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시골집에서 며칠을 머물던 어느 겨울날,
들판 건너편의 오래 비어 있는 폐가를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 마을의 풍경이 어떻게든 지금의 나를 이루었겠구나, 하고. 
- P230

그러니 사라져가는 것, 망가지고 부서진 것, 이제는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어떤 것들을 가만히 응시하는 일에 대해 이유를 묻는다면, 아직 그것들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밖에없다. 
- P232

그런 생각 끝에는 늘, 가고 싶은 데는 되도록 가보며 살자는결론에 이르게 된다. 어디에 가고 싶은지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것도, 나를 마침내 그곳에 데려갈 사람도 결국은 나밖에 없다. 우리는 후회를 늘리려고 사는 것이 아니니까. 
(중간생략)
가보고 싶은 곳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한, 아직 오지 않은 무수한 오늘들은 살아볼 만한 날들이 되기 때문이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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