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이러하니 국가주의 세계관에만 머무른 시각으로는 여러 세계관을 동시에 가진 복수의 정체성을 가진 핵개인들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지‘와 같은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어느새 사라지는 상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봐야 합니다. 
- P46

국경의 문화적 윤곽이 희미해질수록 더 디테일한 ‘구별짓기‘ 체계가 생겨난 셈입니다. 유니버스는 다층화되고 세계관은 넓어지는데 물리적 공간의 구별 짓기는 더욱 세세하게 심화되고 있으니, 인간의 모순성이 새삼 피부로 느껴집니다.
이렇게 도시 안에서도 집값 높고 분위기 좋은 핫 플레이스 단위로 자신의 공간을 세밀화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소속감과 준거 집단에 대한 열망일 것입니다.
- P51

이렇게 은연중에 계층화에 익숙해지고 특권 의식까지 갖게된다면 세상 구석구석을 채운 다른 가치들을 발견할 기회를 놓치게 되지 않을까요? ‘나는 노력했으니까 드러낼 수 있다‘
라는 인식이 바로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의 함정입니다. 능력주의, 다시 말해 나는 스스로 노력해서 획득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 P57

우리는 수직적 능력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수평적 사고의 다양성을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만큼 경제가 지속적인 팽창을 담보하지 않는 저성장 사회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생태계 관점의 지속성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P58

그렇다면 다양성보다 선행해야 할 것이 형평성입니다.
형평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안전함을 느껴야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또 다음이야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형평성이 먼저, 포용성이 그다음, 마지막이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은 형평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맺은 열매입니다.
- P61

사회 참여에 대한 냉담함과 의사결정에서 젊은 층의 참여 포기 등이 나타나는 이유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본인의 의사 표현이 전체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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