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되는 물막국수는 그 모습부터 정말 단아하다.깊은 스테인리스 그릇 바닥에 올려진 면 타래가 마치 가지런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깨달음을 찾아 참선하는 노승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외부의 어떤 자극과 유혹이 있어도 옷매무새 하나 흩뜨리지 않고 부동자세로 진리를 갈구하는 모습, 그 자체이다. 그래서 맛도 지극히 단아하고 고혹적이다. 잔잔한 메밀 향과 맑은 육수가 만나 속세를 벗어난 다른 세상의 맛을 만들어 냈다. - 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