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술만 했는데. 막막했다.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생각했다. 하필 나는 이토록 비싼 미술을 사랑해서, 때문에 우리 집 평수는 조금씩 작아졌다. 나 때문인줄 알면서도 모른 척 그림을 배웠고 모른 척 꿈을 꿨다. - P12

"이래도 내 작품이 다 허무맹랑하게 보여?"
그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치졸하게도 미아의 인생을 빼앗고 싶다는 것이었다. 젠장. 저게 내 경험이었으면 나는 천재로 벌써 세상에 이름을 널리널리 알렸을 텐데. - P46

나는 미아의 불행조차 빼앗고 싶었다. 저 모든 행동이 미아의 삶과 불행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그것을 빼앗아서라도 뛰어난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그 정도로 이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미아가 될 수 없었다. 나는 나를 망치는 데 한계가 있었다. - P47

미아. 나에게 베를린이란 미아 네가 전부야. - P105

내가 여기 베를린에서 마음 붙일 곳이 없어 괴로운 사람이라면, 난민은 마음을 붙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금 이곳에 마음을 붙였을까. 아니면 마음이란 평생 붙일 수 없는 것일까.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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