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P7

고마코가 아들의 약혼자, 요코가 아들의 새 애인, 그러나 아들이 얼마 못 가 죽는다면, 시마무라의 머리에는 또다시 헛수고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고마코가 약혼자로서의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도, 몸을 팔아서까지 요양시킨 것도 모두 헛수고가 아니고 무엇이랴.
- P55

그러나 고마코가 역시 요코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않는 것은 어째서일까?
또 요코만 하더라도, 기차 안에서까지 마치 어린 어머니처럼 그토록 정성껏 돌보면서 데려온 남자와 관계가 있는 고마코한테 아침에 갈아입을 옷을 가져온다는 건 도대체 무슨 심사일까?
- P61

힘들다는 건 여행자에게 깊이 빠져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때문일까? 아니면 이럴 때 꾹 참고 견뎌야 하는 안타까움 때문일까? 여자의 마음이 여기까지 깊어졌나 보다 하고 시마무라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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