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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평점 :
작년에 보고싶어 대출받았다가, 보지못하고 반납했다가 드디어 내손에 온 책이다. 딱히 공부의 목적 없이 다분야의 책을 읽을때 제일 반가운 책 중 하나가 심리학에 관련된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고찰하고 주변인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기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스눕(snoop)이라는 영어단어를 찾아보면 '훔쳐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이것이 관음증(voyeurism)과는 어떻게 다를까? 병적인 집착으로 특정인의 사생활-특히 성적인 부분-을 훔쳐보는 것을 관음증이라고 정의한다면 스누핑은 사무실이나 침실같은 개인공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볼수 있을 것 같다.
회사에서 주변사람들의 책상을 보면 대강 그 사람의 성격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책상은 깔끔해도 서랍을 열어봤들때 뜨악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분명 외모는 말끔한데 책상위나 서랍이 왜 저모양이지 싶은 사람들도 보인다. 반면 털털할줄 알았던 남편은 같이 살아보니 정리의 달인이었다. 근본적으로 어지르지 않는 스타일이랄까. 남편의 서랍을 열어보면 내 서랍보다 훨씬 더 잘 정리되어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렇다고 깨끗한 스타일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깔끔해야하는 부분들이 개인의 성향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장난감방은 장난감 수납을 대충해도 그닥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아마 정리해줘도 다시 어질러지다보니 포기해버린 것도 같다) 남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싱크대 수납장이나 박스안까지 가끔은 분리 수납을 해주는 내 모습에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 아무리 털털한 척해도 남들도 알고 있겠지만 나는 상당히 피곤한 스타일이었던거다.
사무실이나 집의 개인공간 이외에도 블로그나 SNS를 통해 드러나는 개인성향에 대한 부분을 보고 내가 블로깅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적으로 조금 더 친하게 지낸 지인들을 제외하고 나는 굳이 블로그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회사의 상사가 나의 블로그를 들여다본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는 아예 이용하고 있지 않다. 오래전 싸이월드가 한참 유행할 때에도 적당히 사진을 공개하고 친구들과 파도를 다다가 적당한 시점에 그만두었다. 즉 블로그를 통해 노출을 꺼리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성향에 대해 스스로도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만두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는 또 어떻게 하면 '파워블로거'가 될수 있을까 하는 궁리를 하기도 하니 정말 아이러니하다.
책에서...
p120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해보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그 즉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것은 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p209
자신의 본질을 가장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원래 성격은 지속적으로 외부로 표출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p217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보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와는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p318
뼛속까지 정리정돈이 깊게 밴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지라도, 제자리에 놓지 않는 이상 마음이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p343
그 사람이 고독과 명상의 순간을 꿈꾸지만 실제로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우리는 끊임없이 성격이 이끄는 대로 생활습관을 만들기 때문이다.
(중략)
이제까지 해온 생활습관을 크게 바꾸지 않고서는 매일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