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화
손승휘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유관순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병천의 시골마을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던 그녀에게 여선교사를 따라 공주로 공부하러 갈 기회를 얻는다.

 공주까지 가는 그 길을 설레임으로 힘든 줄도 모르고 꼬박 하루 걸려서 걷는다.

 그녀는 일본이 나라를 점령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잘못한것도 없는데 일본순사의 눈치를 보고, 동네 처녀가 일본인들에게

 겁탈당하고 죽을뻔한 모습도 보았다.

 공주에서 공부하는 오빠의 예전과 다른 어두운 모습을 보았을떄 그녀의 마음에서 한줄기의 의문이 자라나기 시작하고 훗날 독립만세운동 의 계기 중 하나가 된다.

 

 학업을 마치고 선교사의 배려로 경성의 이화학당으로 가게된다. 우연히 일본에서 유학하던 증모라는 학생과 친분을 갖게되고 그 곳에서 익현이라는 남학생을 만나게된다. 익현의 집을 중심으로 이들이 모여서 독립운동에 관한 일을 모의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예정이니 우리 학생들은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 운동을 펼치자는 계획이다.

그녀는 그 계획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그런 일이 어떤 중요함을 갖는지 알지도 못했고 약간은 두려웠기 때문이다.

 

 소설은 보통 여자로서의 유관순을 그려놓았다.

 전에는 특별한 애국심으로 무장한 독립운동가로서 두려움이 없는 남다른 여자로 다가왔다.

 하지만 소설은 여리디 여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앳띤 여학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애국심과 신념으로 둘러싼 그녀가 아니었다. 끔찍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차디찬 감옥에서 견디면서도 내가 무엇을 위해

 죽는건지, 나에게 애국심은 있는건지 확신하지 못한다.

 일본때문에 어두워지고 병약해진 오빠의 모습때문에 영향을 받아 일본을 미워하게 되었고 부모님과 주변사람들 마저 그들에

 의해 총에 맞아 죽고 일본과 싸워야 한다는 투지와 증오심으로 모든 걸 견대냈다.

 책에 나온 유관순이 겪는 고문은 정말 끔찍하고 처참하다. 대나무 침을 손톱밑에 넣거나 7월 뙤양볕 아래에 몸을 못움직이게 틀에

 고정해 놓는 고문을 견디면서 차라리 미리 자살을 할걸 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

 

 "전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일하기에는 너무 약해요. 무섭고."

 "괜찮아....... 아무 생각 말고 살아남아라. 살아남는게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하렴."p385

 

  결국 감옥에서 억울한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찬 시멘트 바닥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누구보다 살고 싶었고 한국을 위해 힘쓰고 싶어한 그녀가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서 죽고 만 것이 너무 안타깝다.

  지금 나라가 독립해 국가로 서기까지 이렇게 작고 약한이들의 피와 눈물이 있기에 가능한거라 다시 생각해본다. 

  두려움 가운데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태극기를 나르고 앞장서서 흔든 용기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 담대하다.

  일본에 붙어 한국인의 고문을 담당한 비겁한 사람들만 있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을텐니까 말이다.

 

  내가 본 한련화는 햇빛을 듬뿍받아 빛을 머금은 주홍색이다.

  한련화는 병천에서 공주까지 선교사댁으로 공부하러 갈때 걸었던 들길에도, 이화학당 교정에도, 서대문 감옥에도 그녀 곁에

  서 늘 피었던 붉은 꽃이다. 어딜가나 눈에 띈 이 꽃은 꼭 그녀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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