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오야뷰 하루히코 대상 수상작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에 가족애가 겸비된 약간 독특한 장르다.

 

 주인공 료스케는 애견까페를 운영하는 미혼남이다. 아버지가 중병에 걸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여자친구

 지에도 갑자기 떠나는 안좋은 사건들이 연일 겹치면서 슬픔과 혼란스런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중 아버지 집에 들렀다가 우연히

 아버지 서재의 서랍장이 열려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안에서 숫자 1부터 4까지 적힌 4권의 종이뭉치들과 머리카락이 담긴 핸드백을

 발견한다. 1권부터 읽어내려면서 그의 삶은 전과는 분명 다르다는걸 어렴풋 느낀다.

 그 안의 내용은 바로 누군가가 일기형식으로 써내려간 살인 고백이었다.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일들이 담담하게 적혀있었다.

 일기뭉치들이 그저 소설인지, 누군가가 쓴 건지, 그렇다면 아버지가, 아님 어머니가 쓴 것인지 료스케는 사건진의를 밝히는 일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속이 울렁거렸다. 마치 일본 공포영화를 볼때처럼. 그리고 살인이유가 전혀 납득이 되지 않고 물론 그 누구도 그럴테지만.

 흥미진진하고 스릴감이 넘치는 건 인정할수밖에 없다. 계속 페이지를 뒤로 넘기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비밀고백도 조심스러운데 그것이 대단히 충격적인것도 모자라 그런 행동의 이유와 감정들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어서

 더 경악스럽다.

 

 상식을 벗어난 것어난 것은 에미코만이 아니었다. 너도 읽었으니 알겠지. 장인도, 장모도, 나도, 읽은 네 명 모두가 사고나

 감각의 깊은 곳이 파손된 것과도 같은 상태였다. 그 비현실적인 상황과 묘하게도 너무나 생생한 고백에 현기증이 일었다.p238

 

 유리고코로는 일기를 쓴 이가 살인할때 느끼는 반짝거림과 환희의 상태를 말하는 본인이 지은 단어이다.

 살인을 하고 유리고코로의 기분을 만끽하지만 나중에 사랑에 빠지고 그 단어와 멀어진다. 사랑이 갖는 치유가 대단하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죄의식이 없는 사람이 후에 가족을 대하는 행동을 보면 사랑을 빼놓고 설명할수가 없다.

 

 일기에 살인에 대한 동기과 감정이 생동감있게 쓰여있지만 왜 인지 전혀 납득할수 없기에 끝까지 읽고도 뭔가 하나 빠뜨리고 읽은

 느낌이 들었다. 살인마들이 배 속에서부터 정해진걸까. 타고나는걸까. 많은 궁금함과 의문들이 떠오른다.

 내용적으로 봤을때 썩 좋은 내용은 아닌데 스릴과 충격의 재미 면에서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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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븐
장정욱 지음 / 책나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돌아가고 싶은 과거로 갈수있다면.. 가고 싶은 년도가 너무 많다.

  책에서처럼 기계가 있다면 일년 365일동안 과거여행만 할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정신 뿐이지만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그리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다.

  미래에 지금보다 상상할수 없을정도로 기술이 발전할테고 기억에 의존한 과거여행이 왠지 가능할꺼 같다.

  이 책처럼 실제 과거가 아니고 기억이 만들어내는 가상세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제 2세계인 노어프로젝트는 정말 독특하다.

  본인은 현실세계에서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신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불과하단 사실은 나름 반전의 재미를 주었다.

 

  현재는 2027년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프로젝트 헤븐이라 불린다.

  걷지못하는 20대 여성 연은 그곳에서만큼은 맘껏 걷고 뛸 수 있다.

  프로젝트에 당첨된 20대 남자 찬 또한 프로젝트 헤븐으로 접속하다 연을 만난다.

  연은 엄마와 헤어진 때인 2008년도를 가기로 선택하는데 그 곳에서 찬을 만난다. 연의 기억속에 존재하지 않은 찬을

  만난것이 이상하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연은 약속 장소인 그린스퀘어에서 하루종일 기다리지면 찬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찬 역시 연을 계속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한다.

 

  시공간을 넘어 죽은자와 산자의 경계를 넘는다는게 절대 가능할것 같지 않다. 그런데 소설에서, 영화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재미와 놀람과 동시에 본래의 상상력의 크기가 더 커지는것 같다.

  요즘 이런류의 영화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책을 보면서 영화 소스코드와 13층이 떠올랐다.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이 진짜일까. 누가 조종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은 현대인의 무력하고 공허한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내 뜻대로 일이 잘 되지 않고 삶이 내 손에서 통제가 불가능할때 애초에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기때문에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과 후회,  이미 돌이킬수 없는 걸 돌이키고 싶은 마음들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마음이다.

 

  별로 길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연과 찬이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장면이 조금 짧았던것 같다.

   이런 sf적인 걸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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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네 - 60년 만에 발견한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베르테 메이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생각한 내용은 아니었다. 안네 프랑크에 대한 숨은 이야기에 대한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은 베르테 메이에르란 여성에 관한 것이다. 베르테는 1938년 생으로 네살때 온 가족이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갔지만

어린 여동생과 단 둘이 살아남은 생존자다.

베르테는 안네 프랑크와 이웃에 살았던 또래 친구였다. 그녀는 여동생 폴리와 안네, 안네의 언니 마르고와 함께 베르겐 벨젠수용소에서 보냈다.

내가 알고있던거와 달리 안네는 가스실에서 죽은게 아니라 병으로 죽었다.

악독하기로 소문난 베르겐 벨젠의 막사는 잔혹하고 끔찍하다. 산 사람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내먹는 사람도 있고, 베르테와 안네

같은 고아들은 시체들 더미 사이에서 시간을 보냈다.

베르테는 안네가 매우 상냥하고 말을 잘하는 아이로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늘 동화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훗날 이런 의문이 종종 들었다. 안네가 그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더라면 저널리스트나 전문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안네의 일기 속편은 어쩌면 완전히 다르게 쓰였을지 모른다. 낙천적인 면이 줄어들고 회의적인 면이 더 많아졌으리라.

 

베르테는 수용소에서 나온 뒤 그 곳에서의 경험을 언급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였다. 심지어 거의 최근까지. 살아남은 친척들도, 고아원 학교의 친구들도 모두가 그 이야기를 꺼렸다. 본인은 말하고 싶어도 그런 분위기때문에 속으로 누르고 압박해 왔고 그것이 스트레스와 병으로 왔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생존자들도 어디가서 속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하면서 살고 있었다.

 

베르테는 그때의 사건이 생존자의 남은 삶 평생에 미친 영향에 대해 말하고 싶었기에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리고 그 날들을 기억하는 몇 남지 않은 생존자이기도 했다.

아주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고아원, 이십대, 가족, 결혼, 종교, 학업, 연애, 일등 소소한 기억들까지 꺼내 담담하고 세세하게 고백하는 그녀 삶의 이야기이다.

그 내용중에 정신적 외상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수용소로 끌려갈때 탔던 기차는 인원초과로 발 디딜틈이 없었고 주변에 배설물 천지였는데 그 기억때문에 버스나 비행기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 할때마다 과호흡증후군이 온다. 그럴때마다 발룸이라는 약을 먹고 제정신이 아닌 몽롱한 상태에서 이용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부모가 죽었다는 사실을 맘 어딘가에 눌러놓고 고아원 문 앞에서 부모님이 찾아오길 기다렸다. 부모의 사망을 받아들이고 여동생과 자신의 삶을 홀로 책임져야 하는 고독함과 외로움에 시달리고, 유대인 추모식마다 찾아오는 슬픈 감정과 과호흡 증후군때문에 거의 평생을 고생한다.

또한 더러운 막사에서 얻은 바이러스가 훗날 문제가 되어 몸의 건강도 헤쳤다.

 

하지만 정말 다행이면서 놀라운 것중에 하나가 유대인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과 후원이다.

끔찍한 집단 학살을 겪고도 살아남은 고아생존자들을 고아원 학교에 보내어 스위스 명문학교 부럽지 않은 교육을 시켜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살던 네덜란드의 라렌 지역에는 예술가들이 많았다. 시인, 작가, 화가, 건축가 등등 예술가들과 어울리면서 나중에 예술학교에 들어가고 성인이 되어서도 예술분야계의 사람들과 어울린다.

그때 배워두었던 사진 기술, 글 솜씨 등을 살려 푸드스타일리스로 활동한다. 수용소에서 죽는것보다 무서운게 배고픔이라는 걸

단단히 깨달았기 때문에 먹는 거에 대해 유독 많은 관심을 가졌다. 지금도 대형 냉장고에 엄청나게 많은 음식재료들이 항상 가득 차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생존자들은 스스로 위안삼는 모습을 보여준다. 베르테의 이모는 항상 호화보석과 모피에 집착하고, 첫번째 남편은 날마다 술에 취해 있다. 각자대로 나름의 외상들의 짐을 지우고 위로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이 인상적이었다. 70대에 접어든 베르테는 여전히 그 공포와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신을 본다.

 

이번이야말로 나의 과거와 화해할 기회라고 내게 다짐하듯 말했던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화해는 없다. 내가 죽는 날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p382

 

안네프랑크는 베르테와 같은 동네에 비슷한 또래인데다 같은 벨젠 수용소에 있었다. 아마 그녀가 살았더라면 같은 베르트흐스티흥티의 고아원 학교에 갔을 것이다. 베르테의 삶에서 안네를 그려볼수 있다는게 책의 의도라 생각한다. 아마 안네도 정신적 외상으로 고통받는 삶을 피해갈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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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
손승휘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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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병천의 시골마을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던 그녀에게 여선교사를 따라 공주로 공부하러 갈 기회를 얻는다.

 공주까지 가는 그 길을 설레임으로 힘든 줄도 모르고 꼬박 하루 걸려서 걷는다.

 그녀는 일본이 나라를 점령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잘못한것도 없는데 일본순사의 눈치를 보고, 동네 처녀가 일본인들에게

 겁탈당하고 죽을뻔한 모습도 보았다.

 공주에서 공부하는 오빠의 예전과 다른 어두운 모습을 보았을떄 그녀의 마음에서 한줄기의 의문이 자라나기 시작하고 훗날 독립만세운동 의 계기 중 하나가 된다.

 

 학업을 마치고 선교사의 배려로 경성의 이화학당으로 가게된다. 우연히 일본에서 유학하던 증모라는 학생과 친분을 갖게되고 그 곳에서 익현이라는 남학생을 만나게된다. 익현의 집을 중심으로 이들이 모여서 독립운동에 관한 일을 모의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예정이니 우리 학생들은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 운동을 펼치자는 계획이다.

그녀는 그 계획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그런 일이 어떤 중요함을 갖는지 알지도 못했고 약간은 두려웠기 때문이다.

 

 소설은 보통 여자로서의 유관순을 그려놓았다.

 전에는 특별한 애국심으로 무장한 독립운동가로서 두려움이 없는 남다른 여자로 다가왔다.

 하지만 소설은 여리디 여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앳띤 여학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애국심과 신념으로 둘러싼 그녀가 아니었다. 끔찍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차디찬 감옥에서 견디면서도 내가 무엇을 위해

 죽는건지, 나에게 애국심은 있는건지 확신하지 못한다.

 일본때문에 어두워지고 병약해진 오빠의 모습때문에 영향을 받아 일본을 미워하게 되었고 부모님과 주변사람들 마저 그들에

 의해 총에 맞아 죽고 일본과 싸워야 한다는 투지와 증오심으로 모든 걸 견대냈다.

 책에 나온 유관순이 겪는 고문은 정말 끔찍하고 처참하다. 대나무 침을 손톱밑에 넣거나 7월 뙤양볕 아래에 몸을 못움직이게 틀에

 고정해 놓는 고문을 견디면서 차라리 미리 자살을 할걸 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

 

 "전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일하기에는 너무 약해요. 무섭고."

 "괜찮아....... 아무 생각 말고 살아남아라. 살아남는게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하렴."p385

 

  결국 감옥에서 억울한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찬 시멘트 바닥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누구보다 살고 싶었고 한국을 위해 힘쓰고 싶어한 그녀가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서 죽고 만 것이 너무 안타깝다.

  지금 나라가 독립해 국가로 서기까지 이렇게 작고 약한이들의 피와 눈물이 있기에 가능한거라 다시 생각해본다. 

  두려움 가운데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태극기를 나르고 앞장서서 흔든 용기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 담대하다.

  일본에 붙어 한국인의 고문을 담당한 비겁한 사람들만 있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을텐니까 말이다.

 

  내가 본 한련화는 햇빛을 듬뿍받아 빛을 머금은 주홍색이다.

  한련화는 병천에서 공주까지 선교사댁으로 공부하러 갈때 걸었던 들길에도, 이화학당 교정에도, 서대문 감옥에도 그녀 곁에

  서 늘 피었던 붉은 꽃이다. 어딜가나 눈에 띈 이 꽃은 꼭 그녀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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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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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명한 은교의 작가가 쓴 책이기에 얼른 보게되었다.

  이 책은 자전적 에세이이다.  인생 말년을 접어드는 시기에 다시 찾아간 고향 논산. 결국 거처를 이곳으로 옮겨 겨울을

  보내기로 한다. 논산과 주말은 서울로 왔다갔다 하면서 2011년 해의 겨울 동안 쓴 페이스북의 일기를 모은 것이다.

  논산 하면 훈련소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작가 역시도 그런 선입견에 못마땅하다. 이 책을 내면서 논산이 얼마나

  충절이 깃든 전통과 예와 경치의 아름다움이 공존해 있는 곳인지 알리려는 마음이 크다.

 

  작가가 어린시절 보낸 연무와 강경읍의 운치는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그의 추억어린 들길과 마음설레게 했던 기찻길

  에 대한 아련한 고백, 그리고 더불어 실린 사진 덕에 충분히 그 곳의 느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돌아와 거처를 잡은 곳은 조정리의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집이다. 고향의 푸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사색하는

  작가의 삶이 언뜻 분위기 있고 부럽기도 했는데 글을 보면 생각처럼 들뜨고 행복하지만은 않은걸 느꼈다.

  자신의 방랑기와 가족에 대한 책임, 계속 드는 외로움에 드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일기형식으로 씌어진 글은 논산 곳곳에 대한 애정과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 그때그때의 사색과 감정들이 실려 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논산의 적막한 곳에서 겨울을 홀로 지내며 쓴 것인만큼 읽으면서 고요하고 깊이있는 글로 다가온다.

  작가로써 치열한 고민과 그로인한 괴로움과 힘든 시기를 보낸 이유들도 담담히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의 내면을 조금 면밀히 알 수있던 것 같다.

  좋은 소설을 쓰고자 하는 욕심과 조급함과 한편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자 하는 마음도, 문득 드는 공허함과 사랑에 대한 갈망

  등을 적어나간다.

  

  고향에 대한 책도 여러권 썼을 만큼 논산에 대한 그리움이 큰 걸 알수 있지만 작가는 계속 내가 이곳에 왜 내려왔을까. 틈만

  나면 질문을 던져본다. 이야기가 나를 불렀을거란 생각을하지만 마지막이 인상깊었다.

 

  나는 옛날의 그 고향을 잊을 수 없어 그곳, 논산으로 간 게 아니다. ...... 나는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위태롭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 속으로 "출발"해 간 것이다. 새로운 시간을 향한 장엄한 반역과 그 너머에

  있을 미지의 또 다른 감미를 구하고자 하는 나의 꿈은 아직도 옹골차다.

 

  여전히 불온한 청년작가이고 싶고 누구보다 사랑이 계속해서 깊어지기를 원하는 작가의 뜨거운 열정은 젊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눈을 감기 전까지 불타오를 그의 사랑과 소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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