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산 아버지는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을 너무 쉽게 내렸고 자신의 판단을 무서울 정도로 확신했다. 확신을 강요하고 망설임 없이 처벌했다. 길고 긴 이야기다. 평생 이어질 기억이다. 덮지 말고 끝까지 보아라. 숱한 구멍 중 가장 광활한 구멍, 당신에 대한 기억이다. 다시 순서로 돌아간다.
- P175

매 순간 살면서 죽어가고 있다. 삶은 어정쩡하며 모호하다. 희뿌연 단어다. 죽음의 반대는 삶이 아닌 탄생이다. 탄생은 순간이다. 그 순간을 지나면서부터 죽음에 가까워진다. 
- P182

‘왜‘라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된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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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천 번이나 그것을 증명했지만, 지금 와서는그게 다 무의미한 것 같았다. 그래서 노인은 지금 또다시 새롭게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증명은 늘 처음 하는같았고, 그럴 때 과거의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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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알아요. 다 알면서 하는 거예요. 뜨거운 줄 알면서도 만지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올라가고, 다칠 줄 알면서도 잡는 거예요. 몰라서가 아니에요. 호기심은 아예 모르는 것에 대한 마음이 아니에요.
- P153

아저씨, 살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원도가 주지 않은 돈까지 꺼내주며 덧붙였다.
이걸로 국밥이라도 사 먹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봐.
아니, 생각하지 마. 그냥 먹어. 먹으면서 이 밤만 버텨. 생각하면 안 돼.
- P156

불행하다고 말하기에는뭔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인정할 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거추장스러운 불행이 미세하게 느껴져 끊임없이 불안하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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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일 중에 가장 슬픈 사건이었어. 아이도 슬퍼했었지. 그리고 우리는 암컷에게 사과를 하고 즉시 칼질을해버렸지.‘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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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랑은 유사하다. 전염성이 강하고, 한번 빠져들면 벗어나기 힘들고, 원하면 원할수록 증오가, 가지면 가질수록 불안이 커진다. 의심과 합리화로 사람을 무장시키며,
몹시도 불평등하여 가진 자만이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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