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오디세이 - 억새야 길을 묻는다
배성동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영남 알프스 오디세이」여행이 곧 인생이다



 

 

여행이 곧 인생이다

영남 알프스라는 지역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지만 단 하나 '오디세이'라는 제목에 이끌렸다. 「오디세이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기록된 문학이며 요즘 유행하는 '멘토'라는 표현의 시초인 명작 중의 명작이다. 최초의 문학이라는 점도 굉장하지만 「오디세이아」가 높히 평가 받는 이유는 문학으로서 인생, 삶을 그대로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바다를 향해 용함기 항해 하는 인간. 이내 끝없이 펼쳐진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는 삶. 계속 파도에 흔들리며 나아가다 폭풍우에 휩쓸려 도무지 방향을 찾을 수가 없게 된다. 이제 운명의 파도가 덮치면 인간은 난파되어 바닷속으로 뛰어들거나 해안에서 좌초하기도 한다. 또는 피해가야 하는 암초에 걸려들어 빠지기도 하고 가까스로 닻을 내려 구조되기도 한다. 아니면 무사히 안전한 항구에 닿는다.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 망ㅁ아대해에서 인간은 쉽게 길을 잃고 만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인생은 일종의 「오디세이아」라고 불리는 이유다.

 

 

「영남 알프스 오디세이」역시 제목답게 이와 비슷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영남 알프스 지방에 약 반세기동안 정착해서 억새처럼 거칠고 꿋꿋이 살아온 사람들이 인생을 그대로 담았다. 작가를 따라 같이 길을 걷다보면 그들의 삶이 곳곳에 묻어 있고 역사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다. 단순 여행에서 그칠 일이 아닌, 인생을 그대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에는 이데올로기의 거대한 싸움터가 되어 숱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정쟁이 종료된 후 1956년, 부산 감전동에서 배내골로 이주한 한 태극교 신도는 목 없는 빨치산을 무더기로 매장한 사슴목장 골짜기에서 밤마다 '내 목 내놔라' 하는 울음소리가 들려 공포에 떨었다며 아연실색을 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주민들이 다시 배내골로 들어왔을 때는 사방 칠십리가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논밭에는 총알, 박격포, 수류탄이 박혔고, 골짜기에는 목 없는 시신이 무더기로 묻혀 있었다.
P. 169
 

작가가 너무 인생을 어렵게 생각했던 탓일까. 「오디세이아」는 이게 혹시 반 세기 전의 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려운 단어가 너무 많이 쓰인다. 별다른 설명도 없는 데다가 낯선 지명까지 여럿 섞여 있어 더욱 가독성이 떨어진다. 아마 나처럼 도시에서 자라고 난 아이들은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곳곳에 눈에 띌 것이다. 단지 혼자만의 기록으로 기념적인 출판을 한 건지 제한적인 독자들과의 소통을 원한 건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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