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공주처럼 사계절 저학년문고 67
이금이 지음, 고정순 그림 / 사계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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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자아 정체성, 나다움, 우정, 로맨스😆, 사랑스러운 그림, 탄탄한 스토리...이런 것들이 남는 책입니다.

초등1-3학년 수준이며 토론을 한다면 초등 고학년까지 활용하기에도 나쁘지 않아요.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토론의 텍스트로 활용 되면 좋은 점은 주제를 잡기 좋고, 철학적인 주제도 단순하고 강렬하게 포착하여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쉬운 텍스트로 시작해서 좀더 복잡한 줄글 서사와 이론서로 차근차근 넘어간다면 ‘단지 다독’하는 사람이 아니라 깊고 넓은 독서를 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거예요.

글로 마무리하면 화룡점정!

어렵지만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고, 결국 이 끝에서 단단해지는 자신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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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온
조신영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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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티움 쿰 디그니타테;

위엄으로 가득한 평온,

배움으로 충일한 휴식”

단숨에 읽었다.
잠이 깬 한밤, 어디가 왜 불편한지 모를 몸을 어쩌지 못하고, 하염없이 글귀를 읽어내려고 했다. 몸의 불편이 서서히 사그라들고, 이야기와 이야기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 단순한 골격을 가진 이야기지만, 목말랐던 정수였을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고 자극적인 맛이 아닌 아주 단순하고 담백한 맛이 필요했던 것이다.

영혼의 눈으로 자기 얼굴을 매만지며, 사랑해...라고 할 수 있다면,
죽음만이 진실이었다는 이반 일리치의 깨달음이 허무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연다면,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을 용서하게 된다면...두려운 상황보다 사랑할 때 불안감이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오늘 옆에서 웃는 아이의 수정같은 눈망울이 7천조의 가치에 버금 간다는 것을 안다면...그 깨달음이 흔들림 없다면 정온은 찾아오는 것인가?

여러 스토리가 오케스트라의 협연처럼 들고 빠진다. 작중에서 고요한이 들으면서 시작하고 박하늘이 숙명처럼 연주하며 끝나는 <콜 니드라이>를 처음으로 들었다. 그 곡이 이어오는 오케스트라와 각종 협연이 읽는 내내 함께였다. 클래식과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을 책장을 덮으며 한다.

“오티움 쿰 디그니타테”

나와 아이들과 고요한 잠에 깃든 사람들에게 몰래 덮어주고 싶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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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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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이야기이다.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행해만사”
무슨 일이든 말만하면 다 풀어준다는 뜻인데, 장보고의 무리에 끼여 심부름을 하던 장희는 장보고가 망한 후 15년 정도 모은 재물을 탕진하며 살아간다. 탕진 재미를 모두 끝낸 후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시장 어귀에 행해만사를 열어 어려움을 풀이해주고 해결해주는 일로 끼니를 이으려고 한다.

첫 손님은 순진하고 어리석으며 신의가 있는 한수산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부당하게 재산을 빼앗기고 목숨까지 잃게 된 상황이었다. 장희에게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은 한수산은 은장신구를 맡기는데, 원래 의리라는 것이 없는 장희는 몸을 빼서 한수산을 등쳐 먹을 생각을 한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한수산에게 돌아가 그를 구하는 길을 선택한다. 무슨 대단한 당위나 대의가 있어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순진무구한 어리석은 남자에게 온전히 사기치는 선택을 하지 못해서이다.

불의한 마을 사람들을 따돌려 작은 배에 의지에 서해로 나아가던 장희와 한수산은 이름이 왁자하게 난 해적 고래대포에게 잡힌다. 죽을 위기에 있지만 부하로 삼아달라는 간교한 장희의 말이 수용 되기도 전에 백제의 후예를 자처하는 해적단의 기습 공격으로 장희와 한수산은 이제 그들에게 잡혀가는 신세가 된다.

거기에서 한수산은 백제 왕의 손녀의 손녀의 손녀 쯤 된다고 하는 족보가 부실한 공주의 남편감으로 낙점이 되고 장희는 포로처럼 갇혀 죽을 날만 받아두게 된다.

장희는 장보고의 무리에서 온갖 세상을 다 보고 자란 터에 배포가 크고 타고나길 영민하고 말이 간사하여 누구든 말로 설득하기가 좋아, 이름만 공주의 남편감인 한수산을 해적 우두머리들의 간계에서 자주 구해주고 결국에는 한수산이 공주와 결혼할 수 있게 해준다. 신분 또한 공주 아래 장군들의 위치와 같게 하고 자기 스스로도 그 바로 아래 관직을 획득 한다.

싸움 한 번 없이 신라의 조세선을 공략하여 재물을 나누어 갖는데 성공한 장희의 이름은, 소문만 무성하여 “서해의 공주 해적”(장희 자신)이라면 벌벌 떨게 만드는 공포의 대명사가 된다.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명분 아래, 장군놀이, 공주 놀이를 하고 있는 무리의 본질을 꿰뚫은 장희는 이들의 결말을 위해 숨겨졌다고 소문 무성한 풍 태자의 보물을 찾는 일을 연출한다. 세세한 것은 다 계획하지 못했지만 보물이 발견되었을 때 본색을 드러낼 누군가를 예상하여 살아날 길을 열어둔다.

거창하고 허황된 것 같은 말들을 믿는 사람들과 어리석은 대중을 명분으로 묶어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의리와 명분에 크게 묶이지 않으면서 본질을 꿰뚫는 사람이 등장하면 그 판은 형세가 달라진다. 재미있는 깨트림이라는 생각이다. 최근에 종영한 <빈센조>라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변호사 홍차영 같은 인물이 이런 유형인 것 같다. 아니다, 오히려 더 멀리 있고 넓은 아우라를 갖고 있다.

명분의 허명을 알면서도 인정과 의리는 있다. 때론 비윤리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의리를 지켜야할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여 반대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주변에 있던가. 위험한 사람일까?ㅎㅎㅎ 나는 이 사람 편에 서고 싶은데 그 이유가 뭘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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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 밤의 일기
조제프 퐁튀스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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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글을 쓰며
계속해서
편견을 비우고 있다”

임시직 노동자로서의 경험을 시처럼 쓴 장편소설이다. 이제 초반부를 읽는데, 일당과 일의 시간과 주어진 휴식 시간, 생산 라인의 작업 내용, 몰래 까먹는 새우 이야기...

작가는 500년 전 프랑스의 시를 예술의 경지로 격상시킨 어떤 시인 선조의 이름을 팔뚝에 새겨 그 공백을 이은 자가 자신이라며 필력은 유전이라 했다.

계약직 노동은 연장 되지 않았지만 이 작품으로 여러 상을 받았다고.

작업 공정에 올라탄 그의 문학적 지식과 저열한 삶에 대한 인식이, 깨끗한 렌즈 같다.

그 많은 프랑스산 해산물은 어디로 가나. 바베큐를 위해 필요하다지...그리고 그의 글이 나에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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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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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작가 #죽이고싶은아이 #청소년문학 #우리학교출판사

읽어야할 사람들을 위해 스포를 할 수가 없는 이야기이다.

요즘 아이들, 사람들의 마음이 이럴까?

사람의 마음 속 잔인함을 읽는다. 확인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고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심리는 자주 목도했던 일들이기도 하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눌 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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