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겪지 않게 해드릴 수도 있었어요.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선생님 눈으로 직접 보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서요.」「이해합니다.」 퀸이 대답했다.
「아뇨, 저는 이해하신다고 생각 안 해요.」 그녀가 신랄한 어조로 되받았다.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 P43

 눈앞에 있는 사람을 인간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서도 그 사람에 대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니까. 
- P70

낙원에서 아담이 맡은 일 가운데 하나는 언어를 만드는, 즉 하나하나의 생물과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었다. 그 순진무구한 상태에서 그의 혀는 곧장 세상의 핵심으로 향했다. 그가 하는 말은 눈에 띄는 사물에 부가된 것이었을 뿐 아니라, 그 본질을 드러내고 실제로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했다. 사물과 그 이름은 서로 교환될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타락 이후에는 더 이상 그렇지가않아서 이름이 사물로부터 분리되고 말았다. 언어는 임의적인 기호의 집합체로 바뀌었고 언어는 신으로부터 단절되었다. 그러므로 낙원의 이야기는 인간의 타락에 관한 기록일뿐 아니라 언어의 타락에 관한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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