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 내 의문은 이런 것이오. 어떤 물건이 더 이상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가? 그것이 여전히 똑같은 물건인가, 아니면 뭔가 다른 것이 되었는가? 우산에서 방수천을 찢어 낸다면 그 우산을 여전히 우산이라 할 수 있을까? 그 우산살을 펼쳐서 머리 위에 쓰고 빗속으로 걸어 나간다면 흠뻑 젖을 터인데도? 그래도 이 물건을 우산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체로 사람들은 그걸 우산이라고 부르지요. 기껏해야 그 우산이 망가졌다고나 할 테고. 내가 보기엔 이것이 아주 심각한 오류, 우리가 안고 있는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그 우산은 이제 우산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 P121

「아니, 선생님 탓이 아니에요. 누구도 어떤 사람을 24시간내내 지켜볼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간다면 모를까.」
「바로 그게 문제였습니다. 저는 제가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간 줄 알았거든요.」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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