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기
안채윤 지음 / 안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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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기] : 안채윤

산다는 것은 뭘까?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냥 이렇게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쉬고 있어도
사는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세상에 아직 그런 책이 없다면. 당신이 직접 써야 한다." 토니 모리슨의 말이 인생을 바꾼 한마디가 된 안채윤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 삶의 한 고비를 지나가는 한 소년의 1년간 기록을 담은 이야기다.

자살 시도를 한 준경은 쌍둥이 형 준희의 등에 업힌 채 미수에 그친다. 그렇게 계획에 없던 18세의 삶을 살게 되는 준경은 나름대로 취미도 찾으면서 잘 지내보려고 하지만 어느 날 도서관에서 한번 만난 여자 아이의 자살을 직접 목격하게 되고 첫 사랑을 만나면서 조금씩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쌍둥이 형 준희는 뭐든 잘 하는 학생, 자살시도를 하는 동생 준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동생의 자살을 막았고 앞으로도 동생을 챙기며 자신의 인생 계획되로 잘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보고싶었던 안젤라 윤의 콘서트를 가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콘서트 하루 전 날 안젤라 윤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무너져버리고 만다.

두 형제가 겪게 되는 18세의 소년기. 청소년기의 혼란과 고뇌를 그려낸 책으로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누구나 겪어던 질풍노도의 그 시기에 느낀 복잡한 감정과 경험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잘 다루어 내며 방황하는 이들에게 성장통을 이겨낼 수 있게 응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하다.

가만히 두면 알아서 지나갈 일인데.
마치 그것이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져서 숱하게 괴로워했던 그때의 순간들과 결과적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던 그때의 무수한 선택들.
지금 이 순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당장 내일에도 제일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살면서 제일 중요한 일은 얼마든지 새롭게 생긼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 그게 무엇이든 너무 목숨까지 걸어가며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질풍노도의 시기들. - 작가의 말 중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면 앞으로 이 시기가 찾아올 아이들과 함께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그 시절을 마음껏 사랑할 수 있게 응원해 주면 좋겠다.

그래서 소중한 거야 소년기가. 한 번 지나가면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걸.. 그러니 사랑해줘, 너의 시절을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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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내가 차려 준 밥상 매드앤미러 2
구한나리.신진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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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내가 차려 준 밥상] : 구한나리, 신진오

공통 한 줄: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사라진 아내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매드앤미러 프로젝트.매드앤미러 프로젝트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의 프로젝트이다.

「삼인상」 구한나리
어떠한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마을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위한 식사를 끼니마다 챙겨야만 한다. 묏맡골에는 ‘삼인상’이라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혼자서 밥을 먹을 때는 상을 차리면 안 되고, 두 사람 이상이 밥을 먹을 때는 반드시 상을 차리되 삼인상의 그릇을 함께 올려야 한다. 그래야 이 그릇의 주인인 ‘삼인’이 집을 살피고 지켜 주기 때문이다. 나는 당골의 셋째 딸 현을 사랑해왔고, 당골의 배우자는 대대로 후대 당골의 운명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1년안에 사망한다. 두 사람은 혼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국과 월국 상이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묏맡골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불행이 시작된다.

「매미가 울 때」 신진오
이승도 저승도 아닌, 진한 회색 안개로 뒤덮인 ‘파락’에는 얼굴에 버섯이 피어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아내와 함께 여행 가는 중에 교통사고로 차가 전복된다.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아내와 승희를 구하고, 짙은 회색빛 안개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기괴한 모습을 한 이상한 사람과 마주쳐 도망을 치다가 낡은 절을 발견한다. 그 절의 스님은 이곳이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파락이라고 알려주며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괴물이 되어버리고, 현실로 나가는 문이 하나 있는데 그 문은 단 한 사람만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같은 주제로 전혀 다른 내용의 두 소설은 모두 사랑을 주 소재로 삼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성을 잃기 쉬운 속에서도 끝까지 이타심을 놓지 말라고 말해준다.책 표시는 컬러링북 도안이 있어 색칠하는 재미도 있고 책 속에 미션도 있어 읽는 내내 집중할 수 있어 지루하지가 않다. 미션 덕분에 재독까지 하게 만드는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시리즈. 올 여름 같은 주제, 다른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시원하게 무더위를 이겨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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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아줌마 - 사노 요코 10주기 기념 작품집
사노 요코 지음, 엄혜숙 옮김 / 페이퍼스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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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아줌마] : 사노 요코

일본의 작가, 에세이스트, 그림책 작가.
사노 요코 10주기 기념 미발표 작품집 공개!

10주기 기념 작품집의 타이틀 『언덕 위의 아줌마』 는 극단 ‘엔(円)’ 어린이 무대에서 상연된 전설의 ‘어린이를 위한 연극’ 〈언덕 위의 아줌마〉의 희곡 제목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집은 사노 요코의 찐팬이자 그녀의 그림책을 여러 권 국내에 소개한 엄혜숙 작가가 번역을 맡았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부터, 초현실적이고 신비한 짧은 소설, 소녀시대부터 가난하기 짝이 없던 무사시노 미술대학 시절, 베를린 유학시절 이야기를 쓴 에세이, 사노 요코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나의 복장 변천사」,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사노 요코의 희곡 「언덕 위의 아줌마」,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와의 연애 및 결혼 에피소드까지, 사노 요코의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다채로운 매력의 작품들이 이 한 권의 책에 모두 담겨 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지 못한 여러 사람들의 감정을 대변하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변하는 주인공 ‘언덕 위의 아줌마’는 여신의 풍모를 지닌 인물이다. 아줌마의 감정이 변하면, 언덕 아랫마을의 날씨가 변하는데 이 아줌마는 전쟁 때문에 남편을 잃고, 사랑하는 아기까지 잃은 슬픈 사연을 지니고 있었다. 장난꾸러기 남자아이 루루 덕분에 아줌마는 무지개를 만들 수 있게 되고, 슬픈 사연을 지닌 영혼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넘으로써 아줌마는 자기의 감정만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루루는 확실히 마음속에 여러 가지 날씨를 가득 품고 있어. 벼락도 치게 하고, 눈도 내리게 하고. 조금 전에도 분명히 강아지 때문에 울었잖아. 그게 기분이라는 거야. - p.247

희곡을 책으로 만나보다니, 생소한 느낌이지만 읽다보면 장면 하나하나를 떠울릴 수 있다. 정말 무심한 듯 섬세하고 까칠한 듯 다정한 글을 읽고 있으면 끝없는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보면 볼수록 새로운 것이 발견되는 에세이, 그동안 사노 요코의 다정한 시크함은 수없이 알려졌지만 이 책에서는 그간 접하지 못한 작가님의 미공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는 그렇게 가난했는데도 미래에 대한 확실한 희망과 포부를 품고 있었다. 그런 시대를 살았다.
그 가난은 얼마나 행복한 가난인가. 그리고 세월은 꿈결에 지나 갔고, 우리는 이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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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
서용상.양승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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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 : 서용상, 양승희

지금 파리에서 가장 핫한 빵집이 궁금하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봉마르셰 백화점과 뤽상부르 공원 사이에 위치한 부촌, 파리 6구 생 플라시드 거리에 위치한 밀레앙. 빵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파리 한복판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서용상 셰프는 22년 전,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 제과제빵 유학을 와서, 파리 최초로 한국인 빵집을 열었다. 그리고 프랑스 제과제빵 콩쿠르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나이 서른에 빵을 배운 늦깎이 제빵사가
파리에 최초로 한국인 빵집을 열고
빵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최고의 불랑제로 우뚝 서기까지
눈물과 감동의 인생 드라마!

한국인이 만드는 프라스 빵, 대회를 나가서 1등을 하신 서용상 제빵사님과 그의 아내분 양승희님의 치열한 20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 책은 라디오 틀어 놓은 듯 편안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고 제빵사의 하루를 상세히 엿볼 수 있다. 서용상 제빵사는 철학을 전공했고 신학 대학원을 다니다가 제빵사의 길로 들어서면서 험난하고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프랑스로 떠나기 전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새벽부터 시작되는 고된 제빵의 일을 책을 읽는 매 순간 응원하게 된다. 양승희님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1년의 안식년, 다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하며 현재의 밀레앙을 오픈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더욱 감동을 준다.

"빵이 오가는 그 짧은 사이, 오늘 있었던 일이나 생각, 기쁨과 슬픔, 분노와 위로 등 삶의 소소한 감정을 서로 나눈다." - p.125

"빵은 유일하게 나와 외부 세계를 이어 주는 존재다. 오늘 내가 만든 빵에는 내 열정도 담겨 있고, 내 감정도 담겨 있고, 삶의 여러 굴곡 또한 그 안에 있다." - p.173

밀레앙을 운영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어서 너무 다행인 책, 그들의 삶은 마치 한 편의 소설과도 같다. 어렵고 힘든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며 버텨왔는지 책 한 권으로 다 알수는 없지만 그들의 없었더라면 맛있는 플랑을 먹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언젠가는 프랑스에서 줄서서 꼭 먹어봐야지, 오늘도 맛있는 책으로 행복을 주는 남해의봄날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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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 월트 휘트먼 시집
월트 휘트먼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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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 월트 휘트먼

미국의 국민시인, 스스로를 '미국인, 한 야성적 사나이, 하나의 우주'라고 정의내리며 미국의 정신을 잘 대변해주는,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인정 받는 월트 휘트먼의 시집이다. 다른 휘트먼의 시집과는 달리 각 시군의 특징을 모두 엿볼 수 있게 고루 시를 선별하여 엮은 시집으로 시인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미국문학의 지평을 바꾼 「나 자신의 노래」
“나 자신”을 벗어나 “나 자신”을 찾는 역설적인 여행

휘트먼이 강조한 선과 삭에 대한 선입관과 학습된 지식을 초월한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휘트먼의 시는 감성적이고 정치적이다. 미국인이 어떤 나라를 만들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200년 전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함 속에서 따뜻함을 찾을 수 있다. 헤르만 헤세, 버니지아 울프, 토마스 만, 오스카 와이들, 마를린 먼로, 정지용 시인 등 전 세계 문학가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랑받은 월트 휘트먼.

이 시집을 통해 위대하고 멋진 시인 월트 휘트먼을 알게 되었고 삶에 대한 솔직함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금서가 되기도 했던 그의 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와 정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때로는 강렬하게, 떄로는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사랑을 말한다. 순수함 속에서 찾은 자유, 긍정하는 힘,삶의 진실을 생생히 전달하는 휘트먼의 시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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