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로 사람을 잊은 전쟁을 한다.
파올로 우첼로Paolo Uccello, 1397?~1475
34~47p

지나친 성취욕이 일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새로운 기법이나 기술이 등장해서 긍정적인 호응을 얻게 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익히고 발전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다 보면, 왜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열심히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는 멈춰서 질문을 해야 한다. ‘왜‘라고, 아니면 그것은 그저 일을 위한일이 되어버려서, 무의미한 결과만을 얻게 될 뿐이다. 
35p

무언가에 빠져들고 열중할수록, 멈추어서 생각할 수 있는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꾸준히 찾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성과도 미미하고, 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험해야 할 내적인 성장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은 일과 삶이 분리되어, 일은 먹고살기 위한 뻑뻑한 노동이 되어버리고 삶은 무의미해지기 쉽다.
모든 일에서 ‘인간‘ 이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면, 의식하지못한 사이에 우리는 정신적인 성장판이 일찍이 닫혀버려 무감각해지고 만다. 그러니 질문을 멈춰서는 안 된다. 왜, 무엇을 위해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는가?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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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커스버트가 놀라다
29~50p

소녀는 그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어쩌면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할 수 있는 일이 앉아서 기다리는 것밖에없었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해 앉아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30p

여자 대합실에서 기구라고 했는데도 밖이 더 좋다고 아주 진지하게 말하더군요. 상상할 거리가 많다나요. 별난 아이예요.
31p

한마디로보는 눈이 예리한 사람이었다면, 제자리가 아닌 곳으로 인도된 이여자아이가 부끄럼 많은 매슈 커스버트가 그토록 터무니없이 무서워하는 흔하디흔한 여자들과 전혀 다른 정신세계의 소유자라고 결론 내렸을 것이다.
32p

그래서 스펜서 아주머니께 길이 왜 붉은색이냐고 물었더니 아주머니도 모르신다면서 제발 그만 좀 물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질문을 천 번도 더 했다면서요. 제가 그런 거 같기는 하지만, 물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걸 어떻게 알아요? 
37p

하지만 머릿속에 거창한 생각들이 있으면 거창하게 말해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잖아요. 안 그런가요?
39p

전 자주 해봤어요.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게 좋으세요? 신처럼 아름다운 거랑 천재처럼 똑똑한 거랑 천사처럼 착한 거 중에서요.
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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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미술관에서 만난 101가지 인간 이야기

타인에게는 너그럽지만 자신에게는 가혹한 인간,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엄격한 인간, 종교를 믿으면서도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 끊임없이 불화를 조장하며 즐기는 인간, 자기 것은 맹목적으로 지키면서 남의 것은 서슴지 않고 파괴하는 인간, 작은 권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줄 세우려는 인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권위에 과감히 도전하는 인간……. 너무나 다양한 인간들의 면면이 몽타주 기법으로 연결 된 필름처럼 내 눈앞에서 명멸하듯 번쩍인다.
5p

고전을 통해 우리가 배우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생각하는방식이다. 좋은 질문으로 삶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질문을 접해볼 일이다. 우리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고묻는 데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깔려 있다. 그리고 그저변에는 ‘어떤 내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놓여 있다.
10p

낙원은 이미 오래전에 멀어졌고, 지나간 과거를돌이킬 방법이 없는 인간에게는 실낙원(Lost Paradise)의 상실감만이 남았다. 이 책도 낙원을 잃어버리고 이곳에서의 삶‘을 시작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로 문을 연다.
28p

그림자는 말한다. 잠시 후 당신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여기에 있다고. 더 나아가, 인간은 지금-여기라는 특정한 시공간적인 좌표에만 존재할 수 있는 유한한 존재라고, 그림자의 덧없음은 우리 존재의 덧없음을 의미한다.
31p

낙원을 잃고, 그림자를 얻다
마사초 1401~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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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린드 부인이 놀라다 15~29p

매슈의 아버지도 아들만큼이나 부끄럼을 많이 타고 말수가 적어서, 농장 터를 잡을 때 숲속에 완전히 파묻히지는 않으면서 사람들과 가능한 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을 선택했다.18p

마릴라와 린드 부인은 서로 닮은 점이 없었지만, 어쩌면그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누 우정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뭔가가 존재했다.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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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등장인물은 위대한 스승들이고, 중심 소재는 거대 사상이며, 결론은 세계와 자아의 통합으로서의 일원론이다.


현대인은 인류 사상의 역사가 파편적인 정보의 무더기일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놀라운 정합성과 일관성으로 이어져 있다. 하나의 철학, 종교, 사상 속에서는 찾아낼 수 없지만, 마음을 열고 위대한 스승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거대 사상의 맥락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가장 단순하고 말초적인 답은 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냥 배부르고 할 일 없으니 탁상공론하는 것이다."


이 설명이 흥미로운 것은 철학의 오랜 질문인 ‘무(無)에서 유(有)가 발생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과학이 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유’는 ‘무’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이 신기한 현상을 동양적으로 표현해보면, 고요한 ‘무’의 공간이 사실은 ‘음(陰)’과 ‘양(陽)’의 생성과 소멸로 들끓고 있는 잠재적 ‘유’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근대 물리학이 막을 내리고 현대 물리학으로 전환하게 한 ‘코펜하겐 해석’이다. 양자물리학자들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여 이렇게 선언했다. "소립자들은 여러 상태가 확률적으로 겹쳐 있는 파동함수로 존재하고 있다가, 관찰자가 측정을 시작하면 파동함수의 붕괴가 일어나면서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


알파 입자가 50%의 확률로 결정되는 그 순간 우주가 갈라진다. 즉, 고양이가 살아 있는 세계와 고양이가 죽은 세계로 우주 자체가 나눠진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우리의 의식은 이 갈라진 우주 중에서 하나의 세계만을 따라가기 때문에 다른 세계는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는다. 갈라진 두 우주는 이후 독립해서 나름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 나아가고, 결코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인류: 인간과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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