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봄이 온다는 걸 모른다. 나는 이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봄은 비틀거리면서 온다. 나는 이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 P35

삶의 질을 측정하고 싶다면, 행복의 정도를 알고 싶다면, 근심 없이 아침 산책을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라.
- P39

일정한 경지에 오른 운동선수들은 특별한 기대를 품지않고 매일의 운동 루틴을 따른다.
삶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노력의 배신을 한탄하기 전에, 어떤 기대도 없이 노력할 수 있는 상태를 지향한다.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든지 말든지, 인내는 쓰고 그열매도 쓰든지 말든지,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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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적 드립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P5

단답과 억지 랭킹과 숫자와 항목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드립이 필요하다.
- P7

썸을 타던 이가 당신에게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고백했을 때, "저도 저를 사랑해요"라고 응답해야 드립이다.
- P10

그러나 진정한 ‘드립 인간‘은 만우절에는 침묵하고, 평소에 드립을 통해 일상의 순간들을 만우절로 만든다.
- P11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한다.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그 술잔이다.
- P12

언어에는 주술적 성격이 있어서 어떤 언어를 어떻게말하느냐에 따라, 그 순간 주변 분위기뿐 아니라 이 우주 전체가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드립은 작은 변혁이자, 사소한 혁명이자, 진지한 행위예술이자, 제도화되지 않은 문학이다.
- P15

인간은 필멸자다. 따라서 인생의 목표는 승리가아니다. 우아한 패배다.
- P22

당신은 당신이 매일 하는 바로 그것이다. 무엇을 매일할 것인가.
2018. 4. 15.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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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무슨 달리기도 아니고.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복이 있든 없든 아니 복과 상관없이 누구나 죽는다. 애초에 그런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는지.
- P73

"엄마가 전문가잖냐. 엄마랑 하면 금세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마른 나물을 어떻게 다듬고 요리해서 먹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엄마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 언니의 슬픔은 엄마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에 집중하는 거였다. 엄마의 죽음에 언니의삶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았다.
- P80

고향 마을에서 죽어간 노인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이를 키울 때만 마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 P156

그 마을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떳떳하기를 바란다.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맞이하니 돌봄을 받는다고 해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짐이 될 뿐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죽음은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죽음에 이르는 길이 결코 만만찮아도, 늘 비참하게 지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 P171

요양원은 시간이 멈춘 곳 같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늙고 병들어서 죽을 일만 남겨 두고 있는 노인들이 가득해서였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하루하루가 반복되고, 그것이 아무렇지 않은 곳.
- P224

과연 이곳이 최선일까. 나라면 이곳을 집이라 여길 수 있을까.
나 역시 이와 비슷한 곳에서 나의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가. 질문에 대한 답은 금방 나왔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나도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엄마에게 여기를 집으로 여기라고 말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 아닌가.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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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암이다. 아니, 사방이 암이다. 암환자의 가족이 되니더 보이고 들리는 것인지. 엄마가 암이라고 하면, 상대방은 부모나 형제, 멀게는 친척이나 회사 동료가 암이라는 말로 답했다.
- P51

다 떠나서 엄마가 죽고 없는 세상에서 나는 정말 괜찮을까.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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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한 ‘순리‘는 현실이 되고 보니 순하기보다는 독하고 어떤 이치를 따라야 할지 복잡하기만 했다. 억지로엄마를 설득해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 P6

태어나면 누구나 자기 똥오줌을 남에게 의탁하는 시간을 거친다. 무조건이다. 어떤 때는 내가 의탁하고, 어떤 때는 내게 의탁하고. 뭐, 공평하네.
- P10

병원에 갈 때마다엄마는 의사에게 본인의 증상을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번번이 의사는 엄마의 말을 들을 새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대학병원 C의 의사는 처음부터 달랐다. 엄마의 말을그리고 내 말을 중간에 탁탁 끊어 먹지도 않고, 시종일관 자판만쳐다보고 있지도 않고, 주의 깊게 들어주었다. 
- P26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만약에‘의 구덩이와 ‘했더라면‘의 산을 피할 수 없다. ‘만약에‘의 구덩이에 빠지고 ‘했더라면‘의 산에서 뒹구는 사이 후회는 쌓여 갔다. 
- P42

슬픔에 빠져 있기보다 남은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자고.
슬플 새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즐거움이라니. 나는 내뺄 생각뿐이었는데 말이다. 
- P44

슬픈 건 슬픈 거고, 애틋한 건 애틋한 거고,
짠한 건 짠한 거고, 지금 그것만큼 중요한 건 집 안에 가득 찬 묵은 때를 닦아 내는 것이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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