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적 영역이 필요했던 이유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요소가 가게, 즉 장사를 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가게들이 하나하나 모여 집합을 이뤄 공동체의 영역을 구성하고 있었다. 한 가게만이 번영을 누린다고 해서 그 행복은 지속되지 않는다. 근처 가게도 함께 번영을 누려야, 마을 전체에 활기가 돌아야 비로소 외부로부터 손님들이 기대를 안고 찾아온다. 따라서 가게의 주인은 단순히 자기 가게뿐 아니라 마을 전체를 항상 신경쓰고 배려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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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내부에 틀어박혀 주변에 사는 사람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내부의 행복(프라이버시)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웃에 누가 살건 그들과 함께 산다. 함께 산다는 것은 주변에 사는 사람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주거 형식을 의미한다. 나는 이런 주거 형식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것이야말로 주택을 만드는 방법(설계)의 문제다. 그렇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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