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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시터
원장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원장경 작가의 소설 『베이비시터』는 섬뜩하면서도 심리적인 긴장감이 가득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사건 전개에 그치지 않고 인간 본성과 악의 기원을 질문하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어 더욱 인상 깊다. 주인공 인주해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부유한 부부의 집에서 베이비시터 일을 맡게 된다. 그러나 그 집에서 돌보게 된 아이 소혁우는 어딘가 이상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행동은 점점 더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다. 아이의 부모 역시 겉보기엔 친절하지만, 어딘가 믿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는 폐쇄된 공간인 대저택을 배경으로 인간의 불안과 공포를 효과적으로 끌어내며, 점점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특히 주해가 느끼는 심리적 불안과 갈등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독자의 몰입감을 높인다.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 현실감 있게 그려지며, 특히 소혁우라는 인물은 어린아이답지 않은 차가움과 이중적인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결말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세 가지의 다른 결말을 제시하며, 독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작품을 읽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각각의 결말은 인간의 본성과 선택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하며, 그 안에서 독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베이비시터』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아이의 순수성 뒤에 숨겨진 잔혹성과,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이라는 존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지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선하게 태어나는가, 악하게 태어나는가? 혹은, 악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가? 이처럼 작품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서 철학적인 사유의 장을 열어준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장면들,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 덕분에 이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베이비시터』는 단순히 긴장감 넘치는 전개만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깊은 메시지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작이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인간 심리와 본성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