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그렇게 될 줄 미리 알고는 있었소만, 로디온 로마니치, 당신은 방금 나를 놀라게 했소. 당신이 내게 타락과 미학에 대해 논하다니! 당신은 실러요, 당신은 이상주의자예요! 물론 그 모든 게 마땅히 그래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놀랍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현실에선 이상하게 여겨지는구려...... 
- P313

긴 이야기지요. 아브도티야 로마노브나. 당신에게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소만, 여기엔 일종의 이론 같은 게 존재하는데, 그에 따르면 가령 주목적이 훌륭하다면 한 가지 악행 정도는 허용될 수 있다는 것과 똑같은 이치요. 한 가지 악행과 백 가지 선행! 
- P343

다시 말해, 아주 많은 천재적인 사람들이 개개의 악에 아랑곳하지도,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걸 넘어섰다는 사실이 오빠를 특히 매료시킨 거요. 오빠는 자기도 천재적인 사람이라 상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한때 그렇게 확신했던 거지요. 하지만 자기가 이론은 만들어낼 줄 알지만, 아무 생각 없이 선을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에, 따라서 천재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몹시 괴로워했고,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소. 뭐, 자부심을 가진 청년에겐 정말 굴욕적일 수 있지요, 우리 시대에는 특히나......
- P344

"이런 미국에 가려는 사람이 비를 두려워하다니요, 허허! 잘 있어요.
소피야 세묘노브나, 정다운 사람! 오래오래 사시오.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거요. 참...... 라주미힌 씨에게 내가 안부 전하더라고 말해주시오. 아르카디 이바노비치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인사드린다, 이렇게 말이오. 꼭입니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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