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그는 위험한 미치광이를 시중드는 사람이느꼈음 직한 감정, 즉 미치광이를 두려워하는 동시에 그와 함께 있는 동안 자신의 정신마저 걱정해야 하는 그런 느낌을 계속 맛보았다. 브론스키는 경멸을 받지 않으려면 엄격하고 공적인 경의를 단 한순간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늘 느끼고 있었다.
- P254

그러나 브론스키가 이 왕자를 유난히 불쾌하게 느낀 주된 이유는 왕자에게서 무심결에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가 이 거울에서 본 것은 그의 자존심을 치켜세워 줄 만한 것이 못 되었다. 
- P254

그는 자신이 꺾어 시들어 버린 꽃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자신으로 하여금그 꽃을 꺾어 망치게 만들도록 유혹한 그 아름다움을 애써 찾아보려는 남자처럼 그렇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 P263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가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을 작정으로 집을 나온 후부터, 그리고 변호사를 만나 적어도 한 사람에게 자신의 의도를 입 밖으로 말한 후부터, 특히 이 삶의 문제를 서류상의 문제로 전환시킨 후부터, 그는 점차 자신의 의도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그 실행 가능성을 분명히 보게 되었다.
- P301

여느 사람과 달리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는 대단히 추상적이고 진지한 논쟁의 종결을 위해 아테네의 소금을 뿌려  상대방의 기분을 바꿀 줄 아는 사람이었다. 
- P313

 "파멸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구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녀의 천성이 너무나 부패하고 타락하여 파멸 자체를 구원으로 여기고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할 수있겠습니까?"
- P336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있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을 실망시켜서 죄송합니다.
저마다 나름의 충분한 슬픔이 있는 법이죠!" 그리고 자제심을 되찾은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침착하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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