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상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도 있다.
달콤한 위로와 약속으로 현실의 균열을 봉합하지 않는 이야기, 읽고 나면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그만큼 단단하게도 해주는 이야기, 희망이 그러하듯 절망 또한 함부로 여길 수 없다는 사실을일깨워주는 이야기들 말이다.

- P5

전나무는 사탕과 양초로 장식되었던 크리스마스이브의 기억도 들려주었다.
"와, 운이 참 좋았군요, 늙은 전나무 아저씨."
생쥐들이 감탄했다.
"난 늙지 않았어." 전나무가 고개를 저었다.
- P20

그리고 이 이야기도 여기서 끝난다.
모든 이야기는 언젠가 끝나게 마련이다.
- P25

상심한 사람의 마음에는 집을 향한 귀소본능이 꿈틀거리는 법이다. 비록 그 집이 공원벤치에 불과할지라도.
- P37

"위험이란 무엇일까요? 어디에 위험이 있는거죠? 철로 위 어딘가에는 위험이 도사리고있습니다. 끔찍한 재난이 닥칠 겁니다. 유령이나타난 뒤에는 반드시 사고가 일어났어요. 두 번이나그랬으니, 세 번째도 예외일 리 없습니다. 이건 너무잔인합니다. 제가 도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 P59

요셉이 끄는 당나귀가 마리아를 태우고 베들레헴으로가고 있었다. 마리아는 가벼웠다. 뱃속에서 자라고있는 미래 말고는 짊어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 P67

"우리 몫의 후광은 없나 보네." 소가 말했다.
"천사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나나 당나귀나 너무 보잘것 없는 존재니까. 게다가 우리가 무슨 공을 세웠다고 저런 후광을 받겠어?"
- P72

"그건 나도 몰라. 그저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보는 것으로 충분해. 그것만 해도 큰 일이거든."
- P80

삶이란 끔찍하게 슬프고, 굴욕적일 만큼 무의미한 불모의 세계였다. 기적이란 일절 존재하지 않는 세계.
그때였다. ‘딱‘하고 가느다란 파열음이 들렸다.
- P110

설령 앞날이 보잘것 없다 해도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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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아스팔트 위로 샛노란 은행잎들이촘촘히 깔려 눈이 부셨다. 눈이 너무부셔서, 어두운 날인데도 그토록 환한 것이얼떨떨해서, 거기서 어떤 빛이라도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장면이 너무뜻밖이고 실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어떻게해도 이해가 안 가서, 이렇게 눈이 부실 수있다는 것에 마음을 다 빼앗겨서 홍미는 그장면을 너무 사랑하고 말았다.
- P85

나는 왜 서둘러 늙어버렸을까. 아직도 미처 써보지도 못한 새날들이 너무 많은데.
- P86

일을 그르쳐도된다고,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해질지는몰랐다. 혼자 죽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까지생각했다. 매일매일의 삶을 살다가 혼자죽게 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겨우그 정도로 삶 전체를 쓸쓸하게 여기지 않을것이다.
- P94

그러니까 이 소설은 계속 더 오래 연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쓴 것 같다. 실패로끝난다 해도 그게 완전한 절망은 아닐 거라는 마음에서 그토록 속아놓고도 다시 또 기대에 차 ‘해피 뉴 이어‘라고 말하는 입 모양을떠올리면서.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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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말실수했다.
그때까지 살아 있을 리 없는데.
- P9

순간 이 생각이 들더라.
‘아무것도 아닌데?‘
나도 너도 우리도 정말 아무것도아니구나.

- P13

집에 숨었던 시간 동안 세상이 바뀌었을 거라 착각했는데, 결국 괴물처럼 부풀어 오른 건 내 자의식뿐이었어.
- P14

인생은 왜 아무리 생각하고 대비해도내 안에 없는 방향으로 향할까? 
- P15

 그래서내가 "요즘 유튜브에는 우스갯소리로 그때대한민국 국민이 단체로 미쳤었나 봐요, 라는댓글이 달리곤 해" 하고 알려줬는데 그것도이미 알고 있었어.
- P17

‘이상하고 잘못된 나.‘ 혀에 고인 침처럼 같은 문장을 꿀꺽꿀꺽 삼키며 이제 막비행기를 탔어.

- P23

아이들은 순수한 만큼 무례해서 내 별명은 괴물, 담이는공주였어.
- P26

‘예쁘다는 기준이 뭔데?‘
- P28

나는 그 애에게 ‘지금 내 마음이 얼마나불편한지‘ 절대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았거든.
말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질 것 같았어.
- P38

내 기분을들키고 싶은 마음과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공존했어.
- P39

그 아이와 대비해서 언니가 가치 없는 것처럼말하는 게 불쾌해. 그럼 언니를 사랑하고아끼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나는 뭐가 되는거야? 별 볼일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 P40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것만큼 불행한 건없지.
- P43

난 결국 나를 이길 수 없을 거 같아.
그래서 유서를 썼어.
별거 아닌 것들이 늘 별일이라
타고난 걸 부러워만 하다가 갑니다.
미안해요.
- P44

마음에 블랙홀이 있는 여자를 피해야 한다고. 그들은그 어떤 것에도 만족할 수 없다고.
- P48

번역을 거쳐서 매끄러워진 말들은 가끔너무 슬퍼.
- P49

맞아, 나는 현실과 낭만 사이를애매하게 둥둥 떠다녀서 힘든 사람이지.
- P49

나는 낭만 낭만낭만.
하지만 현실 현실 현실. 영화 <비틀주스> 속대사가 이럴 때마다 떠올라. "초보 사망자안내서에는 이런 말이 나와요. 산 사람은낯설고 이상한 걸 보지 못한대요. 하지만 나는낯설고 이상한 것 그 자체예요." 나도 가끔그렇다고 느껴.
- P50

늙어버린 서른다섯.
(미안. 에이지즘 어쩌고 했으면서 요즘 나이에 더 집착해. 요절도 틀렸다고 생각하니 더 슬퍼.)
- P51

너를 질투하는 내가 미치도록 싫어서 죽고 싶다고. 너와 함께 있는게 정말 행복하지만 동시에 너무 슬프다고말이야.

- P55

진심이란 걸 알 수 있었어. 그리고 진심이아니라고 해도 상관없었지.
- P55

나는 나를 잘 모르는 만큼 아주 잘알거든. 
- P63

나는 그 곡선들 사이에서 직선처럼 삐걱거리며 걸었어.
- P64

여전히 죽고 싶진 않고, 살고 싶은 것도아니야.
- P73

우리가 타인이나 스스로를 바라볼 때 안쪽의 빛을 발견하기 위해 애쓴다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지 않을지요.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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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을 쓰면 쓸수록 더 불행해지는, 더 이상의 발전이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렀을지모른다.
- P252

내가 선택한 일들을 두고 세상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있을까? 나는 일을 너무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이제 와서 슬그머니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수는 없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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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이룩한 놀라운 과학기술의 혜택을 조금 누리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기억하면 더 잘 살 수 있다. 더 행복하게 살 수있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 P8

이것은인류의 서식지를 보호하며 계속 안락하게 살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 아니었다. 서식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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