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만이 아니었다. 인쇄 골목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모른다고만 했다. 아빠가 독립군도 아닌데 모두 한통속으로 숨겨줬다.
- P203

형님이 집으로 돌아가면 일이 복잡해지잖니. 형수님이 대신해 처리한 일들이 다시 형님에게로 돌아오고, 형님은 다시 형수님을 찾고, 형수님은 너를 찾고, 모든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다. 세 사람이 돌아가며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지.
- P203

달아난 아빠가 돌리고 있는 다른 세계. 프로는 아름답고모두 부자가 된다는 말이 통하는 세계. 인쇄공 한 명이 돌리는 세계가 도무지 그려지지 않았다. - P204

저주받은 남자가 되어 스스로 벌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었던 끔찍한 일. 그 기억이 관장을 주술의 세계에 평생 가둬놓았는지도 몰랐다. 카마우는 그에게 지독한 주술을걸어놓은 셈이었다.
- P207

서로의 좌표를 안다는 것은, 뭐랄까. 우주를 향해 열려 있는 내 방의 와이파이 신호 같다고 할까. 부질없게 들리지만아예 가망 없는 것도 아니다. 살다보면 만나고 싶을 때도 있을 테고, 그때 기적처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나.
서로의 세계로 탈출하고 싶을 때 우연히 여행 경로가 겹칠지. 
- P212

그깟 알파벳이 뭐라고. 사랑하는데, 엘지.
- P217

수장고 안에서 내가 만난 건 카사바 인형으로 돌아온 아빠였다. 아빠가 입술을 움직였지만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 P224

마지막으로,
도망치지도 잡히지도 않고이 세계에서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다들 평안하시길.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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