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앞둔 주인공에게 친구들이 선한 기운을 모아주듯이 그리하여 악당이라는 세력을 물리치고 행복한 결말 모두활짝 웃으며 달려나가는 그런 결말이 내게는

목욕탕

목욕탕에 있다

- P16

누군가, 왔다 인기척이 들렸다 현관에 나갔는데......이런 식으로 한눈을 팔아서 한눈을 팔지 않았다면 맞이할수도 있었을 중요한 순간을 놓쳐버렸다 그러니까
- P20

지나치게 끓인 팥죽은 너무 되고 된 것은
무겁고 문득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 당신 아마
- P21

임종을

기다리고 있었네 우리 자매여졸음을 옆구리에 끼고 앉아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내자고 그런 순간에
- P37

과거형으로 말해줄래?

단속을 마치고 문을 닫듯이,
오래 헤맨 문장에서 네가 빠져나가려고 하네
- P40

달아나는 이유 생각나지 않아 하지만
달아나는 게 익숙해 발이 멈추지
않고 일단 익숙한 대로 말이
- P43

신이 멀어
귀신의 손을 잡는다

아름답지 못할 바엔
잡귀가 되는 게 낫다
- P48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가장 긴 시간이 떨어졌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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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행동이 아무리 멍청해 보일지라도 경제학자들은 그런 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합리적인 모형을 개발하는 데 능하다.
- P465

사람들은 적극적인 형태가 아니라 소극적인 형태의 거짓말을 더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여러분에게 중고차를 판매한다면 그 자동차가 기름을 많이 먹는다고 굳이 언급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 차는 연비가 낮은가요?"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본다면 나는그와 관련된 사소한 문제가 있다고 인정할 것이다. 진실을 알고 싶다면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 P478

실제로 퇴직연금 가입자 대부분은 직장을 옮기거나 가입서를 새로 작성해야 하는 상황 이외에는 기존 옵션을 변경하려 하지 않는다. 관성을 극복하는 것은 자동 가입을 통해 마술처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저축률을 증가시키기 위한 계획에도 똑같은 개념이 포함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들의 저축률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시작하도록 어떻게든 자극할 수있다면, 더욱이 그것을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면, 관성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친구로 작동할 것이다.
- P492

하지만 이 책의 출판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던 한 편집자가 ‘넛지‘라는 단어에 우리가 의도하는 바가 잘 담겨 있는 것 같다고 제안했을 때, 그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었다. 결과적으로 그 출판사는 책의 출판을 거절했지만 우리는 편집자의 아이디어를 새로운 책 제목으로 받아들였다.

- P510

나는 넛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정 형태의 금지나 명령은 마땅히 필요하다. 법률과 규제 없이 잘돌아가는 사회는 없다. 우리 사회는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진정한 의미에서 개입주의) 폭력을 법으로 금한다. 
- P511

넛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속 사소한 특성을 말한다. 넛지는 인간에게 효과적인 도구지만 이콘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콘은 이미 올바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넛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SIF다.
- P513

화이트는 똑똑한 정치인이라 유권자들이 의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사건에서 용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로 나는 훨씬 정확하고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유도 선택prompted choic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인간을 대할 때는 용어 선택이 중요한 법이다.
- P517

"사람들이 무엇을 하도록 유도하려면 이를 쉽게 만들어야 한다."
- P530

휴,
행동경제학의 발전 속도는 너무도 빨라서 이 책이 출판될 2015년경이면 탄핵을 당하지 않는 한 나는 미국경제학회 회장으로서 1년의 임기 중반을 보내고 있을 것이며, 아마도 로버트 실러가 내 뒤를 이어 받을 것이다. 정신병자들이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셈이다!
- P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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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야 할까. 나는 그 수업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시멘트에 밴 습기가 오래도록 머물던 지하 강의실의 서늘한 냄새 천원짜리 무선 스프링 노트 위에 까만 플러스펜으로 글자를 쓸때의 느낌,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작은 강의실에 퍼져나가던 울림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 P10

"사람이요. 저 사람 왜저래? 그러면서 혼자 생각하는 거예요.
정말 왜저럴까. 응대하다보면 개인적으로 얘기해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어요."
- P15

마치 카세트플레이어의 재생 버튼을 누른 것처럼 책을 읽는 동안 그녀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P17

햇볕이 잘 드는 담장 앞에 앉아 황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일, 다시 길을 가려고 하면 졸졸 쫓아오는 황구가 자기 집을 못 찾아갈까봐 쫓아오지 마, 쫓아오지 마, 소리치며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애쓰던 골목, 
- P18

그 글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나는 그곳을 언제나 떠나고 싶었지만 내가 떠나기도 전에 내가 깃들었던 모든 곳이 먼저 나를 떠났다. 나는 그렇게, 타의로 용산을 떠난 셈이 되었다‘라고 썼다.
- P20

이겨내기 어려웠을것이 분명한 비참한 순간에 대해 기록하고는 바로 다음 단락에서 슈퍼 앞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태연하게 스크류바를 먹는 장면을적는 식이었다. 본인이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그런 식의 구성이 여러번 반복되었는데, 그게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에게는 그런 아프고 폭력적인 순간들이 스크류바를 먹는 순간만큼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었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 P21

나라면 이런 식으로 솔직하게 쓰지 못했으리라고, 앞으로도 결코 이런 식으로 나에 대해 쓸 수 없으리라고 느꼈고, 그녀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는 걸 그녀에게 말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 P21

"앞서 얘기한 학생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죠. 그것도말을 끊어가면서 "
- P24

내가 상처 입었다. 라고 말할 자격조차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으므로, 그렇지만 상처받았다는 사실은 사실 그대로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 P27

나는 아직도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 기억하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의 영혼을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말을.
- P33

비록 동의할 수 없지만,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지금의 나는생각한다.
- P42

나는 나아갈 수 있을까.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을까. 머물렀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떠난 떠나게 된 숱한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렇게 사라질까. 이 질문에 나는 온전한 긍정도, 온전한 부정도 할 수 없다. 나는 불안하지 않았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 P43

언젠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며 긴 숨을 내쉬던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 보일 것처럼 떠올랐다.
그 모습이 흩어지지 않도록 어둠 속에서,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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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노스케가 경솔한 것처럼 이 아가씨도 호기심이 많은가 보다. 피장파장인가.
- P487

음모는 되도록 은밀하게, 비밀을 아는 자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게 아닌가.
- P489

"나는 미마스 씨처럼 되지는 않아."
쇼노스케는 아직 인간이라는 존재를 신뢰하길 그만두지 않았으니까.
"미마스 씨가 배를 가르신 건 이 세상에 있을 의미를 찾을 수없게 됐기 때문이야.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야. 무사의체면 탓이 아니야."
나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모기떼가 수선스러운 여름 석양 아래 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쇼노스케는 생각했다.
- P512

"없었지. 누구 한 사람, 네놈 아버지를 두둔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았어. 내가 꾸며낸 문서가 네놈 아버지의 명예보다, 신용보다 무거웠던 거야. 네놈 아버지의 목숨따위 문서 한 장의 무게만도 못 했어."
- P520

아버지에게조차 제가 아버지를 믿는다는 목소리가전달되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저는 믿었습니다. 지금도 믿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찾은 겁니다.
- P522

자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지혜에의 이면도.
형님의 본마음도.
- P559

 "너도 마찬가지다, 가쓰노스케 도망쳐 목숨을 부지해라. 그리고 생각해라. 여생을 다바쳐 생각해라. 네 아버지는 훌륭한 무사였다."
- P590

마음의 눈에 보이고 마음의 귀에 들리는 것은 미야노번 수발인 나가호리 긴고로의 모습과 그의 목소리였다. 주름진 얼굴, 따뜻한 그 목소리였다.
여기 도네이에서 그가 주인 간타로에게 한 말이었다.
잘 생각해보게. 주인장의 아버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느 쪽이겠나.
- P594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세상은 좁지만,
그 좁은 곳에서 온갖 계산이 충돌하며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다.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전부 엎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지금,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었다.
쇼노스케는 오시코미 고멘로를 움직였다. 
- P595

마음을 버리는 게 불가능한 이상, 사람은 감정을 품게 마련이다. 감정이 다르면 똑같은 것을 앞에 두고도 보이는 것이 전혀다르다. 추구하는 것도 달라진다.
- P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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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쉽지 않다. 짊어지기 버거운 짐이다. 
- P400

낚싯바늘은 물고기 입에 걸리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끝이 구부러져 있거든. 거짓말도 그렇구나. 그렇기에 남을 낚기는쉽지만 일단 걸리고 나면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자기 마음을나는 것도 쉽지만 역시 걸리고 나면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그래도 빼려고 들면 그냥 찔려 있을 때보다 더 깊이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마음도 후벼 파게 되는 것이야.
- P401

와카 씨도 참 난감한 사람이다. 난감한 사람이지만.....
하지만 대단한 사람이다.
수면은 잔잔한데 쇼노스케의 마음속에는 잔물결이 일고 있었다. 기분 좋은 잔물결이.
- P442

사람은 눈으로 사물을 본다. 하지만 본 것을 기억하는 것은마음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눈으로 본 것을 마음에 기억하는일의 축적이며, 마음도 그럼으로써 성장한다. 마음이 사물을 보는 데 능해진다. 눈은 사물을 보기만 하지만, 마음은 본 것을 해석한다. 그 해석이 가끔은 눈으로 본 것과 다를 때도 생긴다.
- P451

"사람의 마음은 흔들리게 마련이고, 어쩌다가 덜컥 변하기도하는 것이야. 새벽에는 이게 옳다고 믿었던 것이 저녁에는 빛바래 보이는 일도 있지 않나."
- P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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