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 증명
최진영 (지은이) 은행나무 2023-04-26(개정판), 192쪽, 한국소설

🎈이 책이 나올 때쯤(개정판 기준 2023년인데, 책을 다 읽고 나서 판권을 보니 2015년도 처음 책이 나왔었다) 그때쯤 친했던 후배가 바로 이 <구의 증명>을 읽었다. 책을 완독한 후배는 <구의 증명>은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비추천했다. 당시 그 후배가 내게 다른 책을 선물했었는데, <구의 증명>이 핫한 분위기라 선물하기에 가능한지 먼저 심사(?)를 했다고 전했다. 사람을 먹는 내용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게 선물하지 않았다며, 이 에피소드를 전함과 함께 나와는 맞지 않다며 강력히 비추천했다.

🎈 앞에 비추천 에피소드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이 책이 흔히 말하는 호불호 3 대장에 들어가는 책이기에 주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 호불호 3 대장이 뭐냐면 <홍학의 자리>, <구의 증명>, <급류>이다. 보통 나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책과 영화에서는 대게 ‘극호‘에 속하는 편이다. 그러니 읽는 사람은 적겠지만, 나의 독후감에 주의를 요구하는 바 (스포는 없다. 없나?). 고마운 그 후배는 나를 잘 몰랐다. (고맙고 미안.)

🎈 사람을 먹는 장면이 하나 정도 있는 줄 알았다. 증명이라고 해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론서 같은 책인 줄로만 짐작했다. 3년 전 후배가 비추천한 그때만 해도, 난 최진영 작가님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던 때였다. 이후 위픽시리즈 <오로라>를 시작으로 최진영 작가님을 알았고 <원도>이 후 책을 찾아 읽었고, 북토크를 찾았으며, 울었고, 이제서야 올해 3월이 되어서야 이 책을 읽었다. 그 후배는 나를 알지 못했던 게 당연했다. <구의 증명>은 사람을 먹는, 기이하고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고, 다른 최진영 작가의 작품처럼 죽음을 말하면서 살아달라는 당부였다.

🎈 아까 호불호 3 대장을 얘기하는데, <구의 증명>은 다른 3 대장에도 들어간다. <홍학의 자리>도 추리소설이며 우기면 동시에 연애소설 일수 있으나, 일단 빼본다. 바로 정병 연애소설 3 대장. 나머지 한 권은 책 읽는 사람 사이에서 바뀌기도 하지만, 정병 연애소설 3대장은 <구의 증명>, <급류>, <절창>. 아니, 왜 이게 정병이냐고. 사랑이지. 완전 극호! 그러나 현실에서는 안정형 사랑을 좋아한다는 모순. 현실은... 사랑 말고도 삶을 힘들게 하는 게 많으니, 굳이 사랑으로 업다운이 되고 싶진 않다. 겉으로는 안 그런 척했으나 (사실 티는 많이 났을지도)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하고 예민하고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20대와 30대를 보냈다. 현실의 경제적 문제와 사회에서 겪는 일에 더 그랬을지도. 이렇게 안정형 인간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족 하나. 안정형이 되는 데 도움을 준 건, 두 가지인데 둘 다 추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극호. 왜 정병인지 알면서도 왜 정병인지 모르겠어. 이건 사랑이고 남아서 삶을 계속 살겠다는 의지인 걸.

🎈 쓸데없는 에피소드, 오직 내 기준.
구의 증명을 읽으며 힘들긴 했다. 극호라는 게 불만이 없고 불편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읽으며 너무도 힘들었고, 채무를 갚으라고 재촉하는 전화, 방문, 비난이 기억났다. 언제 또 내가 계획하지 않던 빚이 생길 지 모른다는 그 압박감. 지금 시대라면 난리 날 성희롱과 괴롭힘을 무조건 견디며, 월급을 기다리던 날들. 거의 잠도 못 자고 안 죽는다며 120%를 매사 갈아 넣었던 날들을, 자꾸 선명하게 기억하게 했다. 정병 같은 날들. 사랑도. 우정도. 그럼에도 좋았던 것이다. 극호는 그렇게 나온다.
홍학의 자리 (아쉬움이 많다. 잘 쓴 소설이라.)
구의 증명, 급류, 절창 극호!
구의 증명, 입양해서 다시 읽어보리라.


@four_nyang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