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4 - 하지만 언젠가 봄이 오리라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낢이 사는 이야기」일상의 소소한 행복

 

 

 

 

일상의 소소한 행복

최근 읽은 책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에서 얀 마텔은 이런 말을 했다. 가끔 우리는 숨을 헐떡이며 혼잣말로 "아이쿠, 삶이 정신없이 달리고 있군" 이라며 투덜대지만 진실은 정반대이다. 삶은 조용한 것이다. 정신없이 달리는 건 우리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바쁘고 여유없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캐나다인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커피가 이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여유를 즐기고 싶은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생에 있어 로또에 당첨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는 일처럼 큰 행운이 찾아오는 것도 행복한 일이겠지만,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소소한 행복을 가지는 일이 여유를 담는 그릇을 만들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닐까. 삶을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와 같이 만들고 작은 파문 하나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바로 그런 일!

 

 

「낢이 사는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30대 여성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다. 외모도, 몸매도, 재산도 빼어나지 못한 삶이지만 그녀는 쿵짝쿵짝 쏴아 쏴아아하는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웹쇼핑을 하며 내 몸에 맞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 징징 거리던 남동생이 이젠 다 커서 예비군 훈련을 다녀오는 모습을 보며 오묘한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애완동물과의 첫 산책에 대한 설레임을 간직하기도 하고, 엄마와 함께 티비로 남자 연예인을 보며 신랑감으로 김칫국을 마시기도 한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일상이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이런 하루하루는 우리의 오늘과 매우 닮았다. 멀리있는 네잎 클로버를 찾아다니기보다 곁에 있는 세잎 클로버를 손에 꼬옥 쥐는 삶이 필요하고 대부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챗바퀴 돌 듯, 허무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걷고 있는 게 아닌, 행복을 곁에 둔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고 위로해주고 있다. 내 삶은 너무 지치고 마치 핸들이 고장난 자동차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느낀다면, 이 말을 기억하며 「낢이 사는 이야기」를 보도록 하자. 삶은 조용한 것이다. 정신없이 달리는 건 우리뿐이다.

 

배고픈 골방 바로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