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그런지 알겠는데, 내가 독일에서 아랍계독일인으로 사는 동안 익숙해진 게 하나 있거든. 모든 문제의 원인을 하나로 몰아붙이면 편하다는 거."
- P63

한국은 소용돌이 같은 곳이었다.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버텨도, 살아남으려면 결국에는 함께 휩쓸려야 했다.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고, 모르는 척하면서, 그들은 거기서 간신히 벗어났다.
- P68

이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독일 민담집에 나오는 한스들도 행복한 결말을 위해 약삭빠르게 눈치를 보거나 가여운 척 동정을 구하고 시치미를 떼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한수라고 해서 못할 건 없었다.
- P73

폭력은 감염병과 비슷했다. 기민하게 먹잇감을 찾아내서 목덜미를 물고 휘두르다가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내팽개쳤다. 
- P81

폭력이약탈한 건  뼛가루나 살가죽 몇 점이 아니었다. 전부였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폭력을 먼저 용서하라고 종용했다. 용서를 바라지 않는자들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 P82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공평을 찾는 건 순전히 화풀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함께할 편을 만들고, 탓해도별 탈 없을 만한 대상에게 비난을 쏟아 부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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