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 하나라면 아무리 요동치더라도 우주에 오직 당신뿐이라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비로소 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외로웠을까요? 완전한 존재로서, 혼자로서. - P73
E=mc‘이란 수식은 아름답고 무섭다. 마치 우주처럼. 문제풀이의 시작이면서 끝이란 느낌을 준다. 나는 방금 ‘느낌‘이란단 어를 썼다. 과학에 쓰면 안 되는 단어다. 물리학을 모른다는 뜻이다. 앞의 방정식을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조차 모른다. 그럼에도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건 빗속에서 뛰어놀던 친구들을 보면서 느꼈던 아름다움과 비슷하다. - P78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를 다루는 이론이 다르다는 것. 나는 그 사실이 좋다. 한 가지 이론으로 모든 세계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 그사실에 안도한다. 측정이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는 이론은 나의 정서를 설명해준다. - P79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그러니까 그건 귀순이에게 건넨 내 인생 최초의 직접적이고도 포악한 사랑 고백이었다. - P99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장 늦게 드러나 제일 오래 흐를 것이다. 살면서 사랑을 부지런히 모았다. 지금 내겐 사랑이 있다. 이제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이젠 내가 엄마를 사랑할 수 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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