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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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명한 은교의 작가가 쓴 책이기에 얼른 보게되었다.

  이 책은 자전적 에세이이다.  인생 말년을 접어드는 시기에 다시 찾아간 고향 논산. 결국 거처를 이곳으로 옮겨 겨울을

  보내기로 한다. 논산과 주말은 서울로 왔다갔다 하면서 2011년 해의 겨울 동안 쓴 페이스북의 일기를 모은 것이다.

  논산 하면 훈련소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작가 역시도 그런 선입견에 못마땅하다. 이 책을 내면서 논산이 얼마나

  충절이 깃든 전통과 예와 경치의 아름다움이 공존해 있는 곳인지 알리려는 마음이 크다.

 

  작가가 어린시절 보낸 연무와 강경읍의 운치는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그의 추억어린 들길과 마음설레게 했던 기찻길

  에 대한 아련한 고백, 그리고 더불어 실린 사진 덕에 충분히 그 곳의 느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돌아와 거처를 잡은 곳은 조정리의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집이다. 고향의 푸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사색하는

  작가의 삶이 언뜻 분위기 있고 부럽기도 했는데 글을 보면 생각처럼 들뜨고 행복하지만은 않은걸 느꼈다.

  자신의 방랑기와 가족에 대한 책임, 계속 드는 외로움에 드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일기형식으로 씌어진 글은 논산 곳곳에 대한 애정과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 그때그때의 사색과 감정들이 실려 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논산의 적막한 곳에서 겨울을 홀로 지내며 쓴 것인만큼 읽으면서 고요하고 깊이있는 글로 다가온다.

  작가로써 치열한 고민과 그로인한 괴로움과 힘든 시기를 보낸 이유들도 담담히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의 내면을 조금 면밀히 알 수있던 것 같다.

  좋은 소설을 쓰고자 하는 욕심과 조급함과 한편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자 하는 마음도, 문득 드는 공허함과 사랑에 대한 갈망

  등을 적어나간다.

  

  고향에 대한 책도 여러권 썼을 만큼 논산에 대한 그리움이 큰 걸 알수 있지만 작가는 계속 내가 이곳에 왜 내려왔을까. 틈만

  나면 질문을 던져본다. 이야기가 나를 불렀을거란 생각을하지만 마지막이 인상깊었다.

 

  나는 옛날의 그 고향을 잊을 수 없어 그곳, 논산으로 간 게 아니다. ...... 나는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위태롭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 속으로 "출발"해 간 것이다. 새로운 시간을 향한 장엄한 반역과 그 너머에

  있을 미지의 또 다른 감미를 구하고자 하는 나의 꿈은 아직도 옹골차다.

 

  여전히 불온한 청년작가이고 싶고 누구보다 사랑이 계속해서 깊어지기를 원하는 작가의 뜨거운 열정은 젊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눈을 감기 전까지 불타오를 그의 사랑과 소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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