찾아헤멘다. 집에 있는지, 꼭 필요한지 여부를 점검하지도 않은채 말이다. 아이들이 우유를 좋아하고 또 먹어야하는 것이기도 해서 생수와 우유배달을 위해 매주 인터넷쇼핑몰이나 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매월의 구매실적이 쌓이면 발급되는 쿠폰을 받으려고 안달하며 지금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구매해놓고는 어딘가 보기좋게 수납했다며 흐믓해한다.


소모품이 떨어질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늘상 먼저 사서 쟁여놓는 스타일인 나는 막상 사용하던 물품이 바닥을 드러내면, 비리 준비해둔 물건 이외의 것에 눈을 돌리곤 해서 집에는 엄청난 수납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꽉꽉 채워놓곤 또 한편으로는 정리가 안되었다며 답답해하기도 한다.

 

부부가 가족구성원의 전부였을때엔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그리 선호하지도 않았고(피자 제외) 한달에 한번쯤이나 커다란 마트에서 장을 봐오는 것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주말에 적어도 한번이상은 반드시 외식을 하고 거의 매주 커다란 마트에 간다. 회사에서도 저렴한 회사식당을 이용하기보다는 외식이 많은 편이고, 꼭 내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머무는 시간동안 간식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더불어 내 배둘레도 같이 늘어난다)

 

책의 주인공 위고가 소비하지 않을 자신의 권리에 눈을 뜨고, 그것을 행사하기 위해 마음먹는 부분은 참으로 긍정적이기는 하다. 부모, 학교, 소속집단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 입시공부에 찌들어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여전히 철이 없는 우리네 아이들의 현실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다만 그러한 깨달음이 있기까지의 과정이 오로지 여자문제에서 유발되었다는 것이 좀 아쉽다. 두번 겪은 연애문제를 통해 자아성찰을 이뤘다는 얘기인데, 연애와 소비는 반비례가 아니라 비례관계이지 않던가?

 

'ㄹ'하나로 제목이 완전 황당하게 바뀔 수 있다는 안좋은 예
나는 사고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 나는 살고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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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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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오는 말들이 구구절절 틀리다고는 할수 없다. 남편에게도 좋으니 읽어보라고 권할정도의 책이기는 하지만 다행히 읽어주지 않았다. 아마 읽었다면, 남편을 공경하라는 부분만 열심히 공감해주셨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이 책에 백프로 공감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왜 아이를 키우는데 여자만, 엄마만 전적으로 인생을 포기하고 양육에 올인해야하는가에 대한 반감같은거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어야만 아이도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을텐데, 모든것은 내 탓이오, 남편에게는 무조건의 공경을, 자녀에게는 나를 포기하고 엄마로서의 역할만을 기대할때 대체 아이에게 엄마라는 사람의 존재감은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아이는 엄마를 위해 모든 것을 참고 희생하며 기다려주는 존재라는 가르침은 정말 아주 어린 시기에만 필요한 것 아닐까?

 

틀린말이 있는건 아니고, 읽을때에도 참 괜찮다고 읽기는 했으나 자녀가 이렇게 성장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어른이 기대치나 바운더리에 대한 생각에 대한 공감일뿐, 엄마가 이래야한다는 얘기만 강조한 부분은 너무나 아쉽다. 게다가 요즈음 여성의 사회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마당에(양육 때문에 사회생활 어려움) 여자만 희생하여 양육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공감하기 힘들다. 양육은  자녀에게는 엄마만큼 아빠의 자리도 중요하다는 그런 얘기가 자꾸 사회에 부각되었으면 좋겠다.

 

공감되는 부분에 대하여는 아이들이 빼어난 우수생이길 기대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그릇에 아이를 맞추기보다,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만족하라는 조언만큼은 정말 마음에 많이 남았다. 아이에게 너무 기대치를 부여하지 말자...

 

어릴때는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랑을 기대하고,
사춘기때에는 믿고 기다리고 지켜봐주길 기대하고,
스무살이 넘으면 냉정히 정을 끊어주어야...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것이다.


책에서

 

p79
엄마가 '내 아이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울타리를 쳐놓고 아이에게 그 안에서만 놀라고 요구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해요


p105~106
결국 상처받을 일이 있어서 상처받는게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 아팠다고 생각한 기억을 마음에 담아 간직하는 것 뿐이에요.

 

p114
'이 아이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이 아이 때문에 내 인생이 옴짤달싹도 못한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부모가 자기 문제에 빠져 있는 겁니다. 이때는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요. 아이를 어떻게 도울까 생각하기 보다, 감당해야할 일이 많은 자신의 상황이 힘겹게만 느껴집니다.

 

p128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거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때는 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p146~147
부모가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에요.
(중략)
부모가 이렇게 중심도 없이 살면서 자식한테는 요구하는게 참 많습니다.

 

p157
우리는 더 큰 불행을 겪어야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주건이 행복인 줄 압니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이 그대로 행복인줄 아는 것. 그것이 진리에 눈뜨는 거에요.

 

p194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자기가 만족하며 자기 힘으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해요. 부모가 자식한테 할 일은, 이러한 가치관을 갖도록 자식을 돕는 것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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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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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를 잘했다. 작가의 책을 국내에 출판된 순서의 역순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두권을 읽고보니 더 읽어야하나 좀 고민이 되었었다. 그러다가 회사의 대출시스템에 의하여 오래전에 신청했던 순서가 드디어 돌아오는 바람에 읽기를 취소할까말까 고민할 틈 없이 손에 책을 잡게 되었다. 

 

소설로는 드물게 책에서 메모하고 싶은 구절도 많이 보이고, 책을 읽어내려가는 순서를 조절하면서도 또 몰입할 수도 있는 책은 흔치 않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 흔치 않던 책이다.
중간중간 자기계발서에서나 나올법한 작가의 인생에 대한 관점이 주인공들의 목소리, 생각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참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다. 책에서 메모하고 싶은 구절을 많이 만난 것은 소설로는 드물게 내가 좋아하는 자기계발서 성격이 잘 드러나서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찌보면 지루하게 여겨질 정도로 평범한 일상에서 삶을 뒤흔들만치 크게 발생하는 사건들로 구성된 소설. 누구나 한번쯤 꿈꿀만한 꿈의 직업의 실현, 남으로 변신해서 사는 삶, 일탈에 대한 소설이라고 볼수 있겠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항상 남의 삶을 살고 있는 배우들을 동경하는 보통사람들의 구미가 확 당길만한 소재로 소설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기에 좋은 요건을 갖추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로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되는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나 영화는 이미 많이 제작되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왠지 세번이나 다른 사람으로 살게되니 혹여 네번째 삶을 살게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게 해준 결말은 어딘가 후반의 긴박한 전개에 비해 허탈한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소설이었다.

 

나의 일상이 참으로 단조롭고 지루하다고 여기고 있음에도 다시한번 이정도로 평범함에 감사해야할 이유를 주고 있다.

 

책에서...

 

p117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중략)
누구나 가정이 지워주는 짐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짐을 떠안는다.

 

p119
인생은 지금 이대로가 전부야. 자네가 현재의 처지를 싫어하면, 결국 모든 걸 잃게 돼. 내가 장담하는데 자네가 지금 가진 걸 모두 잃게 된다면 아마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을 거야
(중략)
그 무엇보다 내가 알게 될 진실이 두려웠다.

 

p375
아이를 잃고도 결혼생활이 지속되려면 부부 금술이 아주 좋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 우리 부부느 그 정도로는 사이가 돈독하지 못했나봐.
(중략)
극복이 안돼 그냥 덮고 사는 거야. 그냥 눈에 안 띄게 밀쳐 둔 거지. 그 일은 나만의 어두운 방이 되었어.내 머릿속 한 곳에 그 어두운 방이 늘 존재하지. 아무리 애써도 없앨 수 없는 방. 영원히 함께할 수 밖에 없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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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시 워 - 아직 끝나지 않은 통화 전쟁
제임스 리카즈 지음, 신승미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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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을 잡기위한 글로벌 통화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MK경제 2012년3월13일자 기사의 타이틀이다. 요즈음은 전 세계의 나라들이 앞다투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평가절하) 경쟁을 하고 있다. 평가절하란 자국통화표시시세로 평가가 $1 = ₩1,100에서 $1 = ₩1,200으로 변동되는 것을 말한다. 평가절하는 일반적으로 수출증대와 수입억제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해야할때, 그런 효과를 기대해야 할때 여러가지 정책을 시행하여 환율이 조정되도록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인플레이션이다. 최근의 통화시장은 인플레이션의 속도에 따라 평가절하를 하더라도 수출증대와 수입억제의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이 책은 경제가 부양되는 방향(양적완화)으로 각국의 정책이 변동되곤 하는데, 이때 따라오는 각종 현상들이 정책의 방향에 반할때, 예상치 못한 효과(자연재해 등)가 나타날때, 속도의 조절에 실패할때 등의 시점에서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했더라는 역사의 사례에 대해 세계를 아우르는 시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통화전쟁 = 외환은행 딜링룸의 긴박한 분위기'가 연상되었다. (외환은행은 그 이름답게 건물 지하에 딜링룸을 구축, 커다란 전광판에 실시간 환율이 보이도록 구성되었다나.... 믿거나 말거나) 환율이 심하게 요동칠때마다 각 은행들의 외환관련 업무팀들의 인터뷰가 뉴스에 단골로 등장한다. 여동생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돈을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자주 하지는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좀 무심히 뉴스를 대하곤 한다. 그나마 자동차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변동되는 것으로 체감할 뿐이지만, 겨우 주말 이틀만 자동차를 사용하고, 그 사용거리도 어떻게 보면 미미하여서(3년동안 1만km를 채우기 벅찼다는...) 이정도의 기름값에 외출을 못하랴는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하지만 환율이 변동될때마다 간접적으로는 일상생활에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공 전 원재료의 수입단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상에서 소비하는 거의 대부분의 소비재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또한 경기가 계속 침체시기를 걷게되면(벌써 몇년째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고 연일 보도되고 있을뿐이고...) 당장은 아니지만 자산가치의 하락, 가용소비능력 하락등으로 개개인의 현재, 미래가 더욱 팍팍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다시 경제를 부양시키기위해 돌입모드에 들어간 통화전쟁.
어떻게 하면 zero-sum이 아닌 모두가 win-win할 수 있을까.

 

어려워보이지만 읽어보면 흥미진진한 책. 두껍다보니 읽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는 걸 빼면 경제를 잘모르는 사람에게도 정말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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