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편안한 죽음 을유세계문학전집 11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강초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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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의 매력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윤리적 태도 즉, 정직한 인식과 정직한 반응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른 채 연기를 한다. 오랜 세월 병원 신세를 진 어느 노인은 여러 경로로 아주 여러 번 영접을 했다고 한다. 그의 표정에서 나는 일말의 신에 대한 신뢰나 감격, 감동 같은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이 그가 아주 여러 번 영접을 하게 된 근본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그 영접의 순간은 어느 누군가에겐 간증이라는 신앙적 논거의 경험이 되기도 한다. 상황에 대한 해석이 참 자의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끔 환대와 환송, 기쁨과 슬픔 속에서도 연극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 다른 것이 끼어있지 않은 순정의 마음을 잃은 우리는, 환송도 환대도, 기쁨도 슬픔도, 감동과 경악도 답습된 관성에 따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문학과 철학으로 유명하다는데 사르트르의 소설은 읽었어도 보부아르의 글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실존적 존재들에겐 해결되지 않는 애매성들이 있고, 그 딜레마는 삶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부아르의 입장이라고 한다. 그게 모든 것이 해결되고 결말이 선명하다는 말보다 더 정직하게 들린다고 하면 나는 무신론자에 가까워지는 것일까?

실존하고자 하는 것은 삶을 사랑한다는 이야기이다. 이게 왜 무신론자들의 입장이 되었는지부터가 이미 유신론자인 나에겐 크나큰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때론, 유신론자들의 삶이 실존주의자들보다 더 열정적이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것 또한 딜레마이다. 똑같은 문장들만 반복되는 세계가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가 창조된 자신의 얼굴을 지워버리란 얘기는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생각을 길게 하려니 이론이 빈약해서 어렵다. 그러나 파커 J 파머의 능산적인 힘,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보부아르의 실존주의의 윤리적 가능성 등이 한 궤로 읽힌다. 그것은 한편으로 예수님과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별성과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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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출판사 #우리학교그림책 #우리학교 #서평 #똑똑저는이웃이에요 #로시오보니야

열 명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늘 시끄러운 카밀라의 집,
4대째 변호사인 마르티네스,
영리하지만 고양이 때문에 늘 긴장하는 생쥐 펠리페,
부끄러움 많은 채식주의 고양이 로돌포,
놀라운 발명가 마틸다,
밤샘 게임과 인터넷뉴스 보기가 낙인 파퀴타 부인,
독서광 거인 페페…

한 집 한 집 소개될 때마다 재미가 있네요. 하지만 정작 이 동네 주민들은, 이웃이 깐깐할까봐, 무서워서,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아서, 말 걸면 싫어할까봐 서로 알은 척을 하지 못합니다.

뜻하지 않은 문제로 한 집이 열리고, 또 한 집이 열리고, 또 한 집이 열리면서 주민들은 드디어 이웃이 됩니다.

이웃의 집만 열리는 게 아니라, 전 세계 이웃들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앗! 이제 우리집 차례일까요?

문을 열 용기가 필요하다고, 사실 문보다 마음이 먼저 열려 있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열쇠 같은 그림책입니다.

그래도 전 아직 용기가 더 필요하네요.

“똑똑, 저는 이웃이에요.”

함께 보내주신 보드게임판은 아이들이 차지했습니다.
앙증맞고 귀여워요.
소꼽놀이 같고, 축제 같은 이웃살이를 생각해 봅니다.

또, 꾹 닫힌 마음들을 하나하나 생각해 봅니다.
상상으로만 두드렸던 흐려진 관계의 문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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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3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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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자기 자신이며 몸”임을 글로써 보여주는 책.
넓고 예리한 안목이 독보적인 작가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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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응답하는 기도 - 시편에서 발견하는 기도의 실제
유진 피터슨 지음, IVP 편집부 옮김 / IVP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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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하나님에 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지성을 사용해야 한다. 게으르게(혹은 걱정하며) 추측만 하지 말고 말이다. 하나님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그분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이해하기위해 믿음의 사람들이 지성을 사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학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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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의 기원 1 한길그레이트북스 83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박미애 옮김 / 한길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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