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책 - 읽기만 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김경윤 지음 / 오도스(odos)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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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은 쉽다. 엄청난 조사를 통해 써 놓은 글을 그저 머릿속에 담기는 정말 쉽다. 그런데 그것을 남한테 설명하려고 하면 참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본 것을 전달만 하는데에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무언가를 남에게 설명하기 위해 그것도 글로 남기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활자로 남기 때문에 간단한 대화나 통화와는 다르게 전체적인 문단 구성을 신경써야 하고 오타나 맞춤법도 틀려서는 안된다. 그런 단순한 것을 떠나서 하얀 종이에 검은 글씨를 채우는 일은 정말 어렵다.

책을 한 권이라도 써보면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지를. 책을 쓰다 보면 자기가 진짜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단편적인 생각들을 모아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자기 생각을 펼치는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진정한 자기계발은 바로 ‘책 쓰기’로 완성된다. 

나도 브런치에도 글을 써보고 글쓰기 모임도 참석하면서 글을 써봤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일을 글로 쓰는 일은 정말 어렵다. 지난번에 고속도로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의 이야기를 소설로 구성을 해봤는데, 심지어 그 사람이 차에 치여 사망했을때, 경찰이 오는지 구급차가 먼저 오는지 추후 처리는 어떻게 되는지 뺑소니였던 경우 시신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이러한 실질적인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해서 많은 자료조사를 해야 했다. 

내가 겪어 본 일이 아닌 이상 그것을 쓰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을 쓰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료 조사와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소설가나 작가는 자료 조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 글쓰기 방법으로는 여행 에세이를 구상했다. 이건 내가 다녀온 일이니까 조금 나았다. 하지만 여행가서 느낀 것들 중에 불확실한 일이나 사실이 아닌 일, 내가 오해 한 일들을 찾아내서 현실과 맞게 다듬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다. 힘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내가 발전된다는 것이 느껴진다. 내 경험을 가공하고 기록하는 동안 그 것이 머릿속에서 더 커지고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이 좋았다.

언젠가는 책을 내는 것이 꿈인 나는 내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고민을 조금 해봤다.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 여행기는 사람들을 궁금하게 해주는 모험담이나 경험담 같은 것을 쓰고 있는데, 약간 조회수 욕심이 있는 건 사실이라 자꾸 자극적이고 다음이 궁금하게 써나가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내가 원하는 길인가 헷갈린다. 그런데, 요즘 에세이들을 많이 읽었더니 또 내 얘기를 막 쓰고 싶은 거다. 예를 들어 나는 힘이 없을 때 샤워를 하면 힘이 나는 사람입니다. 이런거. 아무 쓸모 없는데, 내 이야기. 아무래도 나는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며 내 얘기를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정의하고 그 것들에 대해 써내려가는 과정을 통해 자기애가 점점 강해지는 듯한 생각이 든다.

1년에 2권씩 13년 동안 책을 썼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나는 항상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이어폰 줄은 왜 3.5파이가 된거야? 하면 응, 그건 말이야 생산할 때 3.5파이 정도로 하는게 가장 수율이 높았고, 접촉성이 높았기 때문이야. (근거 없는 뻥)
​이런거다. 그래서 처음 여행 에세이를 쓸 때에 고수 내용을 쓸 때에 고수의 유전자적 성향에 따라 냄새를 맡는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썼다. (사실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일들을 잘 엮어서 남들이 궁금할 만한 책을 언젠간 쓸 수 있을 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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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살의 - JM북스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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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지? 내 손에는 칼이 들려져있고 눈 앞에는 죽은 남자의 시체가 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경찰에 신고를 한다. 내가 사람을 죽였노라고. 그 상태로 정신을 잃고만다.
 
눈을 떠보니 병원인듯하다. 학교에 가야하는데.. 엄마와 아빠한테 혼날텐데. 그런데 사람들이 나에게 뭘 자꾸 묻는다. 신고한 것이 기억나느냐고, 이상하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사가 손목의 팔찌를 보라고 말한다. 
'기억장애가 있어 치료중입니다'
라는 문장과 내 이름이 쓰여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집에가야한다고 말한다. 형사인 듯 한 사람이 말한다. 마유코씨는 부모님을 살해한 범인을 칼로 살해했으며 지금 당신은 40살이라고.

뭐라고? 난 고등학생인데, 게다가 내 나이는 17살인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나는 부모님이 살해당한 뒤로  교통사고가 난 뒤로 기억장애를 앓게되었으며 내 기억은 몇십분이 고작이라고 한다. 오래된 기억은 기억나는 것도 있지만 흐름이 기억나지 않고 내가 왜 여기있는지도 모르겠고 누군지도 모르겠고 20년이나 같이 살았다는 남편은 왜 와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유코는 부모님을 살해한 용의자가 가석방된 후, 그를 살해한 혐의로 자수로 인해 체포되었다. 하지만 기억 장애로 인해서 자백을 하는 것도 진술을 하는것도 매일 어렵다. 심지어 매일 유치장에서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정황 증거가 마유코를 가리키는 가운데 이상하게도 알리바이가 뚜렷한 남편이 점점 수상해지는 가운데, 마유코는 남편이 죽이고 자신을 시켰다는 기억이 되돌아오고, 남편은 경찰에게 쫓기게 되는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결론은 가히 충격적이다. 기억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의 마음이 얼마가 답답할지 잘 느껴졌고, 박진감과 속도감도 넘쳐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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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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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보아도 아름답고 반짝거리는 신혼생활. 남들이 보기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아내 에리는 남편이 출근을 하기 시작하면 집안 곳곳을 뒤지고 통장이나 서류들을 탐색한다. 그리고 남편이 돌아오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맞이하는 것이다. 이런 그들에게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어느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남편이 죽었다고. 
그 전화를 받고 얼마나 놀랐을까? 하지만 남편이 죽은 일뿐만 아니라 놀랄일은 널려있었다. 바로 살해당했다는 것. 게다가 남편을 죽인 유력 용의자가 바로 남편이 사기를 친 사람이었다는 것! 매일 성실히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던 남편이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고 누가 봐도 허접하기 짝이없는 사무실을 차려서 사기를 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되니 너무 황망하다. 그 와중에 남편의 유력 살인 용의자 히데오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되고, 사키코는 삶이 너무 비극적인 나머지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에리'와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어이없는 사고로 인해 사키코는 살아남고 에리만 세상을 떠나게 된다. 에리는 죽기 전 신변정리를 마치고 신분증과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물건을 가져왔기에 .. 사키코는 에리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성형수술을 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히데오의 주변에 접근해서 결국 남편을 죽인 용의자 히데오와 결혼에 성공한다. 히데오를 언제 죽일까 매일 고민과 계획을 세우고 있는 에리는 이상하게도 점차 마음이 흔들리면서 살인을 점점 미루게 되고.. 히데오의 태도 또한 에리에게 의심을 품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반전은 독자의 뒷통수를 크게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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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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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곳에서 우리는 구간을 나눈다. 비행기는 비스니스석, 이코노미석. 게임에서 유료 회원, 무료 회원. 위 아래로 나눠져있는 이 공간에서 아래에 있는 사람은 위로 올라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무나 위로 올라갈 수는 없다. 2배 쾌적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2배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지불해야 한다. 명품 가방이 수십배, 수백배 비싸다고 제품의 완성도가 그것에 달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조금만 비용을 추가해도 이용가능하다면 그것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감히 올라가지 못할 나무로 만들어 놓아야 그 자리의 고귀함이 유지된다. 유튜브나 블로그의 글을 보면 힘들게 마일리지를 모아서 퍼스트 클래스에 탄 경험을 상세히 풀어낸 영상이나 글이 많다. 그냥 좋은 자리에 한 번쯤 탄 것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을정도로 상세히 리뷰한다. 그렇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플렉스'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쾌락과 사치를 위해 그 돈을 지불하기엔 보통 사람에게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퍼스트 클래스나 명품백 정도는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어떻게든 손에 쥐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슈퍼카, 한강이 보이는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평범한 사람은 아예 평생을 노력해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쳐다보지도 못한다. 우리는 대신 모바일 게임에서 유료 회원 패키지를 가입하면서 비주류 사회에서 주류 사회로 들어가는 기분을 간접 경험하기도 한다.


스노볼은 바로 슈퍼카나 주상 복합 아파트와 모바일 유료 게임의 사이의 간극을 잘 조정한 배경이다. 영하 41도의 스노볼 밖은 너무도 춥고 힘들지만 그 안에 들어가면 자신의 모든 삶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그렇다고 공개하고 싶다고 누구나 스노볼 안에 들어갈 수는 없다. 스노볼 안의 슈퍼스타와 같은 한 여자의 자살로 인해 닮은 외모로 그 안에 입성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왜 모든 걸 가진 그 여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남들이 보기엔 부족할 것이 없는 그 삶을 왜 내려놨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삶은 적당한 결핍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너무도 치명적인 기본적 가치를 해결할 수 없는 결핍은 삶을 좀 먹기도 한다. 위 아래 세상의 거리를 스노볼이라는 아름다운 물건으로 그려낸 이 책을 한 번 열면 그 몽환적인 세계에 빠져들어 잠시 여행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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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쓸모 많은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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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뇌구조는 어떻게 다를까?로 시작한 책이다.

잠잘 때 수업 시간에 녹음한 내용을 틀어놓으면 머릿속에 쌓인다는 소문을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녀에게 외국어를 공부시키려는 부모가 많다. 그들은 그저 아이들에게 언어를 노출만 시켜도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아이들이 자동으로 언어 신호에서 통계적인 규칙성을 잘 찾아낸다면, 새로운 신호를 꾸준히 노출만 시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어를 수동적으로 노출하기말 해서는 별 효과가 없다. 실제로 외국어 학습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은 언어 습득의 기본이다.

영어 실력을 높이고 싶은 당신이 집에다가 습관적으로 미드나 영어 라디오를 틀어놓고, 퇴근길에 영어 방송을 듣는다고 해도 아쉽게도 별 소득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어떻게는 도움이 되겠지, 어떻게든 조금은 늘겠지. 물론 아주 효과가 0인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듣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고 다른 일을 할 때 그 소리가 거슬리기도 하고, 결국 시간 투자를 한 것에 비해서는 별다른 쓸모가 없었다.

이중 언어를 쓰는 뇌는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대해서도 알아 볼 수 있다. 그 들은 여러 단어를 받아들이며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멀티태스킹 작업에도 능숙하게 된다. 아무래도 내 자녀에게는 한국어와 다른 언어를 쓰는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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