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기엔 별거 아니겠지만 내겐 그랬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말입니다. 엘리너 파전 - P5
많이변한 걸까. 요즘 나는 하룻밤을 자고 났더니 할머니가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이해할 것 같다. - P7
처음 보는 사람의 눈길에서 사심 없이 우호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왠지 그 다정한 눈빛이 잊히지 않았다. - P9
그래요, 당신이 갖고 있어요. 당신 소쿠리에만 소복이 내려 담기던 함박눈. 다른 사람한테 나눠주지 말고 혼자서 다 가지는 하얀 눈 소쿠리. 예뻤겠지만 막상 내가 건네받아도 어떻게 간직해야 할지 알 수 없었을 테니까. - P24
아니, 수안뿐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얻는 행복의 평균이 있다면 나도 그 정도이길 바랐다. 혼자서 더 행복한 건 어쩐지 불안하고, 남의 행복에서 덜어온 듯해 편치않을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세상의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의 양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고 느꼈던 날들이 있었다. 누구 하나가 많이 행복하면 다른 하나가 그만큼 불행할지도 모른다고. 타인의 행복이 커진다고 해서 내 행복이 줄어들진 않는다는 진실을 깨닫기까지는 세월이 많이 걸렸다. - P51
그리고 수안이의 아편은, 그 아이는 그게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두려웠습니다.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함께할 수 있을지, 내가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가 올것 같았습니다. 그때가 되면 수안이는 나를 놓지 않아도 내가 그아이를 놓을 것 같았습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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