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김재용 지음, 소보로 사진 / 가디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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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세상 이야기들을 꼰대의 잔소리라고 치부하며 잘 듣지 않은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역시 최근에 결혼을 해서 일까?

얼마전 회사에서 본부장급의 상사와 티타임을 가지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라떼는 말이야나 시전하면서 쓸모없는 잔소리만 듣겠지라고 삐딱한 마음으로 참석한 나는 많이 놀랐다. 그 아저씨가 말하는 말이 생각보다 머리에 잘 박히는 맞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대강 요약하면 무엇이든 시도하라고, 그리고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라고 하는 얘기였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일은 사회 생활도 가정 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작가님도 이야기하고 있다. 결혼을 하면 왜 싸우게 되는 것인가?  오랫동안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살아온 두 명이 24시간을 공유하는 삶을 살다보니 여기 부딪히고 저기 부딪히기 마련이다.

먼저 살아본 사람의 삶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이자 작가님은 결혼하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신의 말들을 모아 진심을 담아 출판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출간한 책인가 했는데 이미 여러권 내신 프로 작가님이다. 가부장적 사고가 도사리던 과거에 시어머니와 남편의 가족을 모시고 살면서 삶의 힘듦과 고난을 글로 풀어오면서 살아온 내용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몇몇부분은 잔소리 같아서 듣기 싫기도 하는 거보니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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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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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늘 어렵다.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갈등이 줄어들텐데 싶다가도 내 마음도 나는 잘 모르면서 어쩌자는 것인가 싶다.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우리는 행복을 느끼지만 동시에 슬픔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과 이야기를 해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괴로워질 때면 차라리 혼자가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적 고리를 끊지 못하는 우리는 혼자를 더 못 견뎌한다. 가끔은 군중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도 외로워지면 괴로워하는 게 우리 아닌가.



관계를 지속하는 일이 어렵다고 우리는 그 관계를 저버릴 수는 없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바라고 요구하도록 배선된 존재이다. 문제가 생긴다면 정면으로 돌파할 수도 있고 약간 뒤로 물러나서 관망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불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연결에 손을 뻗어야 성장하고 충분히 괜찮은 상태에 접어들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연결되는지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은 서로를 외면하고 모른척 하는 침묵이 아니라 불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다.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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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포근포근 에디션)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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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다는 말이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릴 때가 많을 정도로 나는 예민한 편이다.

그 와중에 감정의 변화조차 격정적이기 때문에 늘 나는 나의 성격을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흔히 말하는 쿨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 고민해왔고 그에 관한 많은 책들도 읽었다.

늘 비슷한 이야기만 하는 자기계발서들에 질려가는 무렵 마음 치유를 해주는 책을 만난 기분이다.

예민한 성격은 타고 난 것이고 그걸 어떻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낙숫물이 언젠가 돌을 뚫듯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다고 자만해왔다.

자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이러한 일은 해결이라는 말도 부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타인은 바꾸려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만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왔던 나는 도대체 왜 나 자신은 바꾸려고 했던 것인가 생각해보면 타인보다는 나는 나를 더 잘 알고 있으니 이해할 수 있다 고로 바꿀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모든것을 뜯어고치려 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종종 산만해지고 우선순위를 잘 정하지 못해 쓸모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있다. 작가는 그런 시간 조차도 차라리 편하게 쓸데없는 일을 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게 낫다고 한다. 그냥, 쓸모없는 일을 할 만큼의 시간을 더 확보하면 그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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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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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과 의사인 작가님은 병원 이름을 지을 때 행복이나 위로같은 흔하지만 모두에게 줄 수는 없는 것들을 제외하고 여러가지를 고민하다보니 본인의 이름을 넣은 병원을 개업했다고 말하면서 책이 시작된다.

정신의학과는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 의사의 이름을 넣은게 가장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말은 잘 생각해보니까 위로나 행복같은 추상적인 목표를 확실하게 이룰수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본인의 역량으로 최대한 성실히 의사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이 책은 정신의학과 상담을 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김병수 작가님의 생각이 버무러져서 시너지를 이루어 낸다.

몇가지 생각나는 부분은 삶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를 너무 미워하지 말자는 부분인데,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있고 가끔은 너무 쉽게 잘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에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는 일이다.나도 온 힘을 다해 간절히 보고 될 것 같은 면접에서는 그냥 떨어지고 대충 마음을 비우고 마구 본 면접에서는 합격해 이직한 적이 있는데, 세상 일은 나만의 역량으로만 해쳐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삶이 편해진다는 점에서 공감이 된다.

또한 책으로 마음을 쓰다듬고 싶을 때는 심리학 책보다는 고전이나 소설을 보는 것이 방법이라는 내용도 참 좋았다. 허구를 통해 진실한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이런 삶을 읽다보면 나도 어떻게 살아야겠다 싶기도하고 여러가지 얻는 것이 생기니 말이다. 그동안 소설을 읽는 기분을 설명하기 어려운 적이 있었는데 이런 기분도 있었다.

김병수 작가의 본업은 의사이지만 글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여기저기 잘 묻어나서 좋았다. 그래서 이런 책도 낸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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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나온 여자 - 양선희 작품집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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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나온 여자'와 몇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가 말한 유명한 대사를 차용한 제목으로, 실제로 이 소설 속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첫 대사 부터가 '나는 이대 나온 여자다'라고 시작한다. 여대에서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 '이대' 출신의 주인공은 아파트에서 영어과외를 하면서 혼자 딸을 키우고 있다. 그녀가 일하는 교습학원의 원장은 그녀의 출신 대학에 흡족했고, 동네 아줌마들은 그녀가 '이대' 출신이기에 과외를 맡기면서도 영화 '타짜'를 보면서 '자기도 이대 나왔지? 호호' 라면서 가볍게 농담하듯이 얘기하는 것을 보아 '이대'의 위상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견해는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 같다.

소설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을 활용하자면 그녀는 정말 말도 못하게 뚱뚱하다. 처음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것을 알아챌 수 없지만, 소파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딸이 한심하게 바라보는 모습, 몸을 일으키기가 무겁고 힘들다는 묘사를 시작으로는 직접적으로 거울을 보면 엄청나게 커진 내가 서있다, 딸의 직접적인 묘사로 '엄마는 왜 그렇게 뚱뚱해?'라는 대사로 알아챌 수 가 있다.

아마 동네 아줌마들의 약간의 무시가 섞인 대화는 그녀의 몸매를 표현하는 듯하다. 어느날 무언가에 홀려 이대 앞 자주 가던 분식집을 10년만에 간 그녀는 3인분을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교정에서 우연히 동창을 만난다.

'너 행복하지 않구나, 행복한 사람은 이렇게 뚱뚱해지지 않아.' 라는 대사로 그녀의 뚱뚱함에 우울함을 더해 준다.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온 그녀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가만히 누워지내 본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배가 고픈 적이 없었다. 늘 배가 고파지기 전에 음식을 욱여 넣고, 먹고 또 먹었다.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공허함을 음식으로 채웠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집안의 모든 간식을 비워버리고 자신의 삶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짧은 단편이지만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간접적과 직접적으로 잘 어우러져서 세련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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