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산에서 얻은 가르침이 있다면, 그건 땅은 지속된다는것, 필요한 때가 되면 인간의 어리석음을 없애고, 가능할 때 제 모습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었다. - P279
그동안 나는 지난날의 선택을 끊임없이 돌아보며 의심했다. 그러나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만 그다음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가 없고 초대장이 없더라도 눈앞에 펼쳐진 공간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 P281
나는 기적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토양이 충분히 강인하기만을 바랐다. 뿌리째 뽑힌 내 나무들이 새로운 곳에서 온갖 역경을 견디고 살아남는다면, 빌어먹을 온갖 불행이 닥치더라도 나 역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P284
나는 하루하루 내가 선택한 삶을 만들어나가고 있었고 그건 좋은 삶이었다. 내게 없는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동시에 내 앞에 놓인 것들에 감사했다. - P309
이후 몇 년간 있었던 세세한 일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모든 삶이 그러하듯 어려움은 생기고 사라지길 반복했다. - P311
파오니아와 노스포크밸리는 특유의 편안한 리듬으로 나를 품어주면서 내 슬픔을 가라앉혀 주었다. - P312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에요. 우트족을 봐요." 젤다의 말에 깜짝 놀랐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우트족을 경멸하거나 무시했고, 아예 안중에 두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젤다는 말을 이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앉아 있는 것도 사실 원주민들을 다 쫓아내고 우리 땅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가능한 일 아니겠어요? 아무리모른 척, 아닌 척 한다고 해도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 P316
나는 다시 월 생각에 빠져드는 중이었다. 윌은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온사람이었을까, 앨버커키에 있다는 그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학교에서 도망쳐 나오고도 어째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걸까. - P317
아무리 느리더라도, 아무리 험난하더라도, 아무리 적은 양이더라도 강물은 어떻게든 물길을 찾아내 꾸준히 흐를 것이다. 그러면, 노스포크강을 따라 새로운 삶을 꾸린 나는 그 반대편에서 흐르는 강물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P322
이제 내가 아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하나밖에 없었다. 천 마디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때에도 할 수 있는 유일한, 그러나 쓸모없는 한마디. "미안해."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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