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상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도 있다. 달콤한 위로와 약속으로 현실의 균열을 봉합하지 않는 이야기, 읽고 나면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그만큼 단단하게도 해주는 이야기, 희망이 그러하듯 절망 또한 함부로 여길 수 없다는 사실을일깨워주는 이야기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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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는 사탕과 양초로 장식되었던 크리스마스이브의 기억도 들려주었다. "와, 운이 참 좋았군요, 늙은 전나무 아저씨." 생쥐들이 감탄했다. "난 늙지 않았어." 전나무가 고개를 저었다. - P20
그리고 이 이야기도 여기서 끝난다. 모든 이야기는 언젠가 끝나게 마련이다. - P25
상심한 사람의 마음에는 집을 향한 귀소본능이 꿈틀거리는 법이다. 비록 그 집이 공원벤치에 불과할지라도. - P37
"위험이란 무엇일까요? 어디에 위험이 있는거죠? 철로 위 어딘가에는 위험이 도사리고있습니다. 끔찍한 재난이 닥칠 겁니다. 유령이나타난 뒤에는 반드시 사고가 일어났어요. 두 번이나그랬으니, 세 번째도 예외일 리 없습니다. 이건 너무잔인합니다. 제가 도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 P59
요셉이 끄는 당나귀가 마리아를 태우고 베들레헴으로가고 있었다. 마리아는 가벼웠다. 뱃속에서 자라고있는 미래 말고는 짊어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 P67
"우리 몫의 후광은 없나 보네." 소가 말했다. "천사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나나 당나귀나 너무 보잘것 없는 존재니까. 게다가 우리가 무슨 공을 세웠다고 저런 후광을 받겠어?" - P72
"그건 나도 몰라. 그저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보는 것으로 충분해. 그것만 해도 큰 일이거든." - P80
삶이란 끔찍하게 슬프고, 굴욕적일 만큼 무의미한 불모의 세계였다. 기적이란 일절 존재하지 않는 세계. 그때였다. ‘딱‘하고 가느다란 파열음이 들렸다. - P110
설령 앞날이 보잘것 없다 해도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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